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운동, 텔로미어 짧아져 노화 부르나?
“운동 너무 해도 늙어….”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해 저녁마다 러닝을 즐기는 회사원 A씨가 운동하러 갈 때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잔소리다. 사실일까? 의학 학술회 ARMS는 ‘텔로미어’와 ‘활성산소’에 초점을 맞췄다. 텔로미어는 DNA 서열 중 하나로 세포가 분열할 때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세포는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 우리를 늙게 할까?
텔로미어란?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에 있는 반복적인 DNA 서열로,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의 유전 정보를 보호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반복될수록 점차 짧아지며, 결국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더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나 세포 사멸로 이어진다.
과도한 운동이 텔로미어 길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다소 혼재되어 있다. 한 연구는 적절한 수준의 운동은 항산화 방어 기전을 강화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텔로미어의 길이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나 중강도 운동은 텔로미어를 보호하고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누군가는 과도한 고강도 운동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 시켜 텔로미어를 짧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같은 극한의 운동이나 지속적인 훈련 상태는 텔로미어를 단축시키고, 조기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한 주장이 담긴 연구는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ARMS는 여러 논문을 비교하며 검토했다. 대규모 표본 크기를 토대로 실험을 진행한 연구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한다. 단 500명 이상의 표본 크기를 토대로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논문 7개 중 5개가 운동이 텔로미어 길이 연장과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활성산소는 어떨까?
운동 시 발생하는 해로운 물질로 흔히 알려진 활성산소(ROS)는 근육 수축을 통해 생성되며 여러 조직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단백질, DNA 등의 고분자(macromolecule)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이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적절한 수준의 ROS 생성은 활성화된 골격근이 최대 등척성 수축 힘을 내는 데 필요하다. 장시간 고강도 지구력 운동은 ROS를 생성하긴 하지만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은 일시적이며, 단기 및 지구력 운동을 하면 근육 내 항산화 효소가 증가한다. 또한 ROS는 근섬유의 항산화 능력을 크게 향상하며 근 비대의 핵심 인자이기도 하다. 규칙적인 운동이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만성 질환의 발병률을 줄인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운동으로 생긴 활성산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우리를 늙게 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가 제공한 자료를 2차 가공해 작성되었으며 자료의 출처는 의학·과학논문에 근거한다.
자료제공: SEVERANCE ARMS 공민호, 김명렬, 심수현, 안현서, 임사랑(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연세대학교 학술회다. ARMS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학·과학 논문을 분석해 검증된 운동, 식단관리, 건강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4회 청년 정책 경진대회 ‘우수상’, 제5차 국민건강증진 종합 계획 정책 제안 공모전 ‘대상’, 2022 보건산업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구 내용을 모아 건강 다이어트 서적 <몸 만들기 처방전>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