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Word 알코올의존증, 시댁 편드는 남편, 평행선을 걷는 부부, 도박 남편, 카드론
Q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술을 마시는 남편 때문에 온 집안 식구가 걱정입니다. 원래 술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3년 전 퇴직 이후로는 술 마시는 횟수가 더 잦아졌어요. 술도 약한 편인데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니 건강도 염려되고, 취한 모습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나고 미운 마음이 듭니다. 평소엔 말수도 적은 사람이 술만 마시면 타박과 넋두리를 반복하며 식구들을 괴롭혀요. 어르고 달래봤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대구 수정구, 황○○, 62)
김선재 모든 문제를 푸는 실마리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3년 전 퇴직하셨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남성들에게 퇴직은 상당한 좌절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할 것이지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없이 맞으셨다면, 휴식과 이제까지 못했던 일을 하는 시간이 아닌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이러한 현실을 잠깐 잊는 수단으로 사용하지요. 술이 약하지만 현실을 잊고 싶어 도피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그 시간이 좋다 보니 끊지 못하게 되고 이제는 매일 마시게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평상시에는 부끄럽거나 자존심 상해서 할 수 없었던 넋두리를 하고, 자신만 소외되고 이해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가족을 타박하게 되는 거겠지요. 먼저 남편의 그 마음을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술을 먹는 못된 습성이 붙은 남편이 아닌, 지금껏 고생하고 이제는 밀려오는 퇴직의 무력감에 힘들어하는 남편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깊은 공감과 위로의 말을 반복해서 전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세요.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술은 들어가는 문은 ‘허니문’이지만 나오는 문은 ‘쓰레기문’입니다. 약간의 위로에 비해 나중에 따라오는 폐해가 무척이나 큽니다. 우선 신경계에 영향을 줘서 우울감과 무력감을 가중시키고 깊은 수면을 방해하며 기억력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신체 기능 저하도 크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급격히 습관성이 되고 내성도 잘 나타납니다. 동일한 취기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만들죠. 그러다 보면 간이 직접 공격을 받아 지방간, 간경화로 이어집니다. 반복적인 음주, 술에 대한 갈망은 알코올 의존 증후군(Alcohol Dependence Syndrome)의 초기라 할 수 있고 금단 증상, 일상생활의 파괴까지 진행된다면 중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그 정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으나 습관적으로 드신다고 하니 주변에서 경각심을 갖고 말려야 합니다. 무조건 막기보다는 앞서 말한 것처럼 따뜻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술보다 더 큰 가족의 사랑으로 답을 못 찾아 방황하는 남편에게 행복한 제2의 인생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Q 가족보다 시댁에만 신경 쓰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시댁과 관련된 돈 문제로 싸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힘이 드네요. 남편과 대화를 나누 고 싶지만 시댁 이야기만 나오면 짜증을 내며 피해버리는 남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서울 노원구, 홍○○, 36)
김숙기 시댁 문제로 남편과 갈등이 깊군요. 남편은 아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시댁’ 이야기만 나오면 아내와 기분 좋게 대화한 기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큰 싸움으로 이어지고 아내에게 끊임없이 “네 부모는 왜 그러냐”, “네 집안은 해도 너무 한다” 등의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고 느낍니다. 아내가 시댁 이야기만 하면 짜증을 내고 피해버리는 이유는 뭘까요? 아내에 대한 원망감, 분노감이 폭발할 거 같아 미리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이 선에서 그만두자’라는 뜻으로 피해버리는 것이지요. 짜증은 아내에 대한 짜증이라기보다 이 상황에 대한 감정일 확률이 높습니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이 이 상황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신호죠. 남편은 점점 ‘아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아니고 나를 비난하는 사람’으로 단정 짓고 대화를 거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과 대화를 하면서 의논하고 싶고, 자신의 고충을 남편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우선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식을 바꾸셔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계속 공격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평정심을 되찾고 객관적으로 이 상황을 아내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런 뒤에 대화가 가능해지고 아내가 ‘우리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남편이 결혼 후 우선순위에 대해 재조정할 수 있도록 아내는 비난하는 말투가 아닌 “내가 진짜 염려되는 것은~”, “내가 우려하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등으로 바꿔서 부드럽게 이야기하기 바랍니다. 아내를 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서히 남편의 마음은 움직일 것입니다.
