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픽
“비타민 하나로 안티에이징이 가능할까.”
바쁜 일상 속에서 운동·식단 관리까지 완벽하게 챙기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종합비타민(멀티비타민)’은 가장 손쉬운 건강관리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실제 임상 연구에서 종합비타민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 설문조사가 아니라 DNA 분석 기반으로 노화 정도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와 컬럼비아대 연구진 등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을 2년간 매일 복용한 고령층에서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 증가 속도가 더 느리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게재됐다. 연구는 미국 대규모 임상 프로젝트인 코코아 보충제 및 종합비타민 효과 연구(COSMOS)의 후속 분석 형태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약 70세인 미국인 958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매일 종합비타민 또는 위약을 복용하도록 한 뒤 생물학적 나이 변화를 비교했다. 실험에 사용된 제품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헤일리온의 종합비타민 ‘센트룸 실버’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혈액 속 DNA 메틸화 패턴을 분석해 노화 정도를 측정했다. DNA 메틸화는 생활습관과 환경의 영향을 반영하는 생체 지표로 최근 노화 연구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 나이와 달리 생물학적 나이는 몸 상태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같은 60세라도 수면 부족, 흡연, 운동 부족, 영양 불균형 등이 지속되면 생물학적 나이는 더 높게 측정될 수 있다.
분석 결과 종합비타민 복용군은 위약군보다 생물학적 노화 지표의 증가 폭이 더 낮았다. 특히 사망 위험과 질병 발생 가능성을 반영하는 DNA 기반 노화 지표인 ‘그림에이지(GrimAge)’는 0.11년, 신체 기능과 건강 상태를 토대로 계산하는 ‘피노에이지(PhenoAge)’는 0.24년 증가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연구 시작 시점에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았던 사람들에서 효과가 더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영양 상태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종합비타민이 상대적으로 더 도움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도 있다. 연구 대상이 미국 고령층 중심이었고 백인 비율이 높았던 만큼 한국인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특정 제품만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이기 때문에 모든 종합비타민이 같은 효과를 보인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노화 예방의 핵심은 여전히 기본 생활습관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식단, 금연과 절주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종합비타민은 부족한 영양을 보완하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