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구에 따르면 여섯 가지 항산화 영양소, 꾸준히 챙겨먹으면 중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갱년기가 찾아오는 시기는 단순히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폐경(완경)이 일찍 오면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등 여러 건강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아져 앞으로의 삶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폐경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생활 요인이 있다면 많은 여성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그 해답을 ‘항산화 영양소’에서 찾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폐경 여성 4,514명의 건강 데이터와 식습관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항산화 영양소 섭취량을 점수화하는 ‘종합 식이 항산화 지수(CDAI)’를 활용해, 항산화를 많이 섭취한 여성일수록 폐경이 늦어지는지 살폈다. CDAI 점수는 아연·셀레늄·비타민 A·비타민 C·비타민 E·카로티노이드 등 6가지 항산화 영양소 섭취량을 기반으로 계산된다.
분석 결과는 꽤 명확했다. 항산화 지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폐경이 평균 1년가량 늦게 나타났고, 생식 가능 기간(초경부터 폐경까지)도 약 1년 더 길었다. 또 항산화를 많이 먹은 그룹은 조기 폐경(45세 이전)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항산화 영양소가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세포 노화를 늦추고, 이 영향이 난소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효과가 무조건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방식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항산화 지수가 1.05 수준까지는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폐경 시기가 더 늦어졌지만, 그 이상부터는 큰 차이가 없었다. 즉, ‘적당히,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여섯 가지 항산화 영양소 중에서도 특히 비타민 C와 카로티노이드가 폐경을 늦추는 데 더 강한 관련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비타민 C 90mg 이상(오렌지 1개+브로콜리 한 컵 정도), 카로티노이드 6mg 이상(당근 한 개+시금치 한 컵 정도), 아연 11mg 이상(굴 85g+아몬드 한 줌 정도)을 예로 들어 “일상 식사에서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한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단면 연구이기 때문에, 항산화 식단이 폐경을 늦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식습관과 생식 건강 모두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도 있고, 식이 정보가 스스로 보고한 내용이기에 기억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CDAI는 항산화 식품의 일부만 반영해, 폴리페놀 같은 다른 항산화 성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분석이 시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균형 잡힌 항산화 식단이 폐경을 앞당기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폐경이 늦어지면 여성의 몸을 보호하는 에스트로겐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뼈 건강·심혈관 건강·인지 기능 등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즉, 항산화 영양소를 챙긴다고 해서 ‘가임 기간을 늘린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년 이후의 전반적인 건강을 더 오래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평소 식단에 과일, 채소, 견과류 같은 항산화 식품을 조금 더 의도적으로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