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물병은 친환경적이지만, 관리까지 포함돼야 의미가 있다. 매일 씻고, 완전히 말리고, 습관을 점검하는 것. 물보다 중요한 건, 물병을 다루는 우리의 손이다. 프리픽이미지
환경을 생각해 재사용 물병을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는 물병 안쪽에 곰팡이가 피거나 미끈한 이물질이 생긴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도대체 어떻게 씻어야 하느냐”는 혼란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말한다. 수돗물 자체는 대체로 깨끗하지만, 물병은 사용 습관에 따라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된다.
“물병은 세균이 자라기에 완벽한 환경입니다. 작은 배양기나 다름없죠.”
한 감염학과 교수의 말이다. 손에 묻은 세균, 입을 대며 들어간 침이 물병 안으로 옮겨지고, 밀폐된 구조와 습기가 이를 빠르게 증식시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 30명 중 27명이 물병을 씻거나 헹구지 않은 채 물만 계속 보충해 마시고 있었다.
물만 담아 마셨기 때문에 물로만 헹구면 된다? 아니다. 물병을 물로만 헹구는 것은 세균막(바이오필름)을 제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주방 세제를 사용해 병솔로 내부를 꼼꼼히 문질러 씻는다. 홈이나 굴곡이 많을수록 세균이 잘 달라붙는다. 식초도 좋다. 식초는 세균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염이 많이 된 경우는 희석한 락스를 써도 된다. 물에 소량만 희석해 1~2분 담갔다가 충분히 헹군다. 반드시 장갑을 끼고, 다른 세정제와 섞지 않아야 한다.
식기세척기는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 경우만 사용한다.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씻을 때 뜨거운 물이 좋을까, 찬물이 좋을까? 찬물과 뜨거운 물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뜨거운 물은 거품을 더 잘 내 세정 효과를 높인다. 거품을 충분히 내고 문지르는 시간이 중요하다.
뚜껑, 마우스피스, 빨대는 습기가 고이기 쉬워 오염이 가장 심한 부위다. 병솔이나 작은 솔로 따로 세척해야 한다. 또 완전히 말려야 한다. 세균은 습기를 좋아한다. 세척 후에는 물병을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다시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세척 주기는 ‘매일’이 기본이다. 매일 씻지 않은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은 설거지하지 않은 그릇에 밥을 먹는 것과 같다.
물병 안쪽이 미끈거리거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이미 세균막이 상당히 쌓였다는 신호다. 눈에 보일 정도라면 수백만~수십억 개의 미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00개 남짓의 미생물만으로도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금속이나 유리 물병은 플라스틱보다 세균 증식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어떤 재질이든 정기적인 세척 없이는 안전하지 않다. 특히 감기에 걸렸거나 몸이 아팠던 뒤에는 물병을 반드시 씻어야 한다. 자신을 다시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