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대소변을 가리거나 밤에 혼자 일어나 소변을 볼 수 있을 때 잠자리 독립을 시작해도 좋다고 말한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는 좋지 않다. 독립을 위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설명하고 연습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그 시기를 택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아이를 끌어안고 자는 일은 부모로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일 중 하나다. 때문에 잠자리 독립을 시킬 때 부모 역시 섭섭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잠자리 독립을 결정하기에 앞서 부모도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고 확신을 갖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는 한두 달 정도면 적당하다. 적응하는 동안에는 낮 시간에 아이를 더 자주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도록 노력한다. 부모와 함께 자던 아이는 접촉과 포옹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혼자 자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이런 자극을 그리워하게 된다. 낮 시간에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특히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잠자리 문제는 그 어떤 육아 문제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자지 않으면 부모도 잘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가 부모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의 수면 습관은 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지만 깨어 있는 모든 순간에도 작용을 한다. 수면의 질이 낮거나 부족하면 산만하거나 분노 조절에 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성장과 건강, 학습 등 거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더 큰 문제는 아이 때문에 엄마, 아빠까지 함께 멍한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수면 장애에 빠진 아이를 돌보는 부모는 만성피로 증상을 보이며 낮에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매사에 툴툴거리고 말을 안 듣는 아이가 툭하면 화를 내는 부모 밑에서 자라게 되는 것이다. 결국 가족 모두가 괴로워진다. 아이에게 어떤 잠자리를 갖게 하느냐는 것은 가족 모두와 깊은 연관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잠자리 독립을 위한 필수 교본
Step 1 독립을 위한 특별한 계기 만들기
부모와 떨어져 혼자 자기 전에 특별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이사하면서 아이의 방을 마련해준다거나 새 침대나 책상 등이 들어올 때를 시작점으로 잡는 것이 수월하다. 독립성에 대해 설명하고 따로 자는 것에 대해 긍지를 갖게 하면 아이는 혼자 자는 것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고 어른스러워질 수도 있다. 자아 발달을 위해서라도 보통 서너 살 이후에는 따로 재우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늦어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와 떨어져 자는 것을 계기로 자신의 방 정리를 스스로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사람의 방에 드나들 때는 반드시 노크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어릴 때 습관과 훈련이 돼 있어야 남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Step 2 잠자리 재정비하기
혼자 자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신의 잠자리를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잠자리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아이의 침실에서 벌을 주거나 야단치는 일을 삼간다. 행복하고 열린 장소라는 느낌을 주도록 꾸미는 한편 노는 곳과 자는 곳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침대 가까운 곳에 장난감과 인형이 널려 있으면 아이는 잠드는 데 집중할 수 없다. 아이 방은 대개 침실과 놀이방을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쪽 구석에 침대를 놓고 놀이 공간과 잠자리를 분리한다. 잠자리 공간에는 인형과 잘 때 읽을 책 몇 권, 스탠드 이외에 다른 것은 두지 않는다. 공간 분리가 여의치 않다면 천장에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을 설치해 물리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 함께 공간의 배치를 계획하고 커튼을 고르거나 칸막이를 무엇으로 할지 의논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는 공간에 애정을 갖게 되고 그곳을 자신이 자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Step 3 분리불안에 대처하기
잠들기 전부터 떼를 쓰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분리불안에서 기인한다. 부모와 떨어진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 부모와 계속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은 욕구, 또 밤과 어둠에 대한 걱정 등이 잠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표현된다. 분리불안은 아이와 부모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의미다. 부모의 존재에 기쁨과 안정을 느낀다는 증거인 것이다. 다만 엄마가 곁에서 사라져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때문에 본능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존재인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적인 연습을 통하면 엄마와 밤에 떨어져도 아침이면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분리불안을 겪는 동안 부모가 심리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해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분리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잠자리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잠자리 친구란 부모 대신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물건으로 잠들거나 한밤중에 깼을 때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은 잠자리 친구를 현실로 생각하고 혼자라는 느낌을 떨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몇 가지 대상을 머리맡에 놓아주도록 한다. 잠자리 친구로 알맞은 것은 아이가 다루기 쉬울 정도로 작고 안기에 편한 것이 좋다. 부드러운 장난감이나 작은 담요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준다. 눈을 크게 뜨고 있는 플라스틱 인형보다는 순한 눈매의 보드라운 털을 가진 곰 인형이 더 편한 느낌을 준다.
