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이 나이가 들수록 여성화돼가는지, 요즘 잔소리도 늘고 드라마에 푹 빠져 밤마다 드라마 삼매경입니다.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여성스럽진 않았는데, 정도가 지나치네요. 어떻게 해야 남성다운 남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세종시, 하○○, 37)
![[부부 고민 해결]드라마광 남편 / 빚 안 갚는 남편 外](http://img.khan.co.kr/lady/201510/20151008134248_1_boubou.jpg)
[부부 고민 해결]드라마광 남편 / 빚 안 갚는 남편 外
TV를 보는 것은 복잡하고 힘든 일로부터 도피하려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스토리에 빠져 충격적인 일을 잊고 싶거나 희로애락을 다룬 스토리에 공감하다 보니 전에 없이 드라마에 열광하면서 보는 것이겠지요. 부인이 잘해주시고 문제가 해결될 만한 시간(짧으면 1개월, 길면 6개월에서 1년까지)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남편으로 돌아오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현재의 상태가 이어진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Q 빚이 있어도 갚을 생각을 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답답합니다. 자동차 범칙금도 갚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 벌금보다 더 비싼 연체료를 내기 일쑤입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원래 경제관념이 무딘 사람이라 평생 고생을 했는데 나이 들어도 고쳐지지 않네요. 안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저만 속앓이를 하네요. (서울 마포구, 박○○, 60)
김선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은 사람은 없지요. 잘못했더라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범칙금의 경우에도 대부분 운이 없어 걸렸다고 생각하지, 자신이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을 심리적인 기전으로 부정(Denial)이라 하지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니 일단 부정(난 안 했어)부터 하고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머릿속에서 자신이 실수한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반면 상대방의 잘못은 오래도록 기억이 나는 것입니다.
남편은 이런 경향이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강한 듯합니다. 대개 완벽주의여서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 어려서 실수에 대해 용서받기보다는 크게 혼이 난 경험이 있거나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분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남편의 실수를 용납하고 받아들여주세요. 교통 위반을 했다면 아무 얘기도 안 할 테니 먼저 알려달라고 하세요. 빚도 마찬가지고요. 자신의 실수가 용납될 수 있다는 사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일이 지나기 전에 부인이 기억했다가 남편 스스로 범칙금, 빚을 갚도록 해주세요. 몇 번 반복해서 익숙해지면 남편의 문제는 점차 해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결혼 12년 차 부부입니다. 최근 들어 남편을 대할 때마다 벽을 보고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퇴근해서 집에 오면 만사 귀찮아하며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도무지 입을 열지 않고 야구 중계방송만 봅니다. ‘회사에서 힘들었겠지’ 하고 이해하면서도 무척 답답해요. 이런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북 군산시, 최○○, 41)
김숙기 과거에는 대화를 잘했는데 최근 들어 태도의 변화가 생겼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파악해야 합니다. ‘직장에서 힘들어서 그렇겠지’라는 생각은 남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남편이 나와 대화를 안 하는 것은 남편의 문제’라고 믿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힘든 것과 집에서 대화를 안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은 ‘남편이 왜 나와 대화를 하지 않는 걸까?’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야 합니다. 두 분의 소통에 적신호가 온 것입니다.
그동안 남편과 대화할 때 자신의 태도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조심스럽고도 진지하게 ‘당신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라는 뜻을 문자메시지나 편지 등으로 먼저 전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평소에 비난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마음가짐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Q 아직 시월드가 낯설기만 한 결혼 8개월 차 새댁입니다. 아주버님이 계신데 고맙게도 저와 친해지려고 노력하시고 많이 챙겨주세요. 그런데 각종 SNS에 저와 맞팔, 친구 신청을 끊임없이 하십니다. 전 시댁에 제 사적인 영역이 너무 노출되는 게 내키지 않아 수락을 하지 않고 있는데, 서운하다고 하시네요. 시댁 식구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은데, 이런 경우 어찌 해야 할지 난감해요. (대구 북구, 황○○, 32)
김숙기 여자들은 대부분 시월드에 대한 부담을 갖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주버님이 잘 챙겨주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고자 관심을 갖는다면 거절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비밀스럽고 사적이며 조심스러운 부분은 별도로 관리하고,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에는 오픈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영역으로만 관리해나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너무 빨리 가까워지려고 하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상대방의 호의적인 맞팔, 친구 신청을 모른 척하는 것 또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혼은 연애와 달리 필요한 것만 쏙 빼올 수 없는 복합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호의적인 관심은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두 사람의 신혼생활을 누리면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바랍니다.
