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지난 ‘약’ 복용…우리 몸에 생기는 일

소비기한 지난 ‘약’ 복용…우리 몸에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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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약, 복용해도 괜찮을까? 픽셀즈

어느날 묵직한 두통이 찾아왔다. 평소 약을 잘 먹지 않고 참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참을 수가 없다. 오랜만에 약통을 열었더니 모두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 아스피린은 3년이나 지났다. 그냥 먹을까, 아니면 약국으로 달려가야 할까? 갈등으로 두통은 더욱더 묵직해져만 간다.

정답은 폐기다. 기본적으로 약품의 유통기한은 안정성 테스트를 통해 결정된다. 제조사는 약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기간을 보수적으로 산정해 소비기한을 설정한다. 소비기한을 넘긴 약은 성분이 분해되고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효과만 떨어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항생제의 경우 효능이 감소하면 감염을 완전히 치료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항생제 내성을 증가 시켜 치료를 더욱더 어렵게 만든다. 또한, 인슐린이나 심장질환 치료제처럼 만성질환 치료제가 유효성을 잃으면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약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로운 화합물로 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호흡기 감염 치료에 쓰이는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은 시간이 지나면서 신장에 해로운 독성 부산물을 생성할 수 있다.

온도, 습도, 빛에 노출되면 분해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은 소비기한이 지나면 효과가 감소해 복용량을 늘리게 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부작용이나 과다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침약 시럽이나 점안액 같은 액체 형태의 약물은 보존제가 약해지면서 박테리아가 번식할 위험이 커진다.

“소비기한이 지난 약을 폐기하려면 약국에 가져다줘야 한다고 해서 가져갔다가 ‘취급하지 않는다’라며 약사에게 면박만 당했어요.”

소비기한이 지난 약을 폐기하는 것은 꽤 골치 아픈 일이다. 국내만 해도 지자체별로 폐기 방법이 다르다. 어딘가는 약국에 의약품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라고 하고 또 어딘가는 보건소나 주민센터에 가져가라고 한다.

가장 최악은 변기나 싱크대에 버리는 것이다. 의약품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고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또 아무리 하수처리가 완벽하더라도 결국 우리의 식수원으로 되돌아온다. 버릴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면 비닐에 밀봉한 후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낫다. 동물이나 어린이가 실수로 복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나마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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