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불청객, 방광염 이겨내기
방광염은 방광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쉽게 말해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할 수 있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인데, 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요도가 짧아 세균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 방광염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대장균은 사실 항문 주위에 늘 존재한다. 우리 몸이 건강할 때는 정상적인 몸의 방어 작용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방광 벽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은 세균 분열이 활발히 일어나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증가한다. 또 땀으로 체수분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변으로 내보낼 양은 적어지는데, 소변을 자주 보지 않으면 요도를 통해 세균이 들어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떻게 치료할까?
방광염은 항생제 복용을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하루, 이틀 내에 통증이 완화된다. 여성의 경우 3일 정도, 남성의 경우 7~14일 정도 항생제를 먹는 게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임신 중이거나 당뇨, 신장 질환 등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오래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성관계 후에 방광염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경우 성관계 직후에 바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방광염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
1 꽉 끼는 스키니 진은 자주 입지 마세요! 각선미를 살려주는 스키니 진.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 가뜩이나 덥고 습한 계절에 꽉 조이는 옷을 입으면 통풍이 안 돼 세균 번식이 활발해질 수 있다.
2 물은 자주 마시고 소변은 참지 마세요! 명절 이후 방광염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손님 맞으랴, 전 부치랴 정신없이 바쁜 통에 소변을 참다 보니 이상 신호가 오는 것. “여자는 소변 참으면 안 된다”라는 옛말을 기억하자.
3 크랜베리로 방광 건강 챙기세요! 비타민 C가 풍부한 크랜베리는 인체에 해가 되는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일을 먹는 게 여의치 않다면 비타민 C를 꾸준히 복용하자. 방광 내 소변의 산도를 산성으로 만들어줘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Check List 방광염 자가 체크 리스트
- 평소보다 소변을 지나치게 자주 본다.
- 갑자기 소변을 참기 힘들 정도의 요의를 느낀다.
- 소변볼 때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낀다.
- 배뇨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혈뇨나 혼탁뇨를 본다.
Mini Interview
조금 더 신경써야 하는, 여성 방광 건강
이수익(제너럴닥터의원 네이버사내의원점 원장)
방광염이 여성들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가 요도가 짧기 때문이라고요? 여성의 평균 요도 길이는 약 5cm로 남성의 절반밖에 안 돼요. 보통 세균은 외부로부터 들어가는데, 남성의 경우 10cm 이상의 요도를 타다 보면 방광에 도달하기 전에 소변 줄기에 씻겨 내려가게 되죠. 하지만 여성의 요도는 짧아서 오랜 시간 소변을 보지 않으면 그동안 세균이 방광에까지 침투할 수 있어요.
시기를 놓치면 방광 기능에 손상이 생겨 만성 질환이 될 수도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방광염은 항생제 복용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에요.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항생제 복용 중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만성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만성 방광염은 아주 골치 아픈 질병이에요. 치료해도 계속 재발하기 때문에 완치하기 쉽지 않답니다. 만성 방광염이 ‘신우신염’이라는 신장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요.
신우신염은 어떤 질병인가요? 신장에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것을 말해요. 우리 몸의 비뇨기계는 크게 소변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신장, 그 소변을 방광으로 옮겨주는 요관, 방광에서 몸 밖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로 이뤄져 있어요. 세균이 요도를 역행해 방광에 침투해 방광염을 일으켰다면 요관을 타고 신장으로도 갈 수 있죠. 신장은 체내 수분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이고 혈류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에요.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전신 발열과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어요.
방광염을 피하기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물을 자주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게 좋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면역력이에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받지 않는 건강한 생활은 방광염뿐만 아니라 모든 병을 이길 수 있는 자산이죠.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제공 / Pixabay ■도움말 / 이수익(제너럴닥터의원 네이버사내의원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