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둘은 역할이 다르며 만성 불면증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수면 고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프리픽 이미지
잠을 푹 자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물론 타고난 생활 리듬 때문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곤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멜라토닌이나 마그네슘 같은 수면 보조제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고 다양한 제품이 시판 중이다. 수면 보조제는 약국이나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둘은 역할이 다르며 만성 불면증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수면 고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잠들기 어렵다면 ‘멜라토닌’
침대에 누워도 한참 뒤척이다 겨우 잠드는 사람이 있다면 멜라토닌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몸의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어두워지면 분비량이 늘어 졸음을 유도하고, 아침이 되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특히 밤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는 ‘올빼미형’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이나 야간 근무자, 시차 적응이 필요한 여행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024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시험 26편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취침 약 3시간 전 멜라토닌 4mg을 복용했을 때 잠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총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성인이라면 1~3mg 정도의 저용량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5mg 이상 복용한다고 해서 효과가 더 커진다는 근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원하는 취침 시간보다 2~3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아침에는 햇빛을 충분히 쬐고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하는 습관도 함께 실천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 항응고제(혈액희석제), 항경련제, 면역억제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한 뒤 복용해야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성인의 만성 불면증 치료 목적으로 멜라토닌에 의존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3회 이상, 3개월 넘게 불면이 지속된다면 보조제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다.
근육이 긴장되고 잠이 얕다면 ‘마그네슘’
잠들기는 하지만 몸이 긴장돼 쉽게 깨거나, 가벼운 수면 문제를 겪는다면 마그네슘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면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는 멜라토닌보다 훨씬 적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녹색 채소와 콩류, 견과류, 씨앗, 통곡물 등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마그네슘이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멜라토닌 생성 과정에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돕는다는 점이다. 둘째는 신경과 근육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근육 이완을 돕는 역할이다.
2025년 발표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마그네슘 비스글리시네이트 250mg을 한 달간 복용한 그룹이 위약군보다 수면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효과는 크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분명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기대만큼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수면을 위해 복용한다면 마그네슘 글리시네이트 250mg 정도를 취침 루틴에 포함하는 방법이 흔히 권장된다.
반대로 마그네슘 시트레이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변비 완화를 위한 완하제로 많이 사용돼 밤에 복용하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설사와 복통,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항생제, 혈압약, 골다공증 치료제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특정 신경근육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보충제를 시작하기 전에는 의료진과 상담하고, 공신력 있는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보조제는 어디까지나 ‘도움’을 줄 뿐, 만성적인 불면증을 해결하는 치료제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꾸준한 수면 습관과 생활 리듬을 바로잡는 것이 숙면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