Step 4 취침 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
요즘 아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수면 시간이 늦어지고 짧아졌다는 것이다. TV나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아서 저녁 9시면 잠을 자는 게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10시 이전에 잠드는 아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자게 되면 대부분 어른들의 취침 시간에 맞춰지게 된다. 밤 10~11시까지 깨어 있는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것처럼 보여도 과열된 상태로 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보채거나 과잉 행동을 보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부모는 아이가 자야 하는 시간을 취침 시간으로 정하고 아이도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잠자리 독립에서 쉽게 간과하는 것 중 하나가 수면의 질이다. 어른들의 경우 8시간의 수면이면 충분하지만, 아동기에는 10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한다. 이렇게 수면 사이클이 다를 때는 잠자리를 분리하는 것이 서로의 숙면을 위해 좋다.
Step 5 잠들기 전에 준비 과정 만들기
아이들은 일관된 일상에서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넓고 새로운 것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쉽게 압도당한다. 이때 어떤 기준이 항상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면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이를 쉽게 받아들인다. 아이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하면 잠들기 전 준비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잠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준비 과정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양치를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는 것,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준비 과정으로 좋은 예시가 된다. 책이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지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장 평화롭고 즐거운 방법이다.
Step 6 격려하기
아이가 깨서 안방으로 오거나 깼을 때 조용하고 편안한 말투로 “엄마는 너를 사랑해. 코 자고, 좋은 꿈꾸자”라는 식으로 말하고 다독여준다. 입을 맞추고 안아주고 등을 쓸어줘도 좋다. 필요하다면 잠들 때까지 곁에 눕거나 앉아 있어도 좋다. 되도록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불도 켜지 말고, 반복적으로 들려줄 말을 준비하도록 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하루에 열 번도 더 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아이가 잠에서 깨거나 안방으로 찾아오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잠자리 독립을 위한 체크 포인트
1 현재 엄마, 아빠, 아이가 모두 잘 자고 있는가?
2 현재의 잠자리 형태에 만족하는가?
3 위의 질문에 엄마와 아빠의 대답이 똑같은가?
4 6개월이나 1년 뒤에도 현재의 잠자리 형태를 유지할 것인가?
5 아이와 함께 자는 것이 부부관계에 방해가 되는가?
6 현재 아이의 생활에 걱정거리나 스트레스가 될 만한 문제가 있는가?
7 단계적으로 부드럽게 변화를 유도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는가?
8 아이가 자기 방에서 혼자서 잔다면 서운하고 슬픈 감정이 드는가?
(5개 이상: 아이와 좀 더 함께하세요. 3개 이하: 가족 간의 의견 조율이 필요합니다. 2개 이하: 잠자리 독립을 시작하세요.)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아이가 모르는 부모의 이불 속 사정
우리나라 부부의 섹스에는 3가지 걸림돌이 있다. 고부갈등과 직업 그리고 자녀다. 자녀의 존재는 섹스를 해야 하는 부부에게 불가피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수시로 부부의 침실로 뛰어들며 문만 잠가도 “왜 문을 잠갔어?”라고 캐묻고 계속 두드리는 아이들. 부부가 한 방에 있으면 “엄마, 아빠 뭐 해?” 하고 불시에 끼어드는 게 아이들이다. 실제로 3, 4세의 아이들은 자는 척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오줌이 마려워 깼다가 우연히 부모의 비밀을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아이들은 부모가 싸움이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놀라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부들은 섹스에 몰두하지 못한다.
