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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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결혼은 늘 똑같은 사람과 여러 번 사랑에 빠지는 것을 필요로 한다.’ 시인 미뇽 맥러플린의 말이다. 우리는 미혼 시절,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으나 결혼과 동시에 그 모든 노력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한 번 얻었다고 그 마음이 영원해지는 것일까? 결혼했다고 사랑이 다 끝나는 것일까? 성 전문가 배정원이 부부의 사랑을 위해 실전 조언에 나섰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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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관계를 단숨에 회복시키는 섹스의 힘
지난여름, 상담실 문을 열고 냉랭한 표정의 젊은 부부가 들어왔다.
“섹스리스로 2년을 지냈습니다. 저는 아무 문제없는데 아내가 섹스를 거부합니다. 마음이 없는 섹스는 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부부 상담도 여러 차례 받아봤지만 효과가 없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안 되면 헤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부부의 상담이 시작됐다. 그 부부는 회사에서 만난 지 몇 개월 만에 결혼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결혼생활을 시작한 부부였다. 외향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아내에 비해 남편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남에게 너무 신경을 쓰는 나머지 친구와의 만남이 아내와 한 약속보다 항상 우선인 전형적인 한국의 남편이라고나 할까? 남편은 주장이 무척 강한 아내가 부담스럽고 아내는 늘 수동적이고 남에게 끌려다니는 우유부단한 남편이 못마땅했다. 그러다 보니 시댁이며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다툼이 시작됐다.

그래서 별거를 하다가 딸아이를 생각해 재결합해 처음 몇 번을 시도하다가 지금은 아예 섹스를 안 하고 산 지 2년째라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살 수 없다는 아내의 주장에 남편은 또 끌려온 것 같았다. 외적으로 드러난 그들의 문제점은 그러했지만, 실상 속 내용은 결국 소통의 문제였다. 섹스도 대화도 없는 소통의 부재는 이들 부부 관계를 점점 메마르게 했다.

게다가 남편은 직업상 접대를 많이 받고, 그래서 스스로 뭘 하기보다는 받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아내와의 첫 섹스는 그녀가 ‘너무 적극적이어서’ 당황했던 느낌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고. 이는 결혼생활 속에서 아내의 강한 성격과 더불어 더욱 불편해지는 요소가 됐던 것이다. 아내는 남편의 성의 없는 섹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매사에 맺고 끊음이 분명하지 않은 남편의 생활 태도에 대한 실망과 맞물려 섹스는커녕 말 섞기도 싫게 됐다고 불평했다.

각각의 상담에선 서로 이상형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고 불평하고, 함께 상담하는 자리에선 여지없이 설전으로 이어지던 부부는 성 상담과 교육이 진행되면서 달라져갔다. 다행히 신체적인 문제가 원인이 아니었기에 서로 다른 성과 몸, 마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성교육을 받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방식에서 마음을 전하는 대화법을 배웠다. 또 서로의 성감대를 찾고 터치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상담을 마칠 즈음엔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서로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어 나갔다. 이 부부는 그해 여름휴가 때 괌으로 여행을 간다고 연락해왔다. 두 번째 신혼여행이라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필자 역시 ‘관계 회복에서 섹스의 파워풀한 효과’에 놀라게 됐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몸이 멀어진다’라는 말은 결국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부부는 규칙적으로 섹스를 해야 한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사랑의 열쇠, 키스
“아내와 키스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저와 키스하는 것을 피하죠. 그러면 저는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상하고요. 섹스요? 그때쯤이면 물 건너간 거죠.”

키스가 없어진 부부가 무척이나 많다. 키스는 열렬히 사랑할 때만 잠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키스는 단순한 입맞춤에서 나아가 서로의 입술을 빨고 혀가 교환되는, 아주 진한 움직임이 포함된 섹스 행위다. 그래서 프렌치 키스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사람도 적지 않고 키스야말로 멋진 섹스라고 예찬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상 입술과 혀는 손가락보다 더 자극적인 부위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섹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 키스라고도 한다. 그렇게 본다면 입술은 아무래도 뇌에 가까워서 좀 더 분별력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조차 입술만은 사랑하는 이가 아니면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나. 아마 이런 이야기 때문에 아내로부터 키스를 거절당하는 남편들의 심정은 더욱 비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키스할 때는 입술을 부드럽게 하고 얼굴 근육을 이완시킨다. 그러려면 당연히 자신의 마음부터 배우자를 위해 열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배우자에게 던지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왜 키스가 배우자의 몸과 마음을 여는 강력한 스위치가 되는지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에게는 키스가 섹스로 가는 전초전이기 쉬우나 여자에게는 키스가 연인과의 관계가 얼마나 견고한가를 감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쩌면 부드럽고 달콤한 키스를 자주 하는 것이 사랑을 견고하게 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심지어 싸움을 마무리할 때도 화해의 제스처로 키스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록 싸우고 입술을 내미는 행동이 바보 같다고 생각할지언정 말이다.

