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

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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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리스 혹은 성적 문제를 안고 있는 주부들이 모였다. 부부간의 성적 문제는 단순히 물리적인 것을 넘어 심리적, 환경적인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솔루션이 쉽지 않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어떤 고민이든 명쾌하게 풀어주는 성 전문가이자 상담가 배정원 소장이 있으니까. ‘명쾌한 해답’ 그 세 번째 이야기로 주부 2인의 사연을 들어보았다.

최OO 주부
나이 43세
직업 전업주부
자녀 딸(중2)
남편 건축사업가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남편과의 관계, 귀찮고 재미없어요”
주부 저희 부부는 대학교 캠퍼스 커플로 만나서 결혼했어요. 남편은 직업 때문에 지방 출장이 많아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고요. 주말에는 꼭 섹스를 해요. 그런데 전혀 즐겁지 않아요. 남편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그저 ‘피곤하니까 섹스하고 푹 잔다’라는 수면제 개념으로 섹스를 하는 듯해요.

배정원 그래도 섹스리스는 아니시네요?

주부 섹스리스와 다를 바가 없어요. 저는 관계에서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고, 오르가슴이라는 게 뭔지도 몰라요. 늘 의무방어전으로 치르고 있는 실정이죠.

배정원 남편이 하자고 하면 그냥 응하는 편이신가 봐요?

주부 웃기는 게요, “섹스하자”라는 말을 늘 제가 먼저 한다는 거예요. 남편은 표현에 서툴러요. 연애할 때도 ‘예쁘다’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고, 손 한 번 잡혀본 적이 없어요. 근데 그냥 자려고 하면 남편은 뭔가 기분이 안 좋은 거예요. 그렇다고 먼저 하자고 말하지도 않고요. 찜찜해진 제가 “안 해?” 하면 “해도 돼?” 하고 물어요. 그럼 하는 거예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무색하게 남편은 제게 매달리지도 않고 왜 그런 걸까요?

배정원 남편께서 표현도 서툴고 섹스를 잘 모르시는 것 같네요.

주부 남편이 피곤할 때는 저보고 여성 상위로 해보라고 할 때도 있어요. 저는 전혀 즐겁지 않고 힘들기만 해요. 하면서도 그저 ‘언제 끝나나’만 생각하고요. ‘백 번 정도 움직이면 끝나려나? 한 번, 두 번, 세 번…’ 하고 속으로 세고 있어요(웃음). 얼추 됐겠다 싶으면 남편에게 “끝났어?” 물어보고 “응” 하면 “그렇구나” 하면서 내려와요. 이게 다예요.

배정원 얘기를 듣다 보니 남편도 이런 섹스가 재미없을 수도 있겠어요. 남자는 발기가 됐다고 섹스를 할 준비가 된 건 아니에요. 남자 역시 애무가 필요하고 흥분될수록 정액의 양이 많아져요. 양이 많을수록 극도의 오르가슴을 느끼고요. 여자가 “정말 좋아”라든지 “살려줘”라는 식의 반응을 할수록 남자의 흥분은 배가되는 거죠. 그렇게 해본 적 없으시죠?

주부 네. 저는 신음 소리 한 번 내본 적이 없어요. 인상을 쓰지 않으면 다행이랄까요.

배정원 남편에게 애무를 좀 해달라고 해보세요.

주부 가슴이나 음핵을 만지려고 하는데요. 좋은 줄도 모르겠고 귀찮아서 “그냥 들어와”라고 해버려요.

배정원 주부님도 섹스의 즐거움을 모르니까 귀찮은 거예요. 자위를 해본 적은 있어요?

주부 아니요.

배정원 면박을 주지 말고 남편이 하는 대로 둬보세요. 몸을 남편에게 맡겨버리는 거예요. 마치 남편의 장난감이 된 것처럼. 일단 주부님은 성감 개발이 필요해요.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주부 저는 제 몸에 누군가가 닿는 걸 극도로 싫어해요. 그래서 마사지나 대중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것도 남에게 맡겨본 적이 없어요. 그런 상황이 오면 긴장을 해서 머리가 아프곤 하거든요.

배정원 평소 긴장도가 높으신 것 같네요.

주부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늘 피곤해요. 남편과 아이에게 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요. 가족 앞에서 방귀 한 번을 시원하게 껴본 적이 없거든요. 남편이 지방 출장을 가면 마음 한쪽이 좀 편해지기도 해요.

배정원 그러니까 섹스할 때도 긴장하고 계신 거군요. 부부가 서로 자유롭게 놀지 못하니까 섹스도 일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일단 최소한 1주일에 한 번씩은 하고 있으니 섹스에 대한 질만 높여주면 아무 문제가 없는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주부님은 스스로 만든 틀에 자신을 가둬놓고 계세요. 그 틀이 버겁다면 그게 과연 나를 위한 것인지, 스스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이 뭔지 생각해보세요.

최OO 주부를 위한 배정원의 팁
1 섹스할 때 남편의 어떤 행동도 방해하지 마세요. “거기 하지 마”, “빨리 해”란 말은 접어두고 자유롭게 내 몸을 탐색해보도록 두세요. 긴장이 풀어질까 걱정하지 말고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겨보세요. 남편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2 성욕이 없다고 고민하시는데 성욕은 발현의 문제지 타고나는 게 아니에요. 개발하고 훈련하면 누구나 왕성해질 수 있는 거예요. 긍정적이고 편안한 생각이 문제 해결의 기본입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성감 개발을 꼭 해보세요.
3 “안 해? 하려면 빨리 해” 같은 말로 남편에게 죄의식을 주지 마세요. ‘나는 하나도 즐겁지 않은데 오직 당신만을 위해서 해주는 거야’라는 뉘앙스의 말은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드는 ‘소극적인 공격’이에요.
4 쓸데없는 틀은 깨버리세요. ‘좋아하지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루에 한 가지씩 찾아서 해보세요. 예를 들어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때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마시세요. 또 영화가 보고 싶을 때는 아이 오는 시간 걱정하지 말고 보러 나가세요.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와도 좋고요. 중학교 2학년이면 혼자서 충분히 밥 챙겨 먹을 수 있어요. 그렇게 가끔씩 생활의 긴장감을 풀어주세요.