Q 나이 마흔둘에 여섯 살 딸아이를 둔 직장 맘이에요. 요즘 직장생활도 슬럼프인 것 같고 심한 우울증에 빠진 느낌입니다. 몸도 마르고 약한 편이어서 그런지 직장도 육아도 가정생활도 모두 버겁고 힘들다는 생각만 듭니다. 좋은 남편을 두었지만 괜히 밉고요. 뭘 해도 의미 없고 재미가 없네요. 무슨 병에 걸린 걸까요? 고민이 많습니다. (경기 용인시 전○○, 42)
이정희 오랜 기간 직장생활과, 육아, 가사 등을 병행해오면서 많이 지쳐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흔이 넘어 중년기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약화될 수 있는 시기인데, 워낙 체력이 좋지 못하셨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더욱 버거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독자분의 나이에 비해 자녀의 나이가 어려 유아기에 속하기 때문에 엄마의 손길과 돌봄이 아직도 많이 필요해서 육아로 인한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맡은 역할들을 감당하다 보면 신체적·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무기력감과 우울감 등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겪는 환경적인 어려움에 대해 인식하고 ‘힘들 수 있구나!’라고 인정한 다음 자신에게 ‘지금까지 열심히 잘 살아왔어’라고 격려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신체적 건강 역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또 성격적 특성을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즉, 일을 완벽하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있는지, 틀리거나 실수하는 것을 못 견디는지,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해서 타인의 요구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심리검사나 심리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Q 얼마 전 아이를 출산하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됐습니다. 여덟 살, 네 살 그리고 이제 막 태어난 막내까지 다둥이 가족이에요. 터울이 있어서 조금 수월할까 싶었는데 더 힘드네요. 제가 잘해낼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골고루 애정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다둥이 엄마가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는 요령이 있을까요? (서울 성북구, 이○○, 36)
이정희 초저출산국인 대한민국에서 3명의 자녀를 낳아 양육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칭찬과 격려를 보내드립니다. 세 자녀를 키우기로 결정하고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면서 자녀 양육에 애 쓰실 모습을 생각하니 더욱 응원을 해드리고 싶네요. 다둥이 엄마에게 필요한 자녀 양육에 대한 조언을 해드리자면, 우선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격려해주세요. 다음으로는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서의 역할을 모두 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마세요. 사람은 신체적·정신적 에너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역할을 다 잘 수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걸 다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으로 인해 부담감과 긴장감, 불안감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습니다.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세요. 남편과 아이들 먼저 챙기다 보면 정작 주부들은 자신의 몸을 돌볼 새도 없이 점점 더 지쳐가게 마련입니다. 자신이 건강해야 자녀들에게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은 적극적으로 남편에게 이해를 구하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힘든 것을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상황을 알려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에 혼자 힘들어 하지 마시고 남편에게 적극적으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고민 상담 접수는…
「레이디경향」 애독자 엽서, 이메일(ladykh@khan.kr), 공식 블로그(ladykh.khan.kr) [고민 해결 방]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고민을 접수합니다. 이메일로 보내실 때는 제목에 [고민 상담]이라고 적어주세요.
Profile 김선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LPJ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답변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주부들이 모르는 남성 심리까지 꿰뚫어본다.
Profile 김숙기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성격차이부터 고부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대한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준다.
Profile 이정희는…
행복연구소 해피언스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이 때로는 엄마같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Profile 윤희권은…
YOON’S FPG 대표. 개인 재무 컨설팅을 비롯해 기업 강연, 퇴직연금 전문가 양성 교육, 재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과 개인 재무부터 은퇴, 증여, 상속, 가정 재무 상담까지 상세하게 재무 설계를 조언한다.
■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