불감증이란 없다
“전 아무래도 불감증인가 봐요. 남편을 보면 성욕도 생기고 섹스를 하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섹스를 하면 별 느낌을 못 받아요.”

“남편과 관계를 가질 때 영화에서 본 건 있으니까 소리도 막 내고 그러죠. 그런데 실상은 아무런 느낌도 없어요. 사실 소리를 좀 과하게 내는 건 오래 해봤자 재미도 없고 힘만 드니 남편이 좀 빨리 사정하고 끝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서예요.”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불감증인 것 같다는 주부들의 상담을 종종 받곤 한다. 남편과의 관계를 원하긴 하는데 정작 섹스를 해보면 별로 재미가 없다는 거다. 게다가 그 멋지다는 쾌감도 없으니 몸이 피곤할 때는 고역이 따로 없다는 푸념이다.

불감증이란 ‘느끼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영화를 보면 젊은 여배우들조차 그야말로 뒤로 넘어갈 듯이 자지러지고 흥분하는데, 그리고 기막힌 오르가슴을 연기하는데, 정작 결혼생활 몇 년이 지나도록 그런 느낌 한 번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게 그녀들의 불만이고 걱정이다. 그렇다고 남편의 자신감을 위해 거짓 오르가슴을 표현하는 것은 성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거짓 오르가슴을 자꾸 연기하다 보면 여자는 그것에 심취하느라 자신의 성감을 살필 여유를 잃게 되고, 남자에게 더 잘할 수 있는 노력과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멋진 느낌을 갖게 되면 좀 더 과장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자기 신음 소리에 흥분되는 경우도 많으니).

사실상 불감증이란 말은 이제 성을 연구하는 성과학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아니 불감증이란 없다는 게 정설화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각이란 어느 부분을 만져도 느껴지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특히 성감은 가장 말초적인 부분인 눈, 손, 가슴, 성기 등에서 시작되지만 그 느낌은 결국 중앙통제센터인 뇌를 거쳐 감각으로 느끼고 인식되며 온몸으로 퍼져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먼저 배우자의 터치가 적절한 압력을 가진 터치이냐다.

언젠가 모 방송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 그 진행자가 자신의 부인은 간지럼을 많이 타서 애무는커녕 손도 못 대게 한다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질문해왔다. 꽤 많은 남성들이 물어오는 내용이다. 배우자의 터치를 쾌감으로 느끼려면 적절한 감각을 찾아야 한다. 가벼우면 간지럽고 무거우면 아픈 게 당연하다. 그런데 포인트는 어떤 압력의 터치를 자신의 배우자가 좋아하느냐의 문제다. 답은 직접 상대에게 물어보고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좀 가볍게도 해보고 좀 무겁게도 해보면서 좋아하는 강도를 익혀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부부의 성은 익숙해질수록 지루해진다 느낄 수 있지만, 배우자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모르는 이와 섹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만족에 이르기 쉬워진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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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스킨십 하는 법
여자들은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만져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대개 최대한 부드럽게 터치하는 것이 여자를 흥분시키는 법이다. 서양에서는 스킨십을 배울 때 무조건 ‘Tenderly’, ‘Gently’를 가르친다. 키스도 ‘솜털이 스치듯 부드럽게’, 만지는 것도 ‘아프지 않고 부드럽게’가 기본이다. 여자는 머리, 두피, 귀 뒤, 목에서 쇄골 부위로 내려오는 선, 가슴, 유두 그리고 허벅지 혹은 허리, 성기가 예민하다. 물론 등이나 엉덩이도 예민하다. 무엇보다 남편과 섹스를 할 때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남편이 주는 감각에 집중해본다. 남편의 손가락, 손이 스치는 느낌, 남편의 몸이 닿는 느낌, 숨소리 이 모든 것에 신경을 집중해 느껴보는 것이다. 그래서 섹스에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여자가 섹스도 잘한다는 말이 이 집중력에서 나온 것이다.

