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도 쿨쿨 잘 자는 여름 불면증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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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 벌써부터 불면증 때문에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뜬눈으로 지새우는 불면의 밤이 길어질수록 지치고 괴로운 이들은 늘어난다. 곧 찾아올 열대야, 여름에도 쿨쿨 꿀잠 자는 특급 비법은 없을까.

열대야에도 쿨쿨 잘 자는 여름 불면증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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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잠 못 드는 이유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인다’라는 속담이 있다. 낮의 더위에 지쳐 밤에 뜬 달이 마치 해처럼 보여 놀란다는 뜻이다. 사람 역시 달만 봐도 ‘허덕’일 때가 있다. 열대야에 지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밝은 달마저 원망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열대야에 왜 우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걸까.

불면증은 원인에 따라 정신적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아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 잠을 못 자는 급성 불면증,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일차성 불면증, 다른 질환이나 유발 요인이 있는 이차성 불면증으로 나뉜다. 하지만 여름 불면증은 위와 달리 외부적 요인에 의해 숙면을 취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높은 기온이다. 사람은 잠들기 시작하면 몸 안의 열을 체외로 내보내며 체온이 0.5℃ 정도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잠이 들며 숙면을 취하게 되는데, 여름에는 밖의 온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쉽게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높은 기온은 우리 몸의 온도 조절 중추를 흥분시켜 일종의 각성 상태로 만든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이 들더라도 깊은 잠에 이르지 못하고 얕은 잠을 자기 쉽다.

무더위 외에도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잠자는 데 방해를 받는다. 우리 몸은 낮에 열심히 활동을 하고 밤에 잠드는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다. 아침에는 햇볕을 받으면서 뇌의 각성 시스템이 강화돼 잠에서 깨어나고, 밤에는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돼 잠이 든다. 여름은 밤보다 낮이 긴 계절이다. 저녁 늦게까지 해가 저물지 않아 수면 호르몬이 적절히 분비되지 못해 여전히 각성 시스템이 우세하게 된다. 즉 늦은 밤까지 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우리의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 밤에 무심코 마신 맥주나 더위를 쫓기 위해 밤늦게 먹는 수박, 과일화채 등은 이뇨 작용을 일으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만들어 도리어 잠을 쫓아버린다.

잠이 부족해지면 생기는 일
불면증이라고 하면 보통 며칠째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한 ‘특이한 증상’이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불면증의 범주는 생각보다 넓다. 불면증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 유지가 어려운 경우, 잠을 자는 도중 자꾸 깨는 경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불면증의 기준을 말하자면, 잠드는 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잠에서 깬 뒤 다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 또 이런 증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낮 활동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평균 수면 권장 시간인 7, 8시간보다 적게 자도 낮에 활동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충분히 잤다고 생각했는데도 지속적으로 낮에 피로감을 느끼고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수면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그 외에도 머리가 띵한 느낌,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고 아무리 피곤해도 밤에 자려고 누우면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것 모두 불면증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질환이나 유발 요인 없이 단순히 여름철에만 잠깐 불면증을 앓는다면 증상은 금세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수면 부족을 겪는 동안에 우리 몸은 지칠 대로 지치게 된다. 짜증과 신경과민, 심한 피로감을 유발하게 되고 스스로 잠이 부족하다고 느껴 잠에 대한 강박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돼 더욱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경우 만성적인 수면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만성적인 수면 장애는 자율신경계 이상을 일으키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심혈관계 질환, 소화 장애, 두통 등 각종 질환을 발생시키며, 우울이나 불안증을 유발해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을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 되는 이유다. 만약 열대야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기 힘들다면 수면 전문 병원에 내원해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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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꿀잠을 위한 조건
잠을 잘 자기 위해선 최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 잠들기 좋은 적정 온도를 18~20℃라고 하지만 밖의 기온과 차이가 많이 나면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 좋지 않다. 열대야에는 침실 온도를 25℃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밤새도록 냉방 기기를 가동하는 것 또한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잠이 들면 몸 안의 체온이 떨어지는데, 냉방 기기의 차가운 바람을 계속 맞게 되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냉방병이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1시간마다 환기를 하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틀게 되면 적정 습도인 50%보다 더 건조해지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열대야에 냉방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냉방 기기 사용법을 미리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먼저 에어컨은 잠들기 직전에만 잠시 작동하도록 하며 타이머 장치를 이용해 30분 안에 꺼지도록 한다. 선풍기 역시 가급적 끄고 자는 것이 좋지만 너무 덥다면 문을 열어 통풍이 되는 상태에서 1, 2시간 정도만 사용한다. 얼굴이나 몸에 직접 바람을 맞으면 두통이나 체온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을 벽 쪽으로 향하게 해 간접 바람을 쐬도록 한다.

덥다고 이불을 덥지 않거나 잠옷이나 옷을 걸치지 않고 맨몸인 상태에서 잠들면 체온 저하 및 배탈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자다가 땀을 흘리면 흡수가 되지 않아 그대로 맺혀 있게 된다. 이불은 꼭 덮고, 잠옷을 입되 흡습성이 뛰어나고 촉감이 부드러운 소재를 선택하며, 늘 깨끗하고 보송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수면 위생에 신경 쓴다.

여름밤에 즐기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치킨도 숙면을 위해선 자제하는 게 좋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2시간 전에 마쳐야 하며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올 경우엔 야식보단 ‘천연 수면제’ 섭취를 권한다. 멜라토닌의 원료라 할 수 있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우유, 달걀, 두부가 있으며,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는 상추, 과로나 신경성으로 인한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양파, 바나나, 감자 등도 수면을 돕는다.

힘들더라도 생체리듬과 수면 주기 유지를 위해 되도록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잠들도록 한다. 만약 피로가 누적됐다면 늦게 일어나는 것보단 평소보다 일찍 잠드는 것이 낫다. 10~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피로 해소에 좋은 방법이다. 다만 너무 오래 자면 오히려 수면 주기를 깨뜨려 밤에 잠이 오지 않으니 1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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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불면증 예방하는 10계명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라.
2 침실의 조명은 안락하게 하라.
3 낮잠은 되도록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라.
4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단, 운동은 최소 취침 6시간 이전에 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2시간 이내에는 격렬한 운동은 삼가라.
5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 니코틴은 피하라.
6 잠자기 전 음식물 과다 섭취를 피하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하라.
7 찬물보단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8 잠자리에서는 수면과 부부생활을 제외한 다른 일은 하지 마라.
9 스마트폰의 청색광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니 침대에서는 사용하지 마라.
10 20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 독서나 음악 감상과 같은 정적인 활동을 하다가 피곤함이 느껴질 때 다시 누워라. 절대 계속 누워 있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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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이향운 전문의는…
이화여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의학석사, 고려대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이대부속병원에서 신경과 전공의를, 삼성의료원에서 뇌전증과 수면장애 분야의 전임의를 거쳤다. 존스 홉킨스 의대,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와 예일대 의대 신경과 해외 연수 후 현재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이자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으로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도움말 / 이향운(신경과 전문의·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자료 제공 / 이대목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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