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민한 걸까?”…심리학자들이 일러주는 ‘가스라이팅’의 신호들

“내가 예민한 걸까?”…심리학자들이 일러주는 ‘가스라이팅’의 신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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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다루는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편화된 용어, ‘가스라이팅’이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눈 뒤 유독 혼란스럽거나,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반복해서 의심하게 된다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단순한 말다툼이 아니라, 상대가 의도적으로 현실 감각을 흔들며 통제하려는 심리적 조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건강 매체 Prevention은 최근 기사에서 가스라이팅을 “상대가 자신의 경험과 기억, 감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조작”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 오언 스콧 뮤어는 이를 두고 “누군가의 경험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방식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1938년 희곡 <가스 라이트>(Gas Light)에서 유래했다. 극 중 남편이 집의 가스등이 실제로 어두워지고 있는데도 아내에게 “네가 착각하는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며 현실 감각을 흔드는 내용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이 한 번의 사건보다 “반복적인 패턴”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임상심리학자 사리 차이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자는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왜곡된 현실을 믿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는 감정 무효화다. 상대가 “너는 너무 예민하다”, “그 정도로 화낼 일 아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며 감정을 축소하거나 비난하는 경우다. 이는 문제 상황 자체보다 피해자의 반응을 문제 삼게 만들어 자기 확신을 약화시키는 방식이다.

기억 왜곡 역시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런 말 한 적 없다”, “네가 잘못 기억하는 거다” 같은 말을 반복해 상대가 자신의 기억을 믿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스스로 “내가 틀렸나?”라고 끊임없이 의심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신호는 고립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를 끊어내려 하거나,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은 널 이해 못 한다”는 식의 말로 외부 도움을 차단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공통적으로 겪는 감정으로 혼란과 자기 불신을 꼽는다. 반복적인 조작 속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결국 자신의 판단보다 상대의 해석을 더 믿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처 방법으로는 외부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 심리치료사 및 상담 전문가와 상황을 공유해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화 기록이나 메시지를 남겨두는 것도 현실 검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며 특히 가스라이팅 상황에서는 중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관계”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의 현실과 감정을 존중하지만, 가스라이팅은 상대의 현실 감각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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