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 들어간 남편, 왜 이러는 걸까요?

부부 고민 해결

동굴에 들어간 남편, 왜 이러는 걸까요?

댓글 공유하기
Key Word 동굴에 들어간 남편, 보험설계사 시누이, 불쑥 찾아오는 시아버지, 사춘기 자녀를 둔 싱글 맘

Q 저희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동굴’에 들어가 나오질 않아요. 이유를 알 수 없어 ‘왜 저러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하고 오만 가지 생각이 듭니다. 고민이 있다면 저에게 털어놓고 의논하면 될 텐데, 도무지 말을 하지 않네요. 매번 동굴에 들어가버리는 남편. 답답해서 이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경기 파주시 이oo, 36)

[부부 고민 해결]동굴에 들어간 남편, 왜 이러는 걸까요?

[부부 고민 해결]동굴에 들어간 남편, 왜 이러는 걸까요?

김선재 적어주신 ‘동굴’은 혼자 고민하는 공간을, 들어가 나오질 않는다는 것은 혼자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 답을 드리겠습니다. 대개 가장인 남편들은 회사 일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비밀스러운 일도 많고 상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죠. 아내가 알아도 별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 일은 회사에서 끝내고 가정까지 끌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겠죠. 업무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보니 회사는 온 가족의 생명줄과 다름이 없지요. 이런 경우 우선 회사 일인지 물어보고 그렇다고 하면 잘 해결되기를 기다리며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챙겨주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을 보며 남편도

아내의 배려와 사랑,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그때 가족이 걱정하니 조금이라도 같이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달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해보십시오.
회사 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부인에게 고문과 같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부부간의 신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애정 전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최근 부부 사이에 있었던 대화와 여러 상황을 되짚어보세요. 그리고 대화를 청하세요. 특별한 이유 없이 온전히 남편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되는 경우 심한 불안, 우울감, 피해의식, 무기력감 등 심리적 문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부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혼자 있으려고 하는 것 외에 얼굴 표정과 말투, 느껴지는 기분, 수면 패턴 등이 바뀌어 나타날 수 있으니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잘 설득해 꼭 전문가를 찾아보십시오.

Q 시누이가 보험설계사입니다. 결혼할 때부터 여러 번 보험 가입을 권유해서 가입하곤 했는데 주택 마련이 먼저인 저희에게 계속 가입을 권해 힘들고 난처합니다. 딱 끊어 거절도 못하겠고, 남편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인지라 저에게 몰래 전화해서 가입을 권합니다. 어떻게 거절할지 고민이에요. 남편에게 화풀이하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구 김oo, 32)

김숙기 딱 끊어 거절 못하는 성격이시군요. 거절을 제때 하지 못하면 상대방은 계속 요구해옵니다. 남편과 경제적인 계획 등에 대해 대화의 시간을 갖고 보험을 가입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해 확답을 받으세요. 남편에게 화풀이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자, 그럼 현명하게 거절하는 법을 정리해볼까요?

첫째, 처음부터 단호하게 “No!”라고 하세요. 시누이가 보험 가입을 권유했을 때, “그건 좀 어려운데요…”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면서 눈치를 보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곧바로 “그럼, 작은 거로 하나 들어줘. 이건 부담 안 가니까 들 수 있잖아”라는 식으로 다시 권유해올 것입니다. 이미 내가 상대의 기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상대방은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둘째, 평소에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태도를 보이세요.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정말 힘들다”라는 표현을 명확하게 하고 나아가 “자금을 빌려달라”라고 요청해보세요.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사이가 나빠지면 어떡하지? 부드럽게 돌려서 말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버려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들어줄 듯하면서 들어주지 않았을 때 오히려 사이가 더 나빠진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Q 지방에 계시는 시아버지께서 연락도 없이 불쑥 오셔서 한 달 정도씩 머물다 가십니다. 맞벌이를 하는 저로서는 전화도 없이 찾아오시는 것도 불편하고, 오랜 기간 계시다 가시는 것도 신경이 쓰여요. 예절을 중시하시는 분이라 오실 때마다 온 가족이 초긴장 상태입니다. 전화라도 주고 오십사 해도 “내 아들 집에 오는데 연락은 무슨 연락이냐”라고 하십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난감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천00, 50)

김숙기 직장에 다니면서 가정주부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입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겠네요. 우선 시댁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의견이나 태도입니다. 남편에게 그동안 반복되는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음을 분명히 전하고, 두 분의 의견이 같아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아버님께 “집에 아무도 없을 수 있으니 연락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남편과 부인 모두 해야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아무 연락 없이 불쑥 오신다면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세요. 시아버지께서 스스로 “연락 없이 와보니 안 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불편함을 주는 것이지요.

