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꼼짝 마! 화학적 거세에 '주사용 피임제' 쓴다

우리는 피임을 모른다

성범죄자 꼼짝 마! 화학적 거세에 '주사용 피임제' 쓴다

김선형 | 건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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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용 피임제 데포-프로베라.

주사용 피임제 데포-프로베라.

주사용 피임제는 한 번 맞으면 3개월 동안 피임 효과가 지속된다. 보통 여성의 팔이나 둔부·허벅지에 맞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주사제로 데포-프로베라(Depo-Provera®)인 DMPA(Depot Medroxyprogesterone Acetate)가 있다. 이는 프로게스틴이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경관 점액을 끈끈하게 해서 정자가 통과하기 어렵게 하는 원리를 지닌다. 데포-프로베라는 남성에게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차단하는 효과로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대체요법에 사용되기도 하며, 미국에서는 화학적 거세를 위해 성범죄자에게 사용하는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화학적 거세, 즉 화학적 약물치료는 아동 성범죄자와 같은 상습 성범죄자들에게 가해지는 의학적 제재를 말한다.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는 1929년 덴마크가 최초로 시도했고, 이후 많은 유럽 국가가 수십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우리나라 법률에서는 ‘성충동 약물치료’로 정의하고 있다.

물리적 거세가 외과적인 수술로 고환을 제거하는 것인 데 반해 화학적 거세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킨다. 스테로이드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고환을 거쳐 분비되며, 생식기관 발육을 촉진해 정자를 생성한다. 근육을 발달시키고 수염이 나도록 하는 등 남성의 2차 성징을 발현시킨다. 부족할 경우 성욕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화학적 거세는 호르몬제를 투입해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낮춰 성적 충동을 줄인다.

MPA(Medroxyprogesterone Acetate)는 합성 프로게스틴으로서 ‘데포-프로베라’라고 알려져 있다. 원래는 여성 피임약으로 개발된 호르몬제이지만 남성에게 주사하면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 성욕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다. 1966년 미국에서 한 정신과 의사(Jone Money)가 최초로 사용해 성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시도했고,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루이지애나, 몬태나, 위스콘신, 조지아, 플로리다, 콜로라도 등 10여개 주에서 화학적 거세가 실시되고 있다. 현재는 남성 성범죄자의 성적 공상이나 성충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되며, 캐나다에서는 같은 원리를 가진 CPA(Cyproterone Acetate)라는 호르몬제를 사용한다.

물리적 거세는 과거에 미국의 일부 주나 유럽의 몇몇 국가들에서 시행됐으나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신체 훼손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점차 사라졌다. 물리적 거세를 해도 이전과 같은 성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 재범이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성욕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물치료인 화학적 거세가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화학적 거세의 효과는 약물 투여 기간에만 발생한다.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형법 제645조를 살펴보면 ‘재범 이상의 모든 성범죄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강제로 적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가석방의 조건으로도 화학적 거세가 명시돼 있다. 화학적 거세는 미국 교정국이 교도소위원회에 치료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할 때까지 이어진다. 즉 당사자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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