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열성 질환 예방 가이드
한편 가을철 열성 질환군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기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가을철 야외 활동 후 평소에 앓던 감기에 비해 심한 고열과 근육통이 지속되고 피부에 발진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1 지난해 8,000여 명이 감염된 쯔쯔가무시병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발병하는 쯔쯔가무시병. 2009년 이후 매년 발병자가 증가했는데, 2013년에는 1만 명 이상의 발병자를 양산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에는 8,130명을 기록해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10월과 12월 사이에 전체 발병자의 93%가 발생했다. 가을철의 대표적 열성 질환인 셈.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 야외에 서식하는 진드기가 사람에게 병원체인 ‘리케치아’를 옮겨 발병한다. 발병자의 35%는 진드기의 숙주 들쥐의 주 서식지인 농촌 지역 주민들이다. 그 외 발병자는 가을철 야외 활동을 즐기던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다. 또 40대 이상 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많이 감염된다.
쯔쯔가무시병에 감염되면 8~11일간의 잠복기를 거친다. 그 후 몸살감기와 비슷한 초기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또 피부 발진과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검은 부스럼 딱지 같은 가피가 생기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동반될 경우 지체 없이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효과적인 예방법은 가을철 야외 활동시 긴 옷을 착용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2 예방접종이 가능한 신증후군출혈열
유행성 출혈열이라고도 불리는 신증후근출혈열은 주로 늦가을에 발생한다. 전체 감염자의 64%가 10~12월에 발생하며 매년 4,000명 내외의 발병자가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344명이 걸렸다. 이 질환은 들쥐의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해 감염된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한탄강 일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어 전남, 충남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 중이다. 체력이 약한 50대 이상 장년층이 감염 고위험군이다.
초기 증상은 오한과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는 독감 증세와 비슷하다. 그러다 점차 심한 고열, 저혈압과 함께 콩팥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전문의에게 적절한 초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콩팥 기능 장애에 따른 요독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가을철 야외 활동이 많을 경우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3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지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100명 이상이 감염된 바 있다. 그러다 2007년을 정점으로 2014년에는 58명의 발병자가 발생해 다소 수그러드는 추세의 가을철 열성 질환이다. 감염 연령대는 체력이 약한 50대 이상이 82%를 차지한다.
발병 원인은 쯔쯔가무시병이나 신증후군출혈열처럼 들이나 야산의 습기 있는 논, 수풀에 서식하는 들쥐로 알려졌다. 들쥐의 배설물이나 그로 인해 오염된 흙, 물에 피부나 점막이 접촉해 균이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여러 내부 장기에 혈관염을 발생시킨다. 감염된 후 5~7일이 지나면 열과 함께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독감으로 착각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열은 떨어지나 눈이 충혈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면서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폐출혈로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객혈을 하며 호흡곤란과 함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은주(객원기자) ■도움말 / 최준용(신촌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