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이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기 전 가볍게 발걸음을 재촉하는 정도의 속도로 걸어도 신체 능력이 향상된다는 새 연구가 발표됐다. 픽셀즈
매일 걷기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걸음 속도를 조금만 높여도 노년기 신체 기능 유지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많이 걷는 것만큼 어떻게 걷느냐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최신 보행 연구 논문에 따르면 평소보다 분당 약 14보 정도만 더 빠르게 걸어도 체력과 이동 능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미국 시카고 지역 은퇴자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고령층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평소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한 그룹은 평소 속도로 걷고 다른 그룹은 ‘안전한 범위 안에서 가능한 빠르게’ 걷도록 했다.
12주 뒤 진행한 보행 능력 평가에서 빠른 속도로 걸은 그룹은 지구력과 신체 기능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분당 걸음 수를 약 10~15% 늘린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계단 오르기나 장거리 이동 같은 일상 활동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재활의학과·노년 건강 전문가들도 걷기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순히 산책하듯 천천히 걷는 것보다 약간 숨이 찰 정도의 ‘빠른 걸음’이 심폐 기능과 하체 근력을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중장년층 이후에는 보행 속도가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속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기 전 가볍게 발걸음을 재촉하는 정도의 속도를 떠올리면 된다는 설명이다. 대화를 완전히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집중해서 걷는 느낌이면 적당하다.
걸음 속도를 확인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스마트워치나 만보기 앱으로 분당 걸음 수를 확인하거나, 30초 동안 걷는 걸음 수를 센 뒤 두 배로 계산하면 된다. 여기에 음악 박자나 메트로놈 앱을 활용해 리듬을 조금 빠르게 맞추는 방법도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