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 힘이 세진다?…과학이 밝힌 ‘욕설의 효능’

욕하면 힘이 세진다?…과학이 밝힌 ‘욕설의 효능’

욕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언어다. 그러나 과학은 말한다. 적절한 순간, 적절한 정도의 욕설은 몸과 마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중요한 것은 참느냐, 터뜨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언제, 왜 쓰느냐다. 프리픽 이미지 사진 크게보기

욕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언어다. 그러나 과학은 말한다. 적절한 순간, 적절한 정도의 욕설은 몸과 마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중요한 것은 참느냐, 터뜨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언제, 왜 쓰느냐다. 프리픽 이미지

욕설은 오랫동안 무례함이나 감정 통제 실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절대 쓰면 안 되는 말’로 규정되곤 한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과 의학 연구들은 이 금기어에 대해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상황과 빈도만 조절된다면, 욕설이 신체 능력 향상과 스트레스·통증 완화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욕설은 어떻게 힘을 더 쓰게 만들까

욕설의 신체적 효과를 가장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미국심리학회(APA)에 발표된 논문이다. 연구를 이끈 영국 킬 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처드 스티븐스(Richard Stephens) 박사는 “사람들은 많은 상황에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욕설은 집중력과 자신감을 높여 주의 분산을 줄이고, 심리적 억제 장벽을 낮춘다. 쉽게 말해 ‘조금 더 버티고, 조금 더 밀어붙이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 참가자들은 욕설을 허용했을 때 악력 테스트나 지구력 과제에서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욕설을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심리적 개입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무거운 가구를 옮길 때, 운동이나 재활 치료에서 한계를 넘겨야 할 때, 혹은 단호함이 필요한 상황에서 욕설이 일시적인 수행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트레스 해소, 뇌와 신경계가 반응한다

욕설의 또 다른 효과는 스트레스 완화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욕설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외부로 배출하게 만드는 언어적 통로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 마야 레이놀즈(Maya Reynolds)는 “욕설은 분노, 고통, 좌절 같은 강한 감정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한다”며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표현함으로써 신경계가 긴장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욕설 직후 근육 이완, 심박수 감소 같은 생리적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임상 사회복지사 오브리 헌트(Aubrey B. Hunt)는 “욕설은 중립적인 언어와 달리 뇌의 감정 중추를 직접 자극한다”며 “저장돼 있던 감정이 빠르게 방출되도록 돕는다”고 설명한다.

분노나 좌절을 표현할 출구가 없을 경우, 이는 오히려 심혈관 질환, 고혈압, 불안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욕설이 감정 해소의 기능을 한다면, 그것 역시 건강상의 이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통증을 덜 느끼게 만드는 이유

욕설의 효과 중 가장 오래 연구된 분야는 ‘통증 내성’이다. 2009년 발표된 대표적인 연구에 따르면, 욕설을 허용한 참가자들은 통증을 더 오래 견뎠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 강도도 낮았다.

연구진은 욕설이 ‘투쟁-도피(fight-or-flight)’ 반응을 유도해 통증에 대한 공포와 실제 통증 인식을 분리한다고 분석했다. 통증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연결 고리가 약해지면서, 고통을 덜 크게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심리학자 파트리스 르 고이(Patrice Le Goy)는 “빠르고 즉각적인 감정 배출은 통증이나 스트레스를 내부에 쌓아두지 않게 한다”며 “이는 정신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신체적 고통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운동 퍼포먼스도 높아진다

욕설로 인한 통증 감소 효과는 운동 수행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증이나 피로를 덜 느끼면, 사람은 운동을 더 오래 지속하게 된다. 여기에 엔도르핀 분비 증가가 더해지면 일시적으로 힘이 더 난다는 체감도 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욕설이 몸의 경고 신호를 무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시적인 효과를 맹신해 무리하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언제, 얼마나’

욕설의 효과는 무조건적이지 않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조건은 빈도와 맥락이다. 레이놀즈 박사는 “욕설은 상황에 맞고, 가끔 사용될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사회적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활용해야 정신적 이점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잦은 욕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키우고, 주변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욕설이 ‘해방’이 되느냐, ‘부담’이 되느냐는 사용 방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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