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이후 부모, 며느리, 아이가 아프다? 온 가족 명절증후군 대비법
40대 주부 김은희씨(가명)는 하루하루 명절이 가까워질 때마다 가슴에 뭔가 걸린 듯한 답답함을 느끼곤 했다. 시댁에 가면 하루 종일 부엌에서 허리 한 번 펼 새 없이 일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고부 갈등 때문에 더 힘들었다. 원래 시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참고 견디는 건 언제나 며느리인 본인이었다. 그나마 평소에는 함께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그럭저럭 지낼 만했다. 하지만 명절은 달랐다. 하루 종일 좁은 부엌에서 시어머니와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왔다. “이걸 먹으라고 만든 거냐?”, “빨리빨리 좀 움직여라” 등 구박까지 받으니 괴로움은 배가됐다. 게다가 아직까지 전통적인 명절 분위기를 고수하는 가풍인지라 차례만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명절 연휴 내내 시댁에서 보내고 돌아오면 온몸이 아파왔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뚜렷한 병명을 찾지 못한 게 벌써 몇 년째. 마침내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그녀는 ‘명절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됐다.
명절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아직까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명절 전후로 첫 내원하는 며느리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흔히 명절증후군이라 불리는 증상이 보이더라도 ‘곧 괜찮아지겠지’ 혹은 ‘이 정도의 문제로 무슨 병원씩이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평소에 병원을 다니는 환자라면 명절을 보내고 난 뒤 증상이 악화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명절 전에는 명절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거나 심한 긴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명절을 지낸 뒤에는 연휴 내내 꾹 참고 있었던 것들이 갑자기 심해져 참을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다. 사람들마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로 막연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통, 요통, 근육통 등의 통증이나 어지럼증, 식욕 저하, 소화 장애 등이 있다. 또 가스가 차서 헛배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화병이 난 것처럼 뜨거운 기운이 오르락내리락하거나 가슴에 큰 돌을 올려놓은 것처럼 답답함을 느낀다. 기분이 가라앉고 불안감을 느끼거나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 등을 보이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조심해야 하는 사람
명절증후군은 일시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난다. 휴식을 취하거나 기분 전환을 하면서 몸의 회복을 돕는다면 증상이 수일 내에 사라진다. 하지만 문제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 다른 질환이 있는데 명절증후군이라고 생각해서 방치하는 경우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거나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만약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설거지나 청소 등 평소에 쉽게 할 수 있었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거나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생활 유지가 힘겨워질 수도 있다. 또 남편이나 아이에게 지나칠 정도로 자주 신경질이나 짜증을 내 가족 관계에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많은 주부들이 크고 작은 명절증후군을 겪지만 그중에서도 평소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우울증, 불안증을 앓고 있는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또 신경성 소화 장애나 통증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의 질환을 함께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신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알아두면 피할 수 있는 명절증후군 예방법
명절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보단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어느 정도 포기를 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더 편해진다. 특히 주부의 경우 친정과 시댁의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보니 작은 차이에도 억울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명절의 풍경이 집집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이렇게 노력을 해도 명절증후군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땐 ‘내가 힘들어 하고 있구나. 그래도 참 잘했어’ 하고 자신을 인정해주고 보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가벼운 운동이나 짧은 여행 등으로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명절증후군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남자도 명절이 힘들다! 남편의 명절증후군
장시간 운전, 벌초, 친지들과의 과한 술자리 등 남편들도 명절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특히 남편은 명절을 힘들어 하는 아내를 지켜볼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힘든 것을 본인이 약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힘들다고 인정하기보다는 무시하거나 애써 괜찮은 척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소화불량, 통증, 어지러움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술, 담배가 늘거나 짜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추석 이후 부모, 며느리, 아이가 아프다? 온 가족 명절증후군 대비법
최복려씨(73, 가명)는 몇 해 전 남편을 잃고 홀로 생활하고 있지만 나이에 비해 정정해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은 그녀도 자식들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남편이 남긴 재산을 두고 자식들끼리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명절이라고 해서 자식들이 모여봤자 웃음은커녕 하루가 멀다 하고 고성이 오가며 싸우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지난 추석 때 그녀에게 이상이 발견됐다. 그녀는 아들을 죽은 남편으로 착각하기도 했고, 집 앞 슈퍼마켓에 가던 도중 길을 잃는 등 치매 증상을 보였다. 가족이 부랴부랴 병원으로 모셔 상담을 받게 됐는데 검사 결과는 치매가 아니었다. 노인성 우울증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증상이라는 것.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자식 간의 갈등으로 인해 결국 노인성 우울증을 얻게 된 것이다.
