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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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용품부터 생활, 육아 용품까지 현명한 쇼퍼(Shopper)가 되세요”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값으로 보다 잘 사고 잘 쓰는 것이 중요해졌다. 쇼핑을 위한 책들은 많지만, 여성지 기자로 일하던 초보 주부 둘이 ‘목숨과 다름없는 카드 한도를 걸고’ 처절하게 취재한 만큼 꽤나 쏠쏠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다지도 열심히 쇼핑을 하고 또 그걸 책으로까지 써내게 된 것일까.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20대 배고픈 자취생에서 어엿한 30대 주부로
자신이 쇼퍼홀릭(쇼핑 중독자를 뜻하는 신조어)임을 당당히 밝히는 김이연(33), 박혜숙(30)씨는 ‘된장녀’라는 악의적인 시선에도 아랑곳 않는다. 그들은 말한다.

“어찌됐거나 우리는 돈을 쓰고, 하루에 몇 번씩 쇼핑을 한다. 돈을 지불하고 무언가를 얻는 일에 친절한 가이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일이었다. 적은 돈으로 실속 있게,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며 쇼핑하는 노하우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이런 당당함에는 세월이 흐르고 각자의 가정을 꾸려 아이의 어머니가 된 여유 또한 엿보인다. 한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는 주부의 입장에서 이왕이면 가족에게 좋은 것을 입히고 또 먹이고픈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니.

게다가 여성지 기자라는 직업은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며 독자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게 본연의 업무 아닌가. 일하면서 지갑 용량을 넘어서는 ‘명품’들을 늘 접하고 또 보는 만큼 시나브로 눈만 잔뜩 높아지게 마련이다. 주머니 걱정도 잠시, 그들은 ‘가격대비 이보다 훌륭할 수 없는’ 쇼핑의 달인들이 되어 한도 직전까지 카드를 거침없이 긁어댔다. 이런 생활을 5년 넘게 했으니 쇼퍼홀릭이 안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기자 생활 7년 차인 이연씨는 “많이 보고 많이 사보는 것만큼 감각이 새로워지는 노하우는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여자라면 예쁘고 좋은 물건, 아름다운 걸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것. 갓 태어난 아들에게 밥이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이겠다는 그녀의 옹골찬 고집은 싱글 시절부터 유기농을 챙겨먹던 세심함에서 비롯됐다.

후배 기자 박혜숙씨는 20대의 왕성한 시기를 여성지 패션 에디터로 보내고 30대에 접어든 지금, 동대문을 꽉 잡고 있는 쇼핑 고수가 됐다.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을 상인처럼 둘러대며 10만원으로 옷 세 벌을 마련하는 건 기본, 직접 천을 끊어다 리폼해 집 안을 꾸미는 경지에 이르렀다.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밥 먹듯 하는 야근과 마감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그녀들의 20대는 공히 ‘쇼핑’으로 점철된 시기였다. ‘피눈물 나게 돈 벌어서, 맛있는 것 사먹고 쇼핑하는 일만으로 다사다난했던’ 시기를 지나 둘 다 30대에 접어선 지금은 쇼핑에도 이골이 났다고 할까, 초연해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단 지르고 보는 쇼핑에서, 기다림을 즐길 줄 아는 쇼핑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인간이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지지고 볶고 사는 거니까. 그래서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물건을 소비해야 행복해진다. (중략) 대신 과거에 이미 1백만 개쯤 사봤던 싸구려 옷 쪼가리와 액세서리 대신 나이 서른이 넘으면 좋은 물건 사는 게 투자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병처럼 불치병인 양 앓고 살았던 ‘충동구매’라는 병도 서서히 ‘조금 참아 좋은 것 사자’라는 병으로 갈아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니 말이다.”

여성지에서 동료로 일했던 김이연, 박혜숙씨는 함께 「쇼핑 스캔들」(위즈덤하우스)을 쓰면서 한 달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예상에 없던 임신까지 했다. 당황한 것도 잠시, 서로 의지하고 스트레스를 육아 용품 쇼핑으로 달래면서 무사히 책을 낼 수 있었다. 힘을 합쳐 두 달 만에 뚝딱 써냈고 준비한 총기간은 1년 정도였다고.


일할 땐 프로, 엄마 노릇은 초보
책은 무사히 나왔지만 그들의 쇼퍼홀릭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강력해서, 함께 사는 남편들까지 전염시키고 말았다. 쇼핑몰 팀장으로 일하는 박혜숙씨의 남편은 증상이 심각한 편이다.

“결혼 전에는 한 달에 단돈 10만원으로 버티던 사람이었는데, 저랑 결혼하고 나서 쇼핑하는 맛을 그만 알아버린 거죠. 임신해서 집에 있는 동안은 자기 혼자서 대형 마트를 두 군데 찍고 와요(웃음). 생필품뿐만 아니죠. 양복도 동평화시장 가면 아르마니 정장 한 벌을 10만원대에 살 수 있는 걸 아니까 안 사고는 못 배기죠.”

다행히 시댁에서는 이 부부가 쇼핑광이라는 걸 아직 모른다고. 당연히 책을 냈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 책이 많이 팔리면 그때는 더 당당해질 테지만.

