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먹으면 ‘건강한 돼지’ 된다?…적게 먹는 습관, 살 안빠지는 체질 되기 쉬워

운동하고 먹으면 ‘건강한 돼지’ 된다?…적게 먹는 습관, 살 안빠지는 체질 되기 쉬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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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운동을 해도 살은 잘 안 빠진다”는 말이 하나의 통념처럼 퍼졌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운동을 하면 ‘건강한 돼지’가 된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는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해도, 몸이 기초대사나 면역·호르몬 기능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 결국 하루 전체 소비량은 크게 늘지 않는다는 ‘에너지 보상’ 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이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영국 에버딘대학교, 중국 선전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사람의 하루 에너지 소비는 운동량에 따라 실제로 증가하며, 그 증가분이 다른 생리 기능에서 상쇄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운동량은 많지만 섭취 열량이 지나치게 적은 경우, 몸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결국 너무 적게 먹으면 몸이 에너지를 지나치게 아끼게 되고, 다이어트 효과가 적어지는 셈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지난해 10월 게재됐다.

더 많이 움직일수록, 정말 더 많이 쓴다


연구진이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하루 에너지 소비량은 일정한 상한선이 있는가, 아니면 활동량이 늘수록 실제로 증가하는가?”

이를 검증하기 위해 19~63세 성인 75명을 대상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부터 울트라마라톤 선수까지 다양한 활동 수준을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특수 동위원소가 섞인 물을 마신 뒤 2주 동안 소변을 제공했고, 연구진은 이를 분석해 체내 이산화탄소 생성량을 정밀 측정했다. 에너지를 쓰면 반드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하루 칼로리 소모량을 매우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결과는 명확했다.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하루 총 에너지 소비량(TEE)은 선형적으로 증가했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기초대사량, 면역 기능, 생식·갑상선 기능 등에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다.

책임연구자인 케빈 데이비(버지니아공대 인간영양·식품·운동학과 교수)는 “체성분과 관계없이 활동량이 많을수록 칼로리 소모가 증가했고, 그 증가가 다른 생리 기능의 감소로 ‘보상’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운동을 하면 몸은 실제로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뜻이다.

왜 “운동해도 살 안 빠진다”는 말이 퍼졌을까


그렇다면 ‘총 에너지 소비량은 결국 비슷하다’는 주장은 왜 생겼을까. 연구진은 그 원인을 ‘에너지 부족 상태’에서 찾는다. 운동량은 많지만 섭취 열량이 지나치게 적은 경우, 몸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일부 과거 연구에서 관찰된 ‘보상 효과’는 이런 극단적인 조건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참가자들은 모두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 상태였다. 이 조건에서는 운동으로 소모한 에너지를 다른 생리 기능에서 줄여 상쇄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제1저자인 크리스틴 하워드(버지니아공대 박사)는 “만약 에너지 보상이 관찰된다면, 그것은 운동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과소 섭취로 인한 생리적 적응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활동적인 사람일수록 ‘앉아 있는 시간’이 적다


연구에서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활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하루 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짧았다. 즉, 운동을 따로 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 전반에서 더 자주 움직이는 생활 패턴이 형성돼 있었다. 이는 ‘운동 시간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활 방식과 대비된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운동만 하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체중 변화에는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유전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운동을 하면 몸은 그만큼 실제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에너지 보상’을 이유로 운동의 효과를 과소평가할 과학적 근거는 크게 약해졌다. 이번 연구는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으로 섭취를 줄이기보다, 충분한 영양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전략이 더 생리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해답은 단순하다. 먹는 것만 줄이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운동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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