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을 시작했어요!”
초경을 시작했다면 기본적으로 자궁 초음파 검사를 받게 된다. 증상에 따라 여성호르몬 검사나 내진, 냉 검사를 같이 시행하기도 한다. 초경을 시작하고 1, 2년 내에는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고 질 출혈이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때 질 출혈을 초경으로 착각해 이후 생리가 없으면 막연히 걱정을 하기도 한다. 초경을 하고 2, 3개월 건너뛰는 것은 무리가 없다. 하지만 3, 4개월이 넘어가거나, 생리가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주기가 지나치게 짧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초경 전후로 1, 2년 동안은 부모의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 초경이 시작되면 2년에 한 번씩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이른 초경, 키가 안 클까봐 걱정이에요”
초경을 시작하는 적정 나이는 만 11~13세다. 키가 많이 자라지 않거나 2차 성징이 없다면 14세까지, 키가 많이 자라면서 2차 성징이 있다면 16세까지 기다려도 무방하다. 통상 8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성조숙증은 특발성(원인 불명)으로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돼 최종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래보다 빠른 2차 성징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이외에도 뇌병변, 난소 종양, 갑상샘 저하증, 외부 호르몬 노출 등에 의해 성조숙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8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거나 이른 시기에 초경을 시작하는 등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분비물이 나오고 가려워요”
질염은 대표적인 여성 질환 중 하나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통풍이 안될 때 생긴다. 가렵더라도 산부인과에 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참다가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유난히 감기에 잘 걸리거나 중이염, 비염을 달고 지내는 아이가 있는 것처럼, 생식기 쪽이 약해 질염에 잘 걸리기도 한다. 질염을 일으키는 잡균류는 혐기성으로 공기가 없는 상황에서 잘 증식한다. 통풍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잘 생기게 된다는 것. 피곤해서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키니 진, 레깅스, 팬티스타킹 등 꽉 끼는 옷을 즐겨 입거나 팬티라이너와 생리대를 오래 사용하는 경우도 염증이 생기기 쉽다. 질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조이는 옷을 피하고 샤워 후에 드라이어로 잘 말려주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생리통이 무척 심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생리통은 여자들이 감내해야 하는 숙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생리통에 시달려도 “엄마도 어렸을 때 그랬어”, “시간이 지나면 좀 괜찮아져”라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 학업에 집중할 수 없다거나 진통제 복용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신체에 무해한 비타민이나 미네랄 치료를 할 수도 있고, 초경이나 생리 양상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생리가 처녀막 등으로 막혀 배출되지 못하고 배 속에 고여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난소 낭종이나 자궁근종, 터너 증후군과 같은 유전성 질환으로 생리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평소 생리통이 전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보다 자궁 내 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정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남자들과 달리 여성들은 자위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경로로 느낌을 깨달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 자위를 하더라도 남자들처럼 사정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쾌감의 지점이 개인마다 다르다. 자위를 하는 여성의 대부분이 죄책감이 시달리는데, 남자아이들의 자위를 인정해주듯 여자아이들의 자위도 자연스럽게 바라봐야 한다. 대부분 여성 자위의 방법은 음핵(클리토리스)을 자극하는 것이다. 허벅지 사이에 힘을 주거나 다리를 꼬거나 손이나 부드러운 이불, 베개 등으로 부드럽게 자극하는 정도로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너무 강한 압력을 주거나, 청결하지 않거나, 긴 손톱이나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외음부에 상처를 내거나 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내진을 하기도 하나요?
성관계를 가지기 전에는 실질적인 내진을 시행하지 않는다. 필요한 경우 복부나 항문초음파를 통해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외음부의 불편감, 질 분비물 증가 등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보호자 및 환자의 허락하에 시행하기도 한다. 질을 통하지 않고 외음부를 살짝 벌려서 보는 것도 내진이라고 부른다. 부끄럽거나 수치스럽다는 느낌 때문에 산부인과 방문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의료진은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실제 진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안전하고 확실한 피임법을 알려주세요!”
한 가지 방법으로는 100% 피임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콘돔과 피임약 2가지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콘돔은 임신 방지와 성병을 예방할 수 있어 사용을 권장한다. 피임약 역시 임신 방지와 함께 생리통을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엄마가 자궁 쪽이 안 좋은데 딸도 그럴 수 있나요?”
불임이나 난임 등 산과적인 부분은 유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 난소암 증후군으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딸에게도 유전이 된다. 그 외에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등도 유전적 요인이 있다. 엄마에게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 딸도 위험인자가 크기 때문에 일찍부터 규칙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예방주사를 맞아도 괜찮을까요?”
한때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발표된 이상 증상과 자궁경부암 백신의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라는 것이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자궁경부암은 발병률이 높은 암 중 하나다. 다른 암과 달리 유력한 위험인자가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밝혀졌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효과적이다. 9~45세의 여성 모두에게 접종할 수 있지만, 성생활과 백신의 지속 효과를 감안해 15~17세에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도움말 / 김주연(산부인과 전문의, 베스트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