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난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 난임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6년 21만9110명에서 2020년 22만8382명으로 4.2% 증가했다.
난임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자궁내막증을 비롯한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자궁난소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위치해야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나 난관, 자궁경부, 자궁 외 등 자궁 이외 기관에 유착해 증식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성호르몬 불균형, 면역기능저하, 생리혈 역류, 유전적요인, 난포호르몬 과다분비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통과 골반통이나, 자궁내막증이 폐로 이동하면 월경을 객혈하듯 하는 경우(월경성 객혈)도 발생한다. 또 자궁내막증이 방광이나 요관에 발병해 이들 기관을 압박하면 배뇨통증과 배뇨장애가 생길 수 있다. 두통, 메쓰꺼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은 특히 임신과 출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자궁내막증 환자의 약 30~40%가 난임을 겪고, 원인 불명의 난임을 진단받은 여성의 대부분에서 자궁내막증이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다.
자궁내막 조직이 나팔관 주변에 유착돼 증식하면 수정장애, 난소에 유착되면 배란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자궁내막 조직이 배란 시 난소 안쪽에 들어가 종양을 형성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은 예방이 어려운 질환이므로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는 크게 약물과 수술 요법으로 나뉜다.
호르몬 약물치료는 자궁내막증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구용 복합 호르몬제, 프로게스테론 제제, 게스트리논,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 작용제 등을 통해 에스트로겐의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자궁내막증 조직의 위축을 유도하고 자극에 뒤따른 출혈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비호르몬 약물치료는 주로 통증에 대한 보조적 요법으로 항염증제, 사이토카인 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월경통과 골반통 등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난소낭종 파열 등 급성 증상이 나타나면 복강경을 통해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자궁내막증 치료 시기를 놓쳐 이미 난소와 자궁 등이 많이 약해졌다면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 후 현재 상황에 맞는 치료 및 임신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자궁내막증을 비롯한 자궁난소질환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료 예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