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습도 건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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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습도에 민감하다. 쾌적지수와 불쾌지수를 가르는 기준은 온도가 아닌 습도다. 과한 습도는 불쾌감을 줄 뿐만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낮은 습도 역시 호흡기 질환과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이다.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우리 집 습도 건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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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건조주의보 발령!
가을이 되면 바짝 마른 낙엽처럼 건조한 일상이 시작된다. 미스트를 뿌리고 수분 크림을 발라도 그때뿐, 일어날 때마다 메마른 코를 킁킁거리기 일쑤다. 수분은 우리 몸에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머물고 있는 실내에도 필수적이다. 실내 환경에 물을 줘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

전문의 진단
인체에 적절한 습도는 40~60%. 습도가 낮아지면 코와 목, 기관지, 폐 등 호흡기의 방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가 건조한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점막에 적절한 습도가 유지돼야 공기 중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포획하고 밖으로 잘 배출되도록 돕기 때문. 천식의 경우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악화되고 폐렴이나 기관지염, 감기 등 호흡기 질환도 더 잘 걸리게 된다. 눈에도 점막이 있어서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 증상이 오기 쉽다. 피부에도 적절한 습도가 필요한데, 너무 건조하면 피부가 갈라지고 피부염증이나 가려운 증상이 계속된다. 장기적으로 주름이 많아지는 등 피부 노화가 가속화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경우 더욱 심한 소양증을 유발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습도 Up
가장 효과적인 가습기·에어워셔 습도를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가습기 사용이다. 하지만 물을 계속 담아둬야 하는 구조 탓에 장염이나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바실루스균이나 폐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포도상구균, 곰팡이균 등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배양기가 될 수도 있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아침저녁으로 물을 갈아주고 천연 세정제인 소금과 식초를 이용해 세척하는 것이 좋다. 최근 가습기의 단점을 보완한 에어워셔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워셔는 수분 디스크를 적셔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세균 걱정을 덜 수 있다.

무해한 천연 가습기 실내 화분 실내 화분은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한다. 식물은 증·발산에 의해 공기 중의 습도를 올리게 되는데, 증산이란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물 분자가 공기 중으로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증발은 화분 토양 표면으로부터 물 분자가 증발되는 것이다. 이처럼 잎 뒷면으로 물 분자가 빠져나오기 때문에 잎이 넓거나 잎사귀가 많은 식물일수록 가습 효과가 높다. 실내 습도가 낮을수록 이 같은 현상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실내가 건조하다면 식물을 통한 가습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가습 효과가 높은 식물로는 장미, 허브, 마삭줄, 제라늄, 행운목 등이 꼽힌다.

쉽고 간단한 타월 건조 습도를 높이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빨래 건조다. 하지만 빨래가 마르면서 세제 성분이 휘발되기 때문에 유아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피해야 한다. 빨래 건조 대신 수건 여러 장을 물에 적셔 건조시키거나 커다란 샤워 타월을 옷걸이에 걸어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샤워 타월 아래에는 물을 담은 세숫대야를 두어 아침까지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이런 방법이 귀찮다면 커튼을 이용해도 좋다. 가정용 분무기를 이용해 커튼에 물을 뿌리는 것이다. 커튼이 젖을 정도로 촉촉하게 뿌리면 샤워 타월 못지않은 효과를 낸다. 분무기에 아로마 에센셜 오일이나 향수 몇 방울을 넣으면 향긋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인테리어까지 생각한 어항·미니 분수 가습기에 대한 우려가 많아지면서 자연 가습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항과 미니 분수 가습은 실내 장식 효과까지 있어 인기가 높다. 미니 분수의 경우 물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면 별다른 청소가 필요하지 않아 사용이 간편하다. 또 다양한 어종과 수중 식물로 꾸며놓은 어항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자연 학습장이 되기도 해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선호하는 편이다. 이 밖에도 샤워한 뒤 욕실 문을 열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욕실 건조는 물론 욕실의 습기가 실내로 들어와 자연스럽게 습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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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습도주의보 발령!
높은 습도는 낮은 습도보다 더 큰 골칫거리다. 더운 건 참아도 끈적이는 건 참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도한 습도가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같은 온도라도 습도만 잡으면 체감 온도가 2, 3℃ 낮은 것으로 느껴질 정도다. 습도가 높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쾌적한 실내를 망치기도 한다. 습도는 쾌적함과 이처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전문의 진단
습도가 높으면 몸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입맛도 떨어진다. 공기 중 세균이나 곰팡이가 많아져서 음식이 쉽게 상하고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기도 쉽다. 세균성 식중독이라면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고 설사를 심하게 하면 지사제 등 필요한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탈수가 심하면 병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다. 피부 질환의 경우 땀이 차는 환경이 되면 곰팡이균에 의한 무좀, 족부 백선, 완선, 어루러기 등이 발생하고 악화되기도 쉽다. 더위와 습도가 함께 높은 경우 열탈진(일사병)이나 열사병의 위험 역시 높아진다. 더위만으로도 열탈진에 걸릴 수 있지만 습도까지 높으면 더 단시간 내에 열탈진에 빠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습도 Down
가장 확실한 보일러 · 제습기 실내 습도가 60%를 넘으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늘어나기 쉽다. 비가 오거나 공기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눅눅할 때는 제습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습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제습기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 제습기는 가급적 그늘진 곳에서 사용해야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다. 빨래를 말릴 때 제습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선풍기를 함께 켜놓으면 효율이 높아지고 실내 공기도 더 쾌적해진다. 또 방문과 창문을 닫고 사용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 장마에는 에어컨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습도가 30, 4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가을·겨울에는 보일러를 돌려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전천후 역할을 해내는 숯 숯은 가습은 물론 제습 기능까지 갖춘 천연 습도 조절기다. 숯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마이크론 단위의 아주 작은 구멍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미세한 구멍은 뿌리를 통해 흡수한 물과 양분을 각 조직으로 전달하는 통로인데, 어느 하나 막힌 곳 없이 모두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다. 바로 이 다공질 구조 덕분에 습도가 높을 때는 수분을 빨아들이고 건조하면 다시 방출하는 제습·가습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런 숯을 집 안 곳곳에 놓아두면 천연 제습제로 활용할 수 있다.

친환경 제습 소금 · 양초 소금은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어서 습기 많은 곳의 바닥에 놓아두면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드레스룸이나 다용도실처럼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 넣어두면 곰팡이 발생도 막을 수 있다. 수분을 빨아들인 소금은 햇빛에 말리기만 하면 재사용이 가능해 실용적이다. 양초 역시 습도를 잡아주는 좋은 아이템이다. 양초는 습기뿐만 아니라 악취까지 태워 실내 공기를 산뜻하게 만든다. 아로마 향초를 사용하면 방향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거실이나 부엌에서 사용하기 좋다.

맞춤 제습 염화칼슘 · 실리카겔 염화칼슘을 사용해 제습제를 만들 수도 있다. 테이크아웃용 컵에 염화칼슘을 넣고 입구를 부직포로 막으면 시판 제품 못지않은 효과를 발휘한다. 전자제품이나 식품 포장에 들어 있던 실리카겔을 활용해도 좋다. 염화칼슘보다 효과는 크지 않지만 신발장이나 신발 안에 넣기에 안성맞춤이다. 염화칼슘 제습제의 경우 옷장, 이불장, 서랍장, 신발장 등 공간별 1㎡당 1, 2개를 비치하면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계절과 습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 2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주면 된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도움말 / 최민규(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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