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

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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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섹스리스에 관한 문제와 해결을 제시해줬던 배정원 소장의 ‘2013 Love Again’이 12월호로 막을 내립니다. 이번 호에는 그동안의 ‘섹스리스 타개법’을 한 방에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행여 놓쳤던 독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1년 연재분 중 진액만 쏙쏙 뽑아 담았습니다. 이제 들어가볼까요?

섹스, 어찌 됐든 포기해선 안 된다
“결혼생활 하는 데 섹스가 전부인가요? 배우자는 섹스 파트너이기 전에 육아를 함께하고 전반적인 인생을 같이하는 동반자예요. 섹스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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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에는 섹스 이외에도 서로에 대한 신뢰, 책임감, 경제적 기여, 정서적 교류 등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요소와 더불어 일정한 규칙성을 가진 부부만의 행위, 섹스 역시 중요한 요소다. 이것은 매번 불타오를 순 없지만 부부의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접착제다. 섹스를 자주 하는 부부, 즉 성적으로 열린 마음의 부부는 위기에 빠진들 그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섹스를 한다고 해서 부부가 위기에 빠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지 않는 부부보다는 위기를 잘 극복해나간다. 섹스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부부들에게 “섹스를 하면 더 나은 관계로 살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냐?”라고 반문하고 싶다. 부부란 일생을 한 팀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끝까지 내 인생에서 함께하는 존재며 언제나 든든한 보호막이 돼주는 사이인데 악수만 하는 관계, 좀 쓸쓸하지 않나? 부부 사이에 언제든 ‘너와 나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데 결코 가벼운 요소가 아니다.

섹스, 건강에도 좋다
1
자존감 충족. 상대방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은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심리적 위안을 준다.
2 섹스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감소시킨다. 생리 전날 오르가슴을 느끼면 생리통이 거의 없다. 요통과 두통에도 좋다.
3 신진대사와 호르몬 분비가 원활해 피부가 고와지고 머리카락에 윤기가 흐른다.
4 섹스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뼈의 밀도를 높여준다.
5 섹스는 여성의 질 내 분비물을 배출시키고 정화 작용을 한다. 남성의 경우도 사정을 통해 전립선의 기능을 보호·유지한다.
6 마지막으로 용불용설.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사용해야 기능이 유지된다.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결국 퇴화되고 만다.

늘 도사리고 있다! 섹스리스의 위험 요소
1 성기 자체의 문제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은 정맥 기능 이상이 이유가 아니라면 긴장,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 어느 쪽인지 확인할 방법은 자위시와 성관계시 발기 상태를 비교해보는 것. 자위시 발기 상태가 더 낫다면 정맥 기능보다는 심리적 원인이다. 신체적이든 심리적이든 원인을 찾아 교정해주면 완치가 가능하다.

여성의 경우, 오르가슴 각성장애와 성교통이다. 오르가슴 각성장애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성감 개발과 자위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보다 좀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이 성교통이다. 삽입 섹스를 할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면 남편의 섹스 방법을 바꿔야 한다(가장 많은 원인은 애무 부족). 질 입구가 심하게 수축돼 아예 삽입 조차도 못하는 질경련은 전문의의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

2 스트레스 성학에서는 ‘성기는 치골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트에 달렸다’란 말을 하곤 한다. 섹스는 결국 마음의 활동이라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마음의 활동은 줄어들고 우울해진다. 우울해지고 마음의 힘이 빠지면 섹스는 안중에도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섹스와는 별도로 부부 사이는 상대에게 화가 났거나, 문제가 있다면 솔직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바람직한 부부는 ‘아주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관계’다. 일상적인 대화가 친밀감을 높이고 친밀감이 높을수록 부부간의 섹스는 솔직해지고 만족스러워진다.

3 권태기 열정적 사랑에 빠져 결혼한 경우에도 3년이 지나면 제1 권태기를 겪게 된다. 이때쯤 되면 상대의 습관이나 성격, 취향뿐 아니라 육체적인 감각이나 느낌에도 익숙하게 돼 예전처럼 신선한 자극을 받지 못한다. 섹스가 좀 시들해졌다면 애무와 터치로 각자의 성감대 지도를 그리거나 여러 가지 성적인 이벤트를 마련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재밌거나 황홀하지 않으면 점점 시들해지는 것이 섹스의 속성이다. 여러 가지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고 체위도 바꿔보라. 부부간에 합의만 된다면 어떤 행위나 체위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4 육아 ‘아이를 낳은 맞벌이 부부의 70%는 섹스리스’라는 통계가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육아는 많은 체력을 요한다. 게다가 첫아이 때는 부모들이 양육에 서툴다. 남편이 육아에 참여해 아내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것도 섹스리스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다. 아내의 몸과 마음이 편해지면 저절로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아내 역시 남편의 육아 방식이 서툴고 맘에 들지 않더라도 전적으로 맡기는 대범함도 필요하다. 아이와 가급적 한 방을 쓰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남자들도 모르는, 내 남자 흥분시키는 법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남편에게 받을 생각만 하지 말고 아내도 그를 애무하라. 남성도 성감대가 있고 만지면 만질수록 예민해진다. 섹스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개발 정도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점점 심화되기 때문이다.

1 성감 터치하기 몸 어떤 곳이든 만지면 좋겠지만 단, 강약 조절을 잘해야 한다. 너무 스치듯 가벼우면 간지러워할 것이고 너무 누르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적절한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 아내가 만지면서 남편에게 어느 정도의 감각이 좋은지 수시로 물어보고 정도를 익힌다. 때로는 입술을 사용해도 좋다. ‘피부는 제2의 뇌’라고 한다. 건성이 아닌 정성이 담긴 터치는 상대방에게 그대로 사랑으로 전해질 것이다. “어때? 좋았어?”라는 말은 남자만 하는 질문이 아니다.

