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로 아내만난 애정운 강한 사나이 27년차 무속인 정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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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라는 것이 50% 정도는 노력을 통해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인생의 반 이상을 정도령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무속인 정용덕씨. 어릴때부터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그는 열일곱 살 때 무당이 된 이후 지금까지 한길을 걷고 있다. 27년 동안 곁눈질 않고 무속인생을 살아온 그가 만난 사람들의 소원 성취담을 들었다.


계시로 아내만난 애정운 강한 사나이 27년차 무속인 정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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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을 나서면 세 명의 가족을 이끄는 평범한 가장
“중학교 때였어요.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을 갈고랑이로 긁어내는 듯한 통증을 느꼈어요. 병원에 가도 신경성이라는 진단 외에는 별 이상이 없더군요. 갖은 방법을 다 써보고 눌림굿을 두 번이나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었어요.”

장손이었던 그에게 애착이 깊었던 부모님은 집 두 채 값을 날려가며 눌림굿까지 받게 했지만 정도령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맨발로 산 위에 올라 기도를 하고 있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지나가던 사람들을 앉혀놓고 점을 봐주던 그에게 동네 무당은 내림굿을 받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그리고 마지못해 법당을 차린 순간부터 그의 두통은 씻은 듯 사라지게 됐단다.

일반인들은 무당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편견을 갖기도 하지만, 외견상으로는 여느 중년 남자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정도령은 법당을 나서는 순간 평범한 생활인이 된다. 만난 지 15년 된 아내와 귀여운 아들 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라고. 법당 관련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아내와는 신의 점지를 통해 운명적으로 만났다.

“어느 날 잠을 자는데 신령님께서 ‘내일 12시에 너에게 찾아오는 사람이 배필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때 찾아온 사람이 지금의 아내인데, 그 사람도 저처럼 꿈을 꿨대요. 몇 월 며칠 이화여대 앞에 있는 어느 법당으로 찾아가라는 일종의 계시를 받았던 거죠.”

이후 편하게 만나다 결혼까지 하게 됐다는 부부는 이제껏 거의 다투어본 적이 없다. 아내 역시 결혼 후에 정도령을 따라 보살이 됐기 때문이다. 신령님 앞에서 큰소리를 내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기도 하지만 부부는 갈등이 생기면 산 기도를 통해 마음을 수련하는 방법을 택한다. 이만큼 서로 간의 응어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단다.

부부 사이의 정이 돈독해서인지 정도령은 애정운에 강한 편이다.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 50%, 그 이후의 연령대가 50%라는 고객의 대부분은 그에게서 주로 궁합과 애정운, 사업운을 점친다. 자신만의 비법을 통해 짝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연인의 바람기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정도령의 소문을 듣고 멀리 일본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고.

계시로 아내만난 애정운 강한 사나이 27년차 무속인 정도령

계시로 아내만난 애정운 강한 사나이 27년차 무속인 정도령

“어떤 여자 분이 짝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저를 찾아왔어요. 저는 ‘70일 안에 그 남자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그 남자의 애정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죠. 제 부적과 치성을 통해 처음엔 여자에게 관심이 전혀 없던 남자가 두 달 만에 그 여자 분과 술자리를 갖게 되었고 지금은 두 분이 결혼해서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잘살고 있어요.”


무속인 전성시대, 그의 무기는 솔직함과 신뢰
대부분의 주부들은 자식교육 문제나 남편의 사업 문제, 부부금슬 때문에 그를 찾는다. 40~50대의 중년들은 경기가 어렵고 힘든 만큼 사업운을 점치기도 한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성 CEO들도 정도령에게 사업에 대해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는 70명 정도의 직원을 둔 회사를 운영하는 자매 분들이 왔어요. 사업이 잘 안되고 부도 직전에 이를 지경이 되니까 고민이 되어서 오신 건데, 제가 한 달 보름만 지나면 잘 해결될 거라고 예언했더니 안 믿으시는 거예요. 결국 제 말대로 됐죠 뭐.”

그의 법당이 있는 마포구에만 2천여 명의 무속인이 있고 전국적으로 협회에 등록된 무속인들을 합하면 모두 40만이 넘는다니 바야흐로 무속인 전성시대가 따로 없다. 이런 업계에서 지금껏 정도령을 지탱해온 경쟁력은 솔직함과 신뢰이다. 워낙에 소개를 통해 연결되는 고객이 많다 보니 굳이 안 되는 걸 된다고 하거나, 필요 없는 처방을 내리는 일은 거의 없다. 때문에 무조건 ‘굿하라’는 말을 할까 봐 무속인을 찾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정도령 앞에서는 자신의 얘기를 편하게 털어놓고는 한다고.

“저라고 해서 사람 목숨을 죽고 살릴 수 있겠습니까? 그런 건 못하죠. 가령 과부 사주를 가진 여성이 있다고 칩시다. 남자를 좋아하고 외로운 건 못 견뎌서 여자 분 주위에 늘 남자는 있는데 결혼만 하면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돌연사하는 거예요. 그런 분들은 혼자 살아야지, 무당이라도 그런 사주를 풀어드릴 수 없어요.”

궁합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커플도 있지만 정도령이 생각하는 최고의 궁합은 ‘평범한 궁합’이라고 한다. 너무 완벽하거나 모자라는 궁합만 아니라면 성격과 금전적 능력을 통해 맞추어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때문에 서로 궁합이 극과 극만 아니면 맞추어서 잘 살라고 얘기해준다.

궁합보다 우선 되는 것이 남녀 간의 성격이고, 노력이라며 절대 궁합만으로 결혼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 때로는 궁합이 좋지 않은 젊은 커플이 집안의 반대를 의식, “어른들이 보러 오시면 평범한 궁합이라고 얘기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도령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궁합에 대해 지나치게 맹신하는 이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운이라는 것은 50% 정도는 노력을 통해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궁합이 좋더라도 서로 성격이 맞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지속하기가 어렵고, 궁합이 크게 좋지 않더라도 서로 노력하면서 맞춰 살면 누구보다 잘살 수 있으니까요.”
연말에 있을 대선과 관련해서는 ‘이번에는 확실히 바뀔 것이다’라고 할 뿐,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있는 정도령. 그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예언을 통해 좀 더 풍요롭고 근심 없는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글 / 박수경(자유기고가)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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