두 번째, 시아버지께서 한 달씩 머무는 동안 시아버지께 맞추는 것을 중단하세요. 시아버지의 기준에 맞추느라 긴장하게 되면 당연히 생활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시댁에 갔을 때는 시댁 분위기에 맞출 수 있지만 내 집에서까지 시아버지 기준에 맞춰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아버지와의 관계 또한 자연스럽게 꺼려지고 싫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지요. 시아버지가 오신 날에도 그냥 평소 하던 대로 자연스럽게 생활하세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시아버지께서 경험하신다면 서로 얼굴 붉히고 싫은 소리 하지 않아도 고민은 저절로 줄어들 것입니다.

Q 남편과 이혼 후 3년 전부터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습니다. 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인데 사춘기라서 그런지 신경이 많이 쓰여요. 혹시나 부모의 흠으로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서울 동작구 장00, 42)

이정희 싱글 맘으로 두 자녀를 양육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에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현재 큰아이가 예민하고 민감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어서 걱정과 염려가 많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또래관계, 학교 적응, 학업, 감정, 행동 측면에서 예전에 비해 다른 증상이나 행동 등이 나타나는지 유심히 살펴보세요. 명확한 변화가 있다면 심리 검사와 심리 상담 등을 통해 문제 행동을 개선시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문제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엄마의 지레짐작으로 ‘중2병에 걸릴 수도 있을 텐데 어쩌나?’ 하고 염려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걱정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난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아이들마다 다른 과정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불안해하지 마세요. 어머니의 불확실한 짐작과 불안 등으로 인해 오히려 자녀들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여 이혼한 상태가 마음에 걸려서 더욱 불안해할 수 있는데, 그렇더라도 더욱 당당하고 자신 있게 지내세요. 어쩔 수 없이 이혼은 했으나, 이혼 뒤에도 자녀를 위해 노력하며 성실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녀들도 엄마의 모습을 인정하고 고마워할 것입니다. 힘내시길바랍니다.

Q 남편과 노후에 대한 생각이 달라 자꾸 부딪힙니다. 남편은 시골로 가자, 저는 대도시에서 편리하게 살자는 생각인데요. 말이 나올 때마다 해결점은 찾지 못하고 싸우고 끝이 납니다. 남편은 연금보다 전원주택 지을 돈을 모으자고 하고, 저는 연금을 많이 넣고 도시에 살자는 주의라서 가정 재무 계획에도 의견 충돌이 생기네요. 어찌해야 할까요? (경북 칠곡군 최00, 35)

윤희권 많은 부부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남편은 전원생활을 동경하고 아내들은 편안한 도시 생활을 꿈꾸지요. 어찌됐든 한쪽의 일방적인 강요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되, 심리적으로 전원생활과 도시생활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수도 있으므로 각자 주장의 장단점을 준비해 서로를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하십시오. 아직 아무도 노후를 살아보지 않았기에 어느 쪽이 좋은지 모릅니다. 다만 자신이 몰랐던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양쪽 모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나씩 나만의 변형된 SWAT 분석을 통해 비교해보길 권합니다.

실제 벌어질 일들을 하나씩 검토해봄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안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원이나 도시나 모두 노후에 생활비는 필요합니다. 다만 그 필요 금액이 다를 뿐이죠. 일정 시간 두 분 모두를 위해 각각 준비하고 상의해 최종 결정되면 한쪽으로 집중하는 것도 생각해보세요. 그럼에도 연금의 일부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권합니다, 최저생활비는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좀 더 유용하니까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희망지에서 생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아마도 돈보다 마음의 문제가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항목별로 정리해 서로 교환해가며 하나씩 점검해보길 권합니다.

-나의 안(案)이 타당한 이유(심리적, 금전적 등)
-목적 -현재 추정되는 예상 비용
-목표를 위한 자금 조달 방법
-준비된 금액·부족한 금액·목표를 위해 현재 저축 가능한 금액 -목표 실행 시기
-상대편 안보다 나은 이유(항목)·상대편 안보다 못한 이유(항목)
-외부적 저해 요인&내부적 저해 요인(각자 심적인 부담감, 내키지 않는 마음 등)
-자신의 안의 장점
-자신의 안에서 예측되는 장애 요인 -배우자의 안을 선택했을 때의 장점·
배우자의 안을 선택했을 때의 문제점 등

고민 상담 접수는…
「레이디경향」 애독자 엽서, 이메일(ladykh@khan.kr), 공식 블로그(ladykh.khan.kr) [고민 해결 방]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고민을 접수합니다. 이메일로 보내실 때는 제목에 [고민 상담]이라고 적어주세요.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고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윤희권은…
YOON’S FPG 대표. 개인 재무 컨설팅을 비롯해 기업 강연, 퇴직연금 전문가 양성 교육, 재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과 개인 재무부터 은퇴, 증여, 상속, 가정 재무 상담까지 상세하게 재무 설계를 조언한다.

■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