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이 있는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4.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즈
같은 말기 암이라도 환자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긍정적 대처 전략(Proactive Positivity)의 상호작용이 1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4.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국 12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향적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에는 폐암, 간암, 췌장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가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병기 4기 또는 치료 후 재발로 생존 기간이 1년 이내로 예측된 고위험군이었다.
![[그래프] Kaplan-Meier 생존곡선_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있는 환자군(노란색)의 1년 생존율이 가장 낮았고,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빨간색, 파란색)에서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생존율 차이가 거의 없었다.](https://img.khan.co.kr/lady/2025/06/19/news-p.v1.20250619.6290e01016144a8ea7ba88c1bd4349fe_P1.jpg)
[그래프] Kaplan-Meier 생존곡선_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있는 환자군(노란색)의 1년 생존율이 가장 낮았고,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빨간색, 파란색)에서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생존율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스마트 건강경영전략 도구(SAT-SF)를 활용해 환자들의 긍정적 대처 전략을 측정했다. 이 전략은 ▲긍정적 재구성 ▲능동적 문제 해결 ▲경험 공유와 관계 중심 행동 등으로 구성된다. SAT-SF 점수가 낮고(PHQ-9 점수 10점 이상) 우울증이 있는 환자군은 1년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반면 긍정적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은 우울증 유무와 관계없이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가정의학과)는 “우울증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가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말기 암 환자에게는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중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