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친절한 나라, 좋은 기회에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뻐요”
지난 10월 9일 화요일 삼성동 코엑스(Coex) 1층 태평양홀, 대한적십자사가 주최하고 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2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 시중보다 20~60% 싼 값에 물건을 구입하고 어려운 이웃도 도왔다. 12개국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참가한 12개국 중 7개국의 대사 부인, 대사관 직원을 만났다. 미국 부스에서는 쿠키와 브라우니를, 우즈베키스탄 부스에서는 전통 빵을 선물했다. 호주 부스에서는 피노누아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 한 병을 샀다.
텔마 젠크스(Thelma Jenks. 49)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예요. 쿠키랑 케이크를 굽느라 여기 직원들과 버시바우 대사 부인도 이틀 동안 밤을 샜죠. Ms. 버시바우는 좀 늦는 것 같아요. 오늘 다른 스케줄이 잡혀 있었어요. 판매는 우리가 하고 있지만 버시바우 여사의 리더십이 항상 힘이 되죠. 대사관에서 일한 지는 2년 됐어요. 한국은 멋진 나라, 평생 살고 싶어요. 한국사람들은 배려심이 많고 친절하죠. 오늘은 한국말도 배웠어요. “이 케이크, 미 대사관 부인들이 만들었어요, 사주세요!”
아이다 알마이나(Aida Al-Maaina. 44)
한국 온 지 2년 됐어요. 여전히 흥미롭고, 편해요. 전에는 뉴욕, 스페인, 일본, 로마에 있었어요. 남편이 일본에 있을 때 한국에 온 적이 두 번 있는데, 10년 전이었죠. 그때는 지금과 전혀 달랐어요. 지금은 외국인에게도 많이 개방되고, 더 친절하죠. 한국사람 일 열심히 해요. 그래서 빠르게 발전했죠. 사회적이고 따뜻하고, 윗사람 존경할 줄 아는 점이 좋아요. 신사적이고 관대하죠. 이건 우리 아랍에미레이트 대통령 배지예요(웃음). 아무다비, 두바이 등 사막 모래들이 들어 있는 공예품과 스카프, 아라비안 드레스 가지고 나왔는데, 다 팔렸어요. 이 향 피우는 박스는 1만5천원이에요. 수공예품이죠(웃음).
오이캐 마키코(Oike Makiko. 47)
한국인 너무 친절해요. 다섯 살 난 아들이 팔이 부러졌을 때였어요. 한국 선생님께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매일 전화도 해주시고, 부부가 너무 친절하게 해줘서 행복했어요. 지난 4월에 한국, 처음 왔어요. 이 바자도 첫 경험이에요. 이렇게 많이 팔릴 줄 몰랐어요. 벌써 다 팔렸는걸요. 일본은 매년 참석했어요. 조금이나마 기부할 수 있으면 좋으니까. 여기 있는 물건들은 모두 일본에서 사온 거예요. 이 옻나무 접시는 일본에서 사온 가격의 50% 정도로 팔고 있죠(웃음). 우리가 기부한 돈을 적십자가 아이들을 위해 잘 써줬으면 좋겠어요.
린드밀라 팬(Lyndmila Fen. 60)
한국말? 조금. 영어? 좋아요. 한국 온 지 12년. 좋아요. 다 재미있고. 이건 휴대폰, 잔돈 지갑. 5천원씩. 싸요. 모자 5천원. 여자 꺼. 사요. 우즈벡 비단 수제품, 1만5천원. 좋아요.
시본 케올라(Sivone Keola. 56)
올해 2월 4일에 한국 처음 왔어요. 좋은 나라. 친절하고. 한국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라오스에서 한국 드라마 아주 유명해요. 배용준 좋아해요. 너무 잘생겼어요(웃음). 일본에서는 겨울 소나타도 봤어요. 김치랑 불고기도 좋아해요. 경희대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한국어도 배우고 있어요. 이 바자는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뭔가 기여할 수 있으니까. 이 라오스 전통 의상은 팔지 않아요. 1천 달러 정도, 비싼 예복이에요. 몽족이 두르는 스카프와 핸드백도 있고.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는 기업이나 언론사 대표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인과 정부의 적십자사 관련 부처 장관의 부인 등으로 구성된 봉사 후원조직이다. 이날 행사에는 홍라희(삼성그룹), 강신애(두산그룹), 유정자(행남자기), 송관자(효성그룹) 위원 등 기업대표 부인들과 한덕수 국무총리 부인인 최아영 명예위원장 등이 각자 기증품을 내고 판매에 나섰다.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의 유중근 위원장은 “여러 기업이 좋은 물품들을 많이 기증해줘 판매대가 풍성해졌다”며 “올해 판매 목표액 3억5천만원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잇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금은 ‘징검다리 사랑 네트워크’에 전해진다. ‘징검다리 사랑 네트워크’는 결손자녀와 힘겹게 살아가는 조부모 가정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수익금은 이들이 사는 집을 고쳐주고 장학금을 주는 데 쓰일 예정이다.
자나 바이자지예바(Zhanna Baigaziyeva. 32)
한국 온 지 1년 4개월 됐어요. 재미있어요. 카자흐스탄과도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바자는 많이 참여해요. 작년에도 서너 군데 참여했어요. 이렇게 큰 바자는 처음이에요. 잘하고 있어요(웃음). 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 좋아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죠. 아, 남편이 한국으로 부임하기 전에 7년 동안 한국에 살았던 적 있어요. 그래서 익숙하고, 좋아하죠. 한국은 발전 빠르고 다이내믹한 나라예요. 카자흐스탄으로 여행 가는 사람도 늘었고, 카자흐스탄 학생들도 한국으로 공부하러 많이 와요. 가지고 나온 초콜릿은 다 팔렸어요. 가장 인기 있는 건 이거. ‘돔브라’라고 해요. 카자흐스탄 집 모양. 손으로 만든 거예요.
은영 로빈슨(Robinson. 45)
네~바빠서 좋아요. 꿀이 다 팔렸어요. 유칼립투스 오일도 다 팔렸고. 이 울 목도리가 인기 많아요. 한국에 부임한 지는 두 달 됐어요. 꿀이랑 팀탐(Tim Tam)이라는 과자가 특히 인기가 많아요. 레드 와인도 잘 팔리고, 호주 울(Wool)은 6만원인데 거의 다 팔렸네요. 와인 한 병 사가세요. 좋아요.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