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30대 직장인 A씨는 근무 중 이상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생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갈색 출혈이 비쳐서다. 최근 부정출혈이 반복되자 A씨는 혹시 자궁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상 생리와 부정출혈은 어떻게 다를까?
부정출혈이란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A씨처럼 생리가 끝난 뒤 다시 출혈을 보이거나, 생리 후에도 갈색 분비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모두 부정출혈이다. 그러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편이라면 생리와 부정출혈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때 혈흔의 색과 양 등을 살펴보면 구분에 도움이 된다.
검붉은색, 선홍빛을 띠고 양이 많다가 적어지는 생리와는 달리 부정출혈은 연한 갈색이나 분홍색일 때가 많으며, 출혈의 패턴도 불규칙적이다. 정상 생리는 생리전증후군(PMS), 생리통, 유방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부정출혈은 증상 없이 나타난다. 자궁질환에 의한 부정출혈의 경우 통증 등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부정출혈의 원인은 크게 기능성과 기질성으로 나뉜다.
‘기능성 자궁출혈’은 과로, 무리한 다이어트, 약물 복용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생기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시적인 출혈이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휴식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출혈 자체로 자궁 건강이 약해져 있음을 뜻하므로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질성 자궁출혈’은 자궁·난소질환에 의한 출혈이다. 갑자기 생리통이 심해지고 부쩍 늘어난 생리량과 큰 덩어리혈이 쏟아지는 등 증상이 동반된다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민트병원 기경도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은 “현대 여성들이 스트레스와 불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빈번하게 겪는 부정출혈은 자궁 건강의 적신호일 수 있다”며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난소종양 등 질환의 원인으로 발생한 출혈일 수 있으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인질환 중 하나인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가장 흔한 질환으로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주로 빈혈, 부정출혈, 생리통, 빈뇨,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의 근육층에 파고들어 증식하는 질환으로 자궁이 임신한 것처럼 커지며 극심한 생리통과 생리과다, 빈혈, 골반통 등이 동반된다.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은 진단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자궁보존 치료로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자궁보존 치료로 로봇 수술과 복강경 수술, 자궁경 수술, 자궁동맥 색전술, MR하이푸가 있는데 몇 년 이내에 임신을 고려한다면 복강경, 로봇 수술처럼 최소침습 수술이 가장 권장된다.
만약 가임기가 아닌 폐경기 이후 부정출혈이 나타났다면 자궁내막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 벽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주로 폐경에 이른 50대 이상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김하정 원장은 “폐경기에 접어들어 1년 이상 생리가 없으면 완경 단계로 볼 수 있는데, 이 단계에서 출혈이 나타나면 자궁내막의 이상일 수 있다”며 “폐경기 후 질출혈은 꼭 암이 아닌 다른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볍게 넘기지 말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