또 전업주부든 맞벌이 주부든 성적으로 가장 왕성해야 할 시기에 집안 살림과 육아, 자녀 교육을 전담하기 때문에 몸이 고단하고 스트레스가 많다. 피곤한데다 아이들을 의식하며 해야 하는 섹스는 몰입이 되지 않아 즐겁지 않다. 육아에서 벗어나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입학과 사춘기의 중학교,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시기 등 산 넘어 산이 버티고 있다. 아이의 시험에 방해될까 봐 부부관계를 멀리한다는 푸념도 심심찮게 들린다. 입시 제도가 부모의 잠자리마저 막는 것이다. 성욕은 사랑받고 싶은 본능과 연결되기 때문에 눌려 있으면 언젠가는 터진다. 이런 문제에도 잘 사는 부부들은 걸림돌이 없는 게 아니라 그것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부부들이다. 잠자리 독립은 넓은 의미에서 아이의 성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도 하다.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전문가 Talk_성욕 저하증은 여성의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로 부부 섹스리스의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권태기이거나 성생활이 매너리즘에 빠진 경우도 있습니다. 갱년기 호르몬 분비 감소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우울증 등 각종 심신 질환의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체적인 문제 외에도 부부갈등이 핵심인 경우도 많습니다. 고부갈등이나 경제적인 문제도 성욕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장기적으로 반복되는 상태에서 아내의 불만과 분노가 해소되지 못하면 부부관계를 거부하게 됩니다. 몸이 아파서, 피곤해서 등등의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부부 사이의 불만과 분노를 표현하는 일종의 파업일 수 있습니다. 갈등이 깊어지면 ‘이런 대접 받을 바에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라는 식의 보복성 섹스리스도 나타납니다. 아내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대화를 통해 알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고민 2 아이의 잠자리 독립에 성공한 부부입니다. 아침 식사 시간에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문 잠긴 엄마, 아빠의 방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요?
전문가 Talk_ “엄마, 아빠, 방문 잠그고 뭐 했어?”라고 묻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엄마와 아빠 사이에는 아름다운 비밀이 있고, 그 사랑의 결실로 네가 태어났다고 가르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엄마, 아빠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은근한 암시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성의 고귀함을 가르치는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암시로 끝나야 합니다. 직접적인 설명이나 묘사는 부부와 자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민 3 아들 녀석과 함께 자는 것이 무척 행복하고 좋습니다. 아직 일곱 살이라 결혼하기 전까지 엄마와 함께 자고 싶다고 장난처럼 말하는데, 잠자리 독립이 늦으면 문제가 있을까요?
전문가 Talk_ 성장기에 적절한 독립성이나 주체성을 갖지 못하면 인간관계의 기술을 체득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관계 중 가장 강렬한 관계인 성생활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성인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어른아이’들을 가리켜 ‘피터팬 증후군’이라 하는데, 이들은 무책임, 불안, 자기애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집니다. 그중 하나가 성 역할의 갈등입니다. 아들은 어머니로부터 벗어나지 못해 이성 관계에서 주도적이거나 동등한 역할을 기피하고 상대 여성으로부터 모성을 갈구합니다. 하지만 상대 여성에게서 어머니를 느끼기 때문에 성욕 저하, 발기부전의 성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기능 자체의 문제보다 심리적인 장애를 겪게 되는 것이죠. 심각한 마마보이의 심리를 분석하면 부모가 침대에서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무의식적 불안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민 4 돌쟁이 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수유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안방에서 자는데, 아이가 잠들면 남편이 부부관계를 요구합니다. 아이가 옆에 있어서 흥분이 되지 않고 괴롭기만 합니다.
전문가 Talk_ 아이가 부모의 성행위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동은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섹스는 아이에게 아버지의 폭력성을 느끼게 만듭니다. 남성이 공격적인 가해자로, 여성이 수동적인 피해자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공격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폭력성이나 혐오감을 인지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성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와 성 기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잠든 아이를 내려놓고 침대 위에서 성행위를 하는 것도 원초적 장면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아이에게도 좋지 않고 부부에게도 성적으로 흥분하는 데 방해 요소가 될 뿐입니다. 이럴 때는 부부를 위해서라도 다른 방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잠자리 독립
“섹스는 부부 사이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입니다”
강동우 박사(성의학 전문가, 강동우에스병원 원장)
Q 의학적으로 섹스리스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심신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1년에 10회 미만, 한 달에 1회 미만에 속하면 섹스리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섹스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둘 사이에 감정적인 문제가 없을 때 원활히 이뤄지기 때문에 섹스리스는 부부 사이의 위험 신호이며, 심신의 위험 신호이기도 합니다.