2 시각적 성감 깨우기 남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섹시한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한다. 이를 충분히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때로는 촉촉이 젖은 머리카락, 은은한 침실의 조도, 전라보다는 하늘하늘한 속옷 등 자고로 보일 듯 말 듯한 노출이 더 자극적인 법이다. 혹시 집에서 편하다는 이유로 이 방 저 방 속옷 차림으로 다니는 건 아닌지. 익숙한 풍경이 돼버리면 정작 자극이 필요할 때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미 볼장 다 본 사이.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라는 남편의 시답잖은 농담은 이런 이유로 생겨버린 것이 아닐까.

3 내 남자의 취향 파악하기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서 ‘내 남편 전문가’가 돼야 한다. 속옷 구입도 이왕이면 남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남편은 호피무늬를 좋아하는 데 화이트, 핑크처럼 소녀 취향의 속옷을 고집한다면 유치해 보여 자극과는 멀어질 수 있다. 또 남자라고 모두 T팬티 같은 야한 속옷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보편타당한 취향이란 없다. 상대가 좋아하는 방식에 맞춰 자극을 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4 가끔은 성적 판타지 인정하기 남자는 영원한 소년이다. 성적 판타지는 사춘기 소년만 갖는 게 아니다. 당신의 남편도 매일 밤 꿈꿀 것이다. 범죄 수준만 아니라면 남편의 판타지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도 좋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늘 이벤트를 요구하지만 자신이 남편을 위해 해줄 생각은 잘 못한다. 한번쯤은 아내가 주도권을 잡을 필요가 있다. 아내도 남편을 납치해 외딴 곳으로 데려가 침대에 묶어놓고 쥐락펴락할 수 있는 호연지기, 때론 필요하다.

5 영 모르겠다 싶으면 노골적인 그곳이라도!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성감 터치가 어렵다면 절대적인 남자의 성감을 공략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음경, 엉덩이, 항문과 음낭 사이다. 특히 항문과 음낭 사이는 전립선이 지나고 있어 자극을 받으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어떤 전문가는 항문과 음낭 사이를 여자의 G스폿과 비교한다. 여자의 전립선이 퇴화되면서 G스폿이 됐다는 학설이 있는 만큼 어쨌든 남자의 확실한 성감대인 것이다.

집에서 실천하는 소소하지만 실속 있는 섹스리스 방지 팁

1 두루뭉수리 수면 바지는 버려라 최대한 서로 살을 맞대며 생활하는 것으로 섹스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잠잘 때 춥다고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금물. 침실 온도를 조금 높이더라도 비교적 적게 입고 자라. 가장 추천할 만한 잠옷은 부드러운 실크 소재의 슬립이다. 온몸에 흐르듯 감싸는 실크의 감촉은 자꾸 만지고 싶은 남편의 본능을 깨워준다. 또 자기 전 샤워 후 은은한 향기의 바디로션으로 남편의 후각을 자극해도 좋다. 잠옷, 바디로션 등에 신경 쓰는 작은 센스가 부부의 침대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

2 침실 형광등을 바꾸자 침실에는 형광등을 쓰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형광등은 섹스하기에 너무 밝다. 그렇다고 불을 끄고 하려니 시각적 흥분 요소가 없어 아쉽다. 오렌지빛 조명은 사람을 예뻐 보이게 한다. 호텔 룸이나 레스토랑의 불빛이 은은한 것도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일 것이다.

3 부부 마사지 타임 갖기 평소 대놓고 스킨십하기 쑥스럽다면 매일 자기 전 30분의 마사지 타임을 갖는 건 어떨까? 손끝 마사지를 하며 서로의 눈을 보고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는 부부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의 발을 닦아주는 것도 좋다. 비누로 꼼꼼히 씻기고 수건으로 닦아주면 하루의 피로가 풀릴 것이다. 가장 지저분하고 낮은 부분을 닦아준다는 의미로 서로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하루 최소 네 번 포옹하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 박사는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 의무적으로 하루 네 번 서로 포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상 후 한 번, 출근하며 한 번, 퇴근 후 한 번 그리고 자기 전에 한 번. 부부가 1분간 포근히 안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해보면 1분은 꽤 긴 시간으로 충분히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실천해보자.

5 무슨 말이든 들어주고 대화하자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대화법을 익히자.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 부부 사이는 돈독해질 수 있다. 몇 번이나 강조하지만 원활한 성적 대화는 일상적인 대화와 일맥상통한다.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하면 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화다. 반대로 안 하면 안 할수록 줄어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명심!

6 부부의 날을 정하자 필자가 아는 유학생 부부는 아이가 생기고 부부 사이가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부부의 날을 정했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엔 무조건 베이비시터를 부른다. 부부의 침실 문을 걸어 잠그고 테이크아웃 음식들을 펼쳐놓고 와인 한 잔을 하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화제는 아이가 아니라 서로에게 초점을 맞춘다. 부부는 아이에게 집중해 남처럼 지낼 수도 있었을 시기를 알차게 보냈다고 한다. 섹스리스 탈피를 위해 이 정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부부를 위한 성교육]섹스리스 이보다 완벽한 총정리는 없다

배정원은…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섹슈얼리티 코치’로 불리는 성 전문가.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에서 성교육 및 성상담을 시작했으며, 2004년에는 군인 성교육에 기여한 공로로 국방부 장관 감사장을 받았다.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제주도 ‘건강과 성 박물관’ 초대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성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세종대학교에서 ‘성과 문화’, ‘연애와 결혼 관계론’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쾌한 남자, 상쾌한 여자」,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가 있다.

■정리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배정원(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02-6203-0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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