두 기자들의 조언은 실제적이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이라 넘겨들을 수 없다. ‘유행은 반만 좇아가라’ ‘트렌드는 패션 소품으로 따라가라’ ‘계획적으로 쇼핑하는 현명한 쇼퍼(Shopper)가 돼라’ ‘브랜드와 마케팅에 속지 마라’ ‘싼 것보다는 좋은 것에 올인하라’ ‘짝퉁은 절대 금물!’ 등등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지침들이 가득해 책장을 덮을 수가 없다.

사두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 기본 아이템에 관한 이야기도 새겨들을 만하다.
“침구라면 화이트 퀼트 침장을 구입해두세요. 주방 용품도 화이트 식기가 기본인데, 하얀 그릇과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등은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어요(김이연).”

“파시미나 스카프도 유용하고, 멀버리 가방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아이템이에요. 저는 체형커버에 유용한 트렌치코트에 집착하는 스타일이죠(박혜숙).”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여성지 기자출신 ‘쇼핑고수의 알뜰살림 노하우’ 김이연 박혜숙

아이 낳은 지 고작 6개월, 울고 보채는 아이 때문에 편히 잠들 수도 없는 나날이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았다가는 산후우울증에 시달릴 것 같아 둘 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는 당분간 하이힐도, 예쁜 옷도 포기해야만 하는 줄 알았지만 요즘은 그럭저럭 노하우가 생겨 세련된 미시의 대열에 들어섰다.

“아이를 낳고 나면 골반도 늘어난 상태고 조리를 완벽하게 하지 않는 이상, 군살도 남아 있게 마련이죠. 그럴 때는 ‘레이어드 룩이 필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티셔츠와 조끼, 카디건 등을 적절히 겹쳐 입으면 군살도 커버되고, 나이도 어려 보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거든요. 아기 엄마들을 위한 일본 패션지 등을 참조하면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쇼핑하는 것도, 초보 엄마 노릇도, 일하기도 쉬운 건 하나도 없지만 욕심 많고 씩씩한 그녀들이기에 잘해낼 것만 같다. 무턱대고 사는 주부들에게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쇼핑 스캔들 X파일


화장품 쇼핑 노하우 고가의 화장품은 더 싸고 좋은 제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샘플도 써보고 후기를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한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스킨케어 제품은 인터넷이나 약국, 저가 브랜드가 백화점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고.


주방 용품 쇼핑 노하우 사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 집 사양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꼭 필요한 용품 리스트를 적고 기능이 비슷한 제품을 지워나간 뒤 집 안에 놓을 자리가 있는지 생각해본다. 주방 가전은 부피가 커서 수납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잘 쓰지 않게 된다.


가구 쇼핑 노하우 오래 쓰는 가구를 구입하기 위한 기본 노하우는 원하는 스타일을 정하고 그 스타일에 맞는 브랜드와 가격대를 시장조사할 것, 무턱대고 구입하기 전에 배치도를 그려봐야 한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가구를 먼저 구입하고 나머지는 살면서 천천히 구입하라는 것이다.


발로 뛰며 취재한 육아 용품 쇼핑법


“아기 용품에 엄마들이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 지나면 필요 없어지거나 작은 불편만 감수하면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많아요. 육아 용품의 절반 이상은 사실 부모 만족을 위한 것인 듯. 정말 아기를 위한 것인지,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따져보면 지출을 많이 줄일 수 있답니다”


1. 요즘 엄마들에게 가장 인기, 군기저귀
일본산 기저귀로 값은 비싸고 오줌을 싸면 마구 부풀어 오르는 하기스 기저귀에 비해 돈값 하는 제품. 많이 싸도 보송보송, 부풀어 오르지 않고 얇아서 편하다. 쇼핑몰보다 공구하는 카페를 활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최저가는 1팩당 1만7천원(배송료 별도)인 다음카페 http://cafe.daum.net/babyjapan(베이비재팬), http://cafe.daum.net/ligaon(구름위로걸음마).


2. 절약 폭이 큰 아이템, 아기 옷
걷기 전까지는 그다지 많은 옷이 필요 없는데도 엄마들이 가장 돈을 쓰게 되는 아이템. 아기들에게는 올인원이나 보디 슈트, 내복이 편하고 실용적이다. 유행하는 베이비 레그(긴 양말의 일종) 한두 장 더 사두면 금상첨화. 값비싼 브랜드보다는 인터넷에서 외국 브랜드 로스나 카피 상품을 구입한다고.
http://www.chouchoui.com/ 슈슈아이, http://www.kkalkkal.com 깔깔닷컴, http://www.loveaga.com 러브아가, http://babyonjoy.kr 베이비온조이.


3. 외출 필수품, 아기띠
‘국민 아기띠’라는 에르고 아기띠 외에 베이비비욘 액티브가 정말 편하고 좋다. 혼자서도 사용하기 간편하지만 앞으로만 안을 수 있는 게 단점. 아이호사 아기띠는 다른 국산 브랜드보다 세련된 데다 사용법만 알면 확실히 무게감이 덜하다. 아이호사 다음카페(http://cafe.daum.net/hosakorea)에서 공구하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장소 협찬 / 잔디와 소나무(02-330-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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