Q 아이들의 잠자리 독립이 언제쯤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요?
대소변을 가릴 수 있게 되는 3, 4세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아정신과 측면에서도 아이를 끼고 자는 건 독립성 확보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아이는 엄마의 존재를 밖에서도 찾기 때문에 또래 관계에서도 리더가 되지 못하고 수동적인 경향을 보입니다. 아이가 더 어릴 때도 안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자기보다 아이의 방에 엄마, 아빠가 가서 자는 것이 후에 잠자리 독립을 시도할 때 더 수월한 측면이 있습니다. 부모들은 혼자 자는 아이에 대해 걱정하지만 아이는 독립성을 재미있어 하기도 합니다. ‘함께 자다가 나오기→아이가 잠들면 나오기→책 읽어주고 나오기’ 식으로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 아이가 어느 순간 “엄마, 책 다 읽으면 나가도 돼”라고 먼저 말하기도 합니다.
Q 출산과 육아로 남녀의 성 사이클이 달라 부부관계에 트러블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조언을 해주신다면?
성의학 전문가의 입장에서 임신과 출산은 부부 사이의 위험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프로락틴 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유즙 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상승하면 성욕이 줄고 성기 조직이 위축돼 분비 저하 및 성교통을 일으킵니다. 아이 키우는 데 전념하라는 자연의 섭리인 셈입니다. 이 시기의 여자는 몸매의 변화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남자는 아내에게서 엄마의 모습이 겹쳐 성욕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유를 끝낸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부부관계를 재정립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흔히 여성을 뚝배기에, 남성을 양은냄비에 비유하는데, 둘의 끓는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전희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 중 한 그룹의 부부에게는 5분 스킨십 후에 다른 그룹의 부부에게는 21분 스킨십 후에 부부관계를 맺도록 했는데 후자의 만족도가 3배나 컸다고 합니다. 전희는 오랜만의 관계라면 더더욱 필요한 과정입니다.
Q 아이와 함께 잘 때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부부관계 침해는 물론 정서적인 과보호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안전의 문제가 우려됩니다. 실제 통계로도 영·유아 사망 원인의 1위가 압사로 조사됐습니다. 압사를 당하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싶지만, 실제로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어릴 때 부모가 따로 떨어져 자는 것에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베이비 모니터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어린아이도 빈틈없이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부모도 숙면을 취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베이비 모니터는 아이의 행동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든 유아용 CCTV다. 야간에는 적외선으로 변환시켜 수면 중인 아이의 동태를 모니터로 확인할 수도 있고, 일정 데시벨 이상의 소리가 나면 부모에게 경보음이 전달된다. 최근에는 아이의 심박수, 체온까지 확인해 알려주는 베이비 모니터도 개발됐다.
Q 섹스가 부부에게 중요한 이유는?
섹스는 친밀감의 상징입니다. 성기능의 문제나 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 섹스리스가 되기 때문에 건강과 부부 사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됩니다. 성생활에 금이 가면 부부의 인간관계도 곪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부부관계가 소원해지면 아내는 자녀들과 더욱 밀착되고 이로 인해 남편은 가정에서 고립되기도 합니다. 섹스리스로 살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심리적 거리감과 공허감에 빠지게 됩니다. 나이가 들고 몸이 녹슬면서 섹스리스를 더욱 재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죠. 성생활을 활발히 하는 부부가 남녀 모두 더 오래 살고 건강하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Q 성의학 클리닉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요?
섹스리스가 부부의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다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섹스리스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성 문제나 성기능 장애는 심리적인 원인과 기질적인 원인을 따로 분리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접근 방식도 성기능과 관련된 정신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분비과, 부부 치료 등 통합적인 접근과 의료 체계가 필요합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 이소현,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강동우(강동우에스병원 원장), 이성아(자람가족학교 대표이사) ■참고 서적 / 「발칙한 동상이몽」(강동우·백혜경 저, 동양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