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결혼할 여자를 고르려면 그 어머니를 보고, 아내의 미래 모습을 보고 싶으면 장모를 보라는 말이 있다. 딸들은 어려서부터 가장 가까운 어머니의 영향을 받는다.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뿐 아니라 외모까지도 어머니를 닮아간다. 딸에게 어머니는 매우 중요한 롤모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장 친밀해야 할 모녀가 갈등 관계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하지 않는 어머니와 딸
최근 뷰티 브랜드 도브에서 12~16세 여학생 250명과 이 연령대의 딸을 둔 어머니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0대 소녀의 절반에 가까운 44%가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심지어 2.4%는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머니 역시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경우가 46.8%에 달했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학교생활(51.6%)이나 학업능률향상(32.0%), 즉 공부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돼 있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조사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0대 딸을 둔 어머니 4명 중 1명꼴로 딸에게 성형수술을 권유한 적이 있으며, 성형수술을 고려해 본 10대 소녀가 44%에 달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외모에 만족한다는 여학생은 19%에 머물렀지만, 딸이 외모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어머니는 35%였다. 또 어머니들은 자녀의 외모에 대해 자주 혹은 가끔 칭찬한다는 응답이 86.0%에 달했으나 10대 여학생들은 외모에 대해 자주 혹은 가끔 칭찬을 받는다는 응답이 67.2%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모녀 간 대화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어머니의 미에 관한 의식이 실제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만 대화 부족으로 어머니의 역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정원&임수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그녀도 데뷔 초기에는 여러 차례 성형 권유나 유혹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했고, 당당히 실력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아홉 살 난 딸 수아의 엄마다. 공연으로 항상 바쁜 일상이지만 딸과의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딸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아침식사는 딸과 함께한다. 딸에 대한 애정 표현도 넘칠 정도다. 딸을 매일 안아주면서 사랑을 체온으로 전한다.
최정원을 만나는 사람들은 그녀의 밝고 긍정적인 태도에 매력을 느낀다. 그녀에게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녀는 딸이 사랑을 베푸는 아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칭찬해주는, 사랑이 가득한 아이. 엄마를 닮아서인지 수아는 동네에서 가장 인사 잘하는 아이로 사랑받는단다. 최정원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이러한 태도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성병숙&서송희 함께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연극배우 성병숙과 탤런트 서송희 모녀. 웃는 모습이 꼭 닮은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부터 행복한 모녀였던 것은 아니다. 사춘기 시절 송희는 가족과 세상에 대한 원망에 가득 차 누군가 말을 거는 것조차 못 견뎌 했고, 아무것에도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 시기 성병숙은 딸에게 화를 내거나 문제를 억지로 해결하려 들지 않았다. 그저 딸이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인내로 기다렸다.
꼼꼼하고 완벽한 성격의 엄마와 다소 즉흥적인 딸. 게다가 정반대의 생활습관은 사사건건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성병숙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쪽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그녀는 언제나 딸의 편에 섰다.
이들 모녀는 혼자일 때보다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답다. 서로를 바라보며 입가에 짓는 자연스러운 미소, 그것이 바로 이들 모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자신감이 있으면 더 예쁘게 보일 거예요”
연예인이 되려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외모일 터. 우리는 자신이 완벽한 외모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스는 없다. 그녀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개성과 자신감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쁜 사람보다는 개성이 있는 사람이 더 기억하기 쉽단다.
얼굴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우리가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데에는 늘 자신감을 갖도록 조언해준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아름다움 자체였다.
임태식&김영래 어머니 태식씨가 딸 영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딸의 빨래만 봐도 너무 예쁘다는 그녀. 태식씨는 항상 딸에게 생활 속에서 ‘잘했네’, ‘예쁘네’ 등 소소한 칭찬을 자주한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영래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 없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 단점을 발견하더라도 그 안에서 장점을 찾으려고 한다고. 그녀가 예쁘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긍정적인 마음 덕분이다.
이들 모녀는 지금까지 한번도 갈등을 느껴보지 못했다. 영래씨에게 엄마는 어떤 친구보다 좋은 친구다. 딸이 고민이 생기면 엄마는 어느새 이를 눈치 채고 딸에게 다가와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한다. 쇼핑을 갈 때도 엄마와 동행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이들 모녀는 함께 있으면 특별한 화젯거리가 없어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이 아주 사소한 내용이더라도 이들에게는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다.
■글 / 두경아 기자 ■ 사진 제공 / 도브 리얼 뷰티(조남룡·임안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