명절증후군의 대표적 증상
요즘은 맞벌이가 많아져 부모님이 명절 준비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젊어서는 시어머니 시집살이를, 나이 들어서는 며느리 시집살이를 한다고 느끼면서 억울한 감정에 휩싸이는 이들도 생기는 것. 또 자식들과 같이 지내다 보면 다른 생활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고 조심한다고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식 눈치까지 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명절 이후 화병이나 노인성 우울증이 많이 발생한다. 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지만 막상 같이 있다 보면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금세 힘에 부친다. 연휴 이후에는 갑자기 텅 빈 집에 홀로 남았다는 적막감과 허전함에 멍하니 있기 쉽다. 과중한 일과 달라진 식사 패턴, 수면 시간으로 균형을 잃은 생체리듬 때문에 명절 이후에는 한동안 고생을 한다. 소화불량, 어지럼증, 답답함과 화병 등 며느리 명절증후군 증상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원래 통증이나 질환이 있는 경우 명절 이후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조심해야 하는 사람
증상이 지속되거나 명절이 아닌 평상시에도 종종 나타난다면 명절증후군보다는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노인성 우울증이나 화병을 착각하기 쉬우므로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간혹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으로 치료를 거부하는 노인들이 있는데 노인성 우울증 치료는 치매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받기를 권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 자료에 따르면 70대 이상 노인 1백 명 중 3명은 불안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명절 이후 불안 장애로 인해 병원을 처음 찾는 노인들이 많다. 이는 명절을 지내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불안 장애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명절 때 갑작스럽게 발생했다기보다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겪은 문제인데 그제야 의사를 찾게 된 경우가 상당하다. 불안 장애 환자들은 가볍게 넘길 만한 상황인데도 심하게 불안해한다. 지나치게 걱정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다른 일들에 쉽게 집중하지 못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걱정되는 일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가만히 있어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게 특징이다.
알아두면 피할 수 있는 명절증후군 예방법
명절 이후 자식들이 돌아가면 부모들은 공허함과 허전함에 시달리게 된다. 정신적·육체적으로 약해진 터라 심할 경우 온몸이 아프고 쑤시는 증상까지 생긴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생활을 만들어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족을 돌보는 것이 전부가 돼선 안 된다. 취미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문화센터나 노인대학, 복지관 등을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가거나 더욱 심해진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노인성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보다 신체 통증이 주요 증상일 경우가 높다. 따라서 잘 치료되지 않는 신경성 증상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성 불안 장애 치료법
대부분의 노인성 불안 장애는 뇌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진 상태이므로 약물을 통한 생물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단순히 불안을 줄여주는 안정제가 아닌 뇌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춰 완치를 돕는 약을 사용한다. 이때 쓰이는 약은 중독성이 없어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치료 외에 심리적인 원인에 대해 접근하는 면담치료와 행동이나 생각을 바꿔 불안 반응을 줄여주는 인지행동치료도 함께 진행된다.
웃는 명절 만드는 7가지 약속
1 온 가족이 웃을 수 있는 명절 계획을 세워보자.
2 명절 동안 남녀가 함께 일하고 함께 쉬자.
3 형편에 따라 형제, 자매 그리고 시댁과 친정을 구분하지 않는 명절을 지내자.
4 음식과 차례상은 간소하게 하자.
5 조상 모시기는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하자.
6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명절 놀이를 찾아보자.
7 생리 중인 여자는 부정 탄다, 명절 아침에 여자가 전화를 걸면 재수 없다 등 여성에 해당하는 명절 금기를 없애자.

추석 이후 부모, 며느리, 아이가 아프다? 온 가족 명절증후군 대비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과 홍보기획간사와 대한노인정신의학회 홍보간사로 활동하는 한편 중앙치매센터 전문위원, 군포시 정신건강증진센터장을 맡고 있다.
part 3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우리도 추석이 피곤해요! 아이의 명절증후군
명절 이후 아이들도 후유증을 앓는다. 복잡한 원인들이 얽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콕 집어 명절증후군이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아이의 명절증후군을 초래하는 가족의 특성은 존재한다. 특히 조부모의 발언권이 지나치게 크거나 부모가 조부모의 발언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아이들의 명절증후군은 증상이나 주의사항을 알아보는 것보다는 가족의 어떤 특성이 명절증후군을 유발하는지 살펴보는 게 낫다.
18개월 이전 영아들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
이 나이대 아이들은 호흡기가 약해 달라진 주거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온도와 습도 차이, 이불 사용의 변화, 환기 방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어서 유독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린다. 또 수유 장소의 불편함이나 부득이한 일로 인해 수유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로 인해 아이들은 욕구 충족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해 엄마의 표정, 행동, 목소리가 달라지는 것도 아이들에겐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이럴 땐 이렇게! 사실은 엄마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은 그다지 없다. 달라진 환경에 의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아무리 신경을 쓴다고 해도 아이는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나마도 엄마가 아이의 곁에 있는 시간이 적어진다면 아이는 더욱 큰 고통을 겪는다. 따라서 아빠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육아에 신경을 쓰며, 되도록 아이와 엄마가 함께할 수 있도록 집안 전체의 배려가 필요하다.