김OO 주부
나이 40세
직업 전업주부
자녀 아들 2명(8세, 4세)
남편 자영업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저희는 이제 곧 섹스리스가 될 것 같아요”
주부
남편은 신혼 때도 1주일에 한 번밖에 안 했어요.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다들 그 정도 하나?’ 했죠. 늘 제가 먼저 하자고 해서 한 달에 한 번씩은 했는데 최근에는 언제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3, 4개월은 된 듯해요.

배정원 남편이 하고 싶어 하지 않나요? 아침에 발기는 되는 것 같아요?

주부 발기까지는 모르겠어요. 단지 자영업을 하다 보니 올해 경기가 안 좋아서 많이 예민하긴 해요. 남편은 유난히 돈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만족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에요. 게다가 어찌나 꼼꼼한 지 섹스를 할 때는 창문이 열려 있으면 큰일나요. 관계를 맺기 전에는 늘 창문 단속부터 해요.

배정원 아이들은 부부와 따로 자나요?

주부 막내는 아직 데리고 자요.

배정원 아이들은 6세가 되기 전에 잠자리 독립을 시켜야 해요. 그때쯤 죽음이나 귀신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해요. 어서 부부 방에서 내보내세요. 이층 침대를 사주고 형과 함께 쓰게 하면 어떨까요? 침대에 베일 같은 걸 내려주면 자기만의 공간이란 느낌도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할 거예요. 남편께서 매우 반듯한 분이신 거 같은데 애와 함께 자면 절대 섹스를 안 하시죠?

주부 그렇지 않아도 첫째가 돌쯤 됐을 때 섹스를 하다가 들킨 적이 있어요.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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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 그럼 남편에게 트라우마가 좀 있겠네요. 남편이 늘 피곤해하시니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주는 건 어떨까요? 서로 접촉하다 보면 아마 발기가 될 거예요. 그럼 슬쩍슬쩍 터치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주부 그러기엔 저도 남편에게 쌓인 게 많아요.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제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마치 나를 신뢰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거 같아요. 섹스가 끊긴 시점부터 말이죠. 저는 늘 최선을 다해요. 오늘 아침에도 요즘 남편이 기운이 없어 보이기에 아침을 좀 거하게 차렸는데, 수고했다고 등 한 번 토닥여주지 않더라고요.

배정원 주부님이 먼저 뽀뽀해달라거나 안아달라고 요구하시면 어때요? 노력 없이는 부부가 멀어지게 마련이에요. 일부러라도 스킨십을 하려고 해보세요. 애들을 안아줄 때 ‘나도 안아줘’ 하면서 그냥 안기세요.

주부 남자가 스킨십을 싫어할 수도 있나요? 남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배정원 스킨십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불편해 하기 마련이에요.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 집안 분위기와 관계가 깊어요. 그러니 배운 사람이 솔선수범하는 수밖에요. 제 지인 중에 비슷한 분이 계셨어요. 아내가 5년 동안 노력한 결과, 남편은 다정하고 자상한 사람이 됐죠. 아내는 운전을 할 때도 항상 손을 잡는 등 꾸준히 남편을 보듬었어요.

주부 5년이라니, 참 힘든 거 같아요. 상대방은 저에게 해주는 것이 없는데 일방적으로 노력해야 하나요?

배정원 결혼은 서로 잘 지내려고 한 거지, 이기려고 한 건 아니잖아요. 남편은 밖에서도 경쟁에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집 안에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면 얼마나 갑갑하고 불행할까요? 스킨십을 모르는 남편을 측은하게 여기고 가르쳐보세요.

김OO 주부를 위한 배정원의 팁
1
아이가 컸다면 반드시 독립시키고 아빠와 엄마의 방은 함부로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세요. 가족 간에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다는 것을 교육해야 해요.

2 때로는 남편의 피로를 풀어주세요. 침대에 커다란 수건을 펴놓고 발끝부터 시작해 중심 방향으로 아로마 오일을 이용해 마사지를 해주세요. 마사지를 받다 잠들면 그대로 두세요. 스킨십이 꼭 섹스로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은 남편에게 강박관념이 될 수 있어요. 긴장을 푸는 것, 섹스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3 부부 사이에 반드시 보상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세요. ‘남편을 만지는 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 그것이 보상이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요? 남편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잖아요.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주부 섹스리스 고민, 그 명쾌한 해답 NO.3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섹슈얼리티 코치’로 불리는 성 전문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에서 성교육 및 성상담을 시작했으며, 2004년에는 군인 성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국방부 장관 감사장을 받았다.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제주도 ‘건강과 성 박물관’ 초대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성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세종대학교에서 ‘성과 문화’, ‘연애와 결혼 관계론’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쾌한 남자, 상쾌한 여자」,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가 있다.

*섹스리스로 고민하는 분들을 모시고 배정원 소장님의 개별 상담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솔루션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메일(ladykh@khan.kr)로 이름과 주소, 연락처, 사연을 보내주시고 제목에 [섹스리스 고민]이라고 적어주세요. 신원은 철저히 보호해드립니다.

■정리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배정원(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02-6203-0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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