섹스를 할 때 더욱 부드럽게 하기 위해 손가락보다 입술이나 혀를 사용해 애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자도 성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의 감각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불감증인 것 같다는 여자 내담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만져보고 자위행위를 해보라고 권하면 아주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신의 몸을 그런 식으로 만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남에게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옷을 벗고 누워 자신의 몸을 탐색해본다. 감각을 예민하게 느끼려면 손바닥이나 손톱이 아닌 손가락으로 터치해가는 것이 좋다.

섹스는 소통이며 함께하는 것이지만 결국 자기의 것을 자기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저 의무방어전이 아닌 그야말로 자율적으로 쾌감을 만들어내고 표현하고 확인하는 섹스가 되려면, 남편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불꽃축제처럼 즐거운 잔치가 되도록 하려면, 자신의 성감을 개발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지 말아야 한다.

부부의 감각 집중 훈련법
섹스를 잘한다는 것은 배우자의 몸을 자극했을 때 반응을 잘 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재미있는 섹스를 위해 성감대 지도를 그려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배우자의 특별한 성감대를 찾아내고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 넣으면 한결 서로가 만족스러운 섹스를 할 수 있다.

성 전문가 배정원의 ‘끈끈한’ 부부 생활을 위한  실전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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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감대 지도 그리기는 성관계 개선이 필요한 커플들에게 적용되는 치료법 중 하나다. ‘감각 집중 훈련’ 같은 것으로 섹스리스 부부나 성관계시 불편함을 느끼는 커플들에게 주로 사용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편안한 환경에서 긴장을 풀고 한 사람이 먼저 눕는다. 밝은 조명보다는 약간 어두우면 좋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 긴장을 푸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가능하면 옷은 최소한으로 걸치는 것이 좋다. 안 입으면 더 좋고.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는 기분으로 편안히 누운 뒤, 먼저 한 사람이 손가락이나 손바닥 혹은 입으로 배우자의 몸을 구석구석 훑어나가듯이 부드럽게 터치하고, 애무를 받는 사람은 배우자의 손가락이 지나갈 때 특별히 흥분되거나 짜릿한 기분이 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알려준다. 이때 자신이 느끼는 강도를 3단계 정도로 나눠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더욱 좋다.

성감대를 종이에 직접 그려가며 기록해둬도 좋고 머릿속으로 지도를 외워도 좋다. 성감이 강한 가슴과 성기 부분은 맨 나중에 터치한다. 한 사람의 성감대 지도가 완성되면 역할을 바꿔 배우자의 성감대도 그린다. 그렇게 완성된 지도는 섹스라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데 훌륭한 길잡이 노릇을 한다.

성감대 지도 그리기는 애무를 받는 데 익숙하지 않은 남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줘 더욱 효과적이다. 여자들 또한 자신의 애무로 남자가 흥분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보며 또 다른 흥분을 느끼게 된다. 남자가 여자의 신음 소리에 더욱 흥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성감대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개발하면 개발할수록 다양해진다. 자극이 지속적이면 신경계가 개발돼 민감하게 반응하듯, 오르가슴도 느껴본 사람이 더 자주 그리고 쉽게 느낀다. 섹스는 둘이 하는 행위인 만큼 두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자신도 즐겁고 배우자도 즐거운 섹스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성감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섹스는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강렬한 수단임을 부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공적인 결혼을 위한 9가지 팁
1 부부 관계는 부부 중심이어야 할 것.
2 공동의 취미나 관심 분야가 있어야 할 것.
3 주기적으로 둘만의 시간을 가질 것.
4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
5 배우자를 존중할 것. 어떤 경우에도 막말을 하지 말 것. 호칭도 주의할 것.
6 가정이 자존감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 것.
7 잘못된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을 버릴 것.
8 수많은 위기와 장애물을 예상할 것. 철저하게 배우자의 든든한 보호막이 될 것.
9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될 것.

■기획 / 이유진 기자 ■사진 / 박재찬 ■자료 제공 /「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배정원 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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