만 18~36개월 명절 전 조부모에게 아이에 관한 정보 공유
이 나이대 아이들은 왕성한 호기심을 보이며 활발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오랜만에 손주를 본 조부모는 훌쩍 자란 아이를 보고 당황하게 된다. 또 아이 발달의 특성을 모른 채 본인의 육아 경험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삼고 판단하려 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애가 너무 부산하다”, “여자애가 왜 저러냐” 등의 이야기를 쉽게 하는 조부모도 있다. 그 말을 어렴풋이 이해를 한 아이는 더욱 떼쓰거나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고, 일이 더욱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이렇게! 가장 좋은 방법은 명절에 내려가기 전 아이의 발달 상태를 조부모에게 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아이가 부쩍 활발하게 움직여요”, “이제는 작은 것에도 관심을 보여요”라는 식의 정보를 나누면 좋다. 다만 조부모 앞에서 선수를 치듯 아이를 더 심하게 혼내는 엄마가 있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다. 아이의 수치심을 증가시키고 모자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아이를 혼내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만 36개월~만 5세 조부모와 친밀감부터 형성
이 나이대 아이들은 장난도 많이 치고 한층 개구쟁이로 변한다. 이런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조부모는 ‘버릇없다’, ‘예의없다’, ‘건방지다’ 등 부정적인 수식어로 아이를 표현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간혹 일상적인 말에도 욕을 사용하는 조부모는 아이를 지칭할 때 나름 애정의 표현이라며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연락이나 만남의 횟수가 기대치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조부모는 오히려 아이를 비난하며 혼내기도 한다. 비난을 들은 아이는 위축되고 조부모 곁에 가지 않으려는 역효과가 나기 쉽다.
이럴 땐 이렇게! 조부모가 나쁜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면 먼저 아이에게 현실을 알려주는 게 낫다. “이런 말은 나쁜 단어인데, 할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니까 너도 기분이 안 좋았지? 그래도 그런 말은 쓰면 안 돼”라고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준 뒤 당부의 말을 하도록 한다. 또 조부모는 핵가족의 특징을 인정해야 한다.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조부모와 깊은 가족애를 나누기 힘들다. 친밀감을 형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에게 화부터 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아이가 관계 형성에 부담을 갖고 피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만 6~7세 아이의 학습 상태 점검은 금지
조부모라면 이제 1, 2년 뒤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가 기특한 한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수 있다. 때문에 갑자기 아이를 붙잡고 받아쓰기나, 덧셈과 뺄셈 등 수학 공부를 시키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갑작스럽게 선생님으로 변한 조부모를 무섭거나 두렵게 생각하기 쉽다. 특히 수줍음과 낯가림이 심한 아이에게 이 같은 상황은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이럴 땐 이렇게! ‘이번 추석 때 할아버지 댁에 온 기념으로 한글을 다 떼라’는 것은 어디까지 조부모의 욕심에 불과하다. 그런 분위기라면 평소 잘 쓰던 글자도 긴장한 탓에 틀릴 가능성이 높다. 간단하게 아이 이름이나 부모 이름 정도는 쓰게 해볼 수 있으나 학습 상태를 점검하려는 태도는 버리는 것이 좋다. 혹시라도 글자를 틀리게 적었다고 해서 아이를 혼내거나 부모를 비난하는 것 또한 피해야 할 태도다.
초등학교 저학년 밀린 학습에 대한 해결책을 가져야 할 때
아무리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학교 숙제라든가 학습지 등 하루 내에 아이가 해야 할 학습량이 있다. 하지만 조부모는 명절이니 무조건 놀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모가 바쁜 나머지 미처 점검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명절을 보낸 뒤 돌아와서 밀려 있는 학습량을 유독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규칙이나 의무를 따라야 하는 것에 대한 일시적인 스트레스 증상이 보인다면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틱 장애를 겪었던 아이라면 이런 명절증후군으로 인해 틱이 재발할 수도 있다.
이럴 땐 이렇게! 먼저 조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아이가 적은 양의 학습이라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공부하는 것보다는 밀리지 않을 정도로만 학습량을 조절하면 아이도 한결 편하게 느낀다. 그리고 유독 아이가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면 명절 전에 미리 끝낸다거나 학습량을 재분배해 명절 이후 밀리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줍음 많은 아이가 명절증후군에 취약하다?
조부모와 자주 왕래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아이에게 낯선 상대일 뿐이다. 특히 수줍음이 많은 영유아일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인사를 하거나 절을 할 때 아이가 수줍어 쭈뼛거리거나 느리게 행동하면 조부모는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낀다. 이로 인해 아이는 비난을 받거나, 자기 때문에 부모가 꾸지람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조부모와의 관계 형성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명절 때 친척 만나는 것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추석 이후 부모, 며느리, 아이가 아프다? 온 가족 명절증후군 대비법
원광아동상담센터 압구정 본원 소장. 가톨릭대학교 및 동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후 숙명여대대학원 아동복지학과에서 아동심리치료를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EBS, KBS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 매체에서 아동심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김정원 ■도움말 / 유재령(원광아동상담센터 압구정 본원 소장), 홍나래(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자료 제공 여성민우회, 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