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잇단 사망 '백신 불안감' 고조

독감백신 접종 후 잇단 사망 '백신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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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과에서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꺼내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과에서 간호사가 독감 백신을 꺼내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을 한 뒤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오후 5시 현재, 대구에 거주하는 남성 A(78)씨와 경기도 2명 등 인천, 전북 고창, 대전, 제주에 이어 전국 9번째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

A씨가 접종한 백신은 질병관리청이 어르신 무료 접종을 위해 공급한 백신이다. 유통경로에서 상온 노출이나 백색입자가 검출된 제품이 아니었다. A씨는 파킨슨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사고가 속출하면서 일선 보건소와 병·의원에는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 이비인후과 의원 원장은 “무료접종 백신의 업체 이름을 묻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무료 접종 백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중학생을 둔 학부모 권모씨(48)는 “아이들이 지금까지 독감백신을 맞지 않았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했는데 독감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이어져 무섭다”고 말했다.

맘카페와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아이들이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무료 접종하신 분들 괜찮냐’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사망한 인천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접종했던 병원에서 같은 날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32명) 모두 이상 반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인천 건과 관련해서는 백신 접종 후 사망까지의 시간,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 중 중증 이상 반응이 없었던 점,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직은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유료백신과 무료백신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현재 질병청을 중심으로 해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백신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으며 주의사항을 잘 지켜 접종하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영미 서울대 의대 글로벌감염병센터 자문위원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 백신을 맞지 않아 발생하는 사망 사례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많다”며 “취약계층일수록 더 맞아야 한다. 가장 우선순위는 임신부, 그 다음은 노인과 어린이 등이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지금까지 독감 예방접종 후 바로 사망한 경우는 보고된 적 없다”며 “어떤 약이든 백신이든 100% 안전한 것은 없지만, 독감 백신은 1945년에 나와 70년이 넘었다. 예방접종 후 사망 케이스가 그렇게 많았다면 지금까지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정부 인플루엔자 접종 사업은 유통 이슈로 사업을 일시 중단했으나 안정성을 검증하고 13일부터 대상자별로 순차적으로 재개한 바 있다. 20일 현재 국가예방접종 등록건수는 830만 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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