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서 종이컵까지 널리 쓰이는,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다고 하여 일명 ‘좀비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어린이와 젊은 성인의 대사를 방해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환경보건학연구소(NIES) 학술저널 ‘환경보건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22일(현지 시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PFAS에 노출되어 대사 방해가 일어나면 발달장애, 심혈관 질환, 암 및 당뇨병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논문 저자는 특히 해당 독성의 노출은 주요 신체 발달 단계를 거치는 어린이부터 청소년이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단계는 성인이 되어 비로소 나타나는 심각한 질병의 뿌리를 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PFAS는 이미 갑상선 질환, 고환암 및 신장암과 같은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입증된 독성 물질이다.
해당 연구진은 PFAS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물학적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미국 청소년 440여 명의 혈액을 표본 채취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98%) 표본에는 화학 물질 PFOS, PFHxS, PFHpS, PFOA 및 PFNA를 포함한 PFAS가 혼합되어 있었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PFAS 노출은 신체가 지질과 아미노산(각 지방과 단백질 구성요소)을 대사하는 방식과 갑상선 호로몬 수치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갑상선 호르몬의 변화는 사춘기 동안 발달을 방해할 수 있으며 향후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및 암 발생 위험도 높일 수 있다”라며 “PFAS 사용을 완화하려는 정책 책임자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PFAS는 온도와 부식에 대한 안정성과 내구성 등 우수한 화학적 특성 때문에 식품 용기부터 방수 의류, 자동차, 의료장비, 왁스, 페인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일부 나라에서는 환경을 오염시키고 장기적으로 인체에 축적되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을 줄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