Q 마치 평행선을 걷는 듯한 40대 부부입니다. 각자의 영역에 만족하며 그저 남이 아닌, 그런 사이로 지내야 할까요? (서울 관악구, 임○○, 43)
김숙기 언제부터 평행선을 걷고 있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질문하신 내용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40대 부부에게 ‘진짜 부부로서의 삶’을 포기하면서 사는 인생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 바로 ‘부부’입니다. 우선, 무엇이 남편과의 관계를 좁히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어느 부부든 부부라고 해서 모든 영역을 다 맞춰서 살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영역이 있고 함께할 영역이 있지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부부가 마음의 소통, 몸의 소통이 잘되면 많은 부분을 공유하게 됩니다. 함께 생각하고 의논하면서 더 행복한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결혼 이후, 상대에 대한 기대감이 좌절되면서 내가 생각했던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 빨리 ‘소통의 창’을 단절시킨 것은 아닌지요. 딱히 결정적인 사건도 없었고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면 한 단계 성숙한 관점에서 관계를 바라봐야 합니다. 관계 안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계속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서로에 대한 원망이 해결되지 않은 채 상대에 대한 방관, 무관심, 권태로운 관계가 이어질 뿐 관계 안에서의 치유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부부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것을 인정하고, 당장 “함께 문제를 풀어가자”라고 남편에게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더 이상 ‘각자의 영역’ 등 핑계를 대면서 소중한 부부의 삶을 포기한 채 살아가서는 안 됩니다.
Q 남편이 신혼 초에 도박을 해서 돈을 많이 잃었는데 16년이 지난 지금도 잘 잊히지 않네요. 그때의 충격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어 문득문득 남편이 미워 견딜 수 없어요. 어떻게 하면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경남 김해시, 최○○, 43)
이정희 16년 전의 일이면 상당히 시간이 흐른 일이네요. 그럼에도 그때 일이 불쑥불쑥 생각나면서 남편이 미워진다면 아마도 과거의 상처가 적절히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편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충분한 반성과 함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셨는지, 그 후로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지는 않았는지, 또 아내가 당시 겪었던 심리적, 경제적 고통 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위로를 해줬는지 등이 궁금합니다. 과거 사건에 대한 남편의 태도가 어땠는지와 더불어 현재 남편의 태도와 가정의 경제적 상황 등도 과거의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 어떤 상태인지, 남편이 아내를 존중하고 아내의 입장에서 공감하면서 가장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부부간에 소통이 잘되는지 등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객관적으로 문제가 되는 요인이 있다면 이로 인해 과거의 상처가 반복적으로 떠오르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부부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과 탐색이 있어야 합니다. 또 문제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남편이 직장을 자주 옮기면서 월급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카드론을 여러 차례 이용하게 됐어요. 카드론뿐 아니라 신용대출이며 이것저것 벌려놓았네요. 이제 벌어오는 월급으로 대출금과 이자 내기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친정에 한두 번 손을 벌리다 보니 급한 일이 있으면 남편은 친정에 의지를 합니다. 전 더 이상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해 부탁할 수 없거든요. 시댁은 오히려 저희에게 의지하는 편이고요. 신용도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 더 속상해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부산 사상구, 이○○, 32)
윤희권 카드론은 독이 든 사과와 같죠. 심적인 고통이 상당하리라 생각됩니다. 수입은 불규칙한데 지출은 일정한 것이 문제지요. 많은 자영업자들이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카드론은 급한 마음에 쉽게 이용하지만 그 뒤에 수입이 받쳐주지 못하면 매월 갚기 위해 새로운 카드론이나 신용대출로 이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해서 시작되는 것이 바로 카드 돌려막기죠. 따라서 어느 시점에 무조건 카드론을 상환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간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수입을 늘려야 합니다. 외벌이라면 아내도 일을 하셔야 합니다. 직업을 따지지 말고 당장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하면 다음에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둘째, 카드론 이자가 적어도 10%대 이상이므로 낮은 대출로 갈아타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보험이 있다면 약관대출을 받거나, 연금이나 금융권 저축이 있다면 이 상품을 담보로 하면 이자율을 낮출 수 있으므로 대체할 방법을 찾습니다.
셋째, 당장 지출을 과감히 줄이는 것입니다. 무엇이 됐든, 시부모님께도 현재의 사정을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즉 부모님 용돈, 통신비 그리고 사교육비 등 줄일 수 있는 것은 꽤 됩니다. 실례로 월 1,000만원씩 소비하던 가정에서 월 150만원까지 줄이는 경우를 봤습니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빨리 경제적 안정을 찾아야만 합니다.
넷째, 수입이 불규칙하다면 그중 가장 낮은 달의 수입을 기준으로 정하고 그에 맞게 모든 소비를 조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줄이는 데 꽤 큰 고민과 고통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먼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잠시 미루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부가 합심해야 합니다.
다섯째, 친정의 도움을 받는 것은 한번 카드론의 고리를 끊을 때로 끝내고 더 이상 부모님께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자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힘이 길러집니다.
자칫 카드 돌려막기로 이어진다면 그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한 번 더 신중한 판단과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합니다. 선택과 포기가 필요한 시점이고 아직 나이가 젊으므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수입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남편에게 적극 도움을 요청해 부부가 함께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지출 관리를 규모 있게 한다면 빨리 회복될 것이라 봅니다.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이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윤희권은…
YOON’S FPG 대표. 개인 재무 컨설팅을 비롯해 기업 강연, 퇴직연금 전문가 양성 교육, 재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과 개인 재무부터 은퇴, 증여, 상속, 가정 재무 상담까지 상세하게 재무 설계를 조언한다.
고민 상담 접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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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