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파티플래너 지미기(32). ‘잔치’ 문화가 익숙한 한국에 ‘파티’ 문화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는 그녀. 2007년 12월의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그녀보다 바쁜 사람이 또 있을까. 파티플래너 지미기를 만나 그녀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파티의 매력은 ‘일탈의 자유’
178cm의 늘씬하고 서구적인 몸매, 까무잡잡한 피부, 이국적인 마스크,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 서울의 중심가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미기는 한눈에 보기에도 “멋지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만큼 당당하고 시원스러운 매력을 풍겼다.
“제가 원래 파티를 좋아해요. 클럽이나 바에 가서 춤추는 것도 좋아하죠. 외국은 클럽에서 하는 ‘파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만 ‘파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은 제가 직접 바를 빌려 ‘파티’를 열어보기로 했어요. 친구들을 초대하고, 2백 명 정도 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4백 명이 왔어요. 초대 손님 중에 ‘기자’가 한 명 있었는데, 다음날 ‘파티플래너 지미기’라고 기사가 뜨더군요. 그래서 얼떨결에 ‘파티플래너’가 됐어요.(웃음)”
모델일을 하고 있던 지미기는 ‘파티플래너’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은 뒤, 파티플래너의 매력에 더욱 흠뻑 빠지게 됐다고 한다.
“파티에는 일탈의 자유가 있잖아요. 파티에 초대받는 사람은 초대받은 것에 대한 ‘특별함’을 느끼죠. 평상시보다 더 예쁘고, 멋지게 꾸며볼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사교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보통 저는 초대를 하는 ‘호스트’ 입장이니까, 사람들을 소개시켜주고,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음악과 분위기 등 전체를 관장하죠. 둘 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파티에 가려면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왠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멋있는 드레스’를 입어야 할 것 같고, 특별한 에티켓을 알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미기는 “옷은 그냥 평소 의상 중에서 예쁘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로 골라 입으면 될 것”이라며 “파티를 갈 때는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 초콜릿이나 쿠키 등을 들고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에는 홍대, 이태원 등에 클럽문화가 많이 발전해 사람들 사이에서 ‘파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요즘에는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지미기에게 홈파티의 노하우를 전해달라고 했더니 “작은 노력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좋다”면서 간단한 방법을 가르쳐줬다.
“집에서는 꽃 장식을 간단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초’는 분위기를 잘 살려주기 때문에 ‘초’를 많이 사용해도 좋고, 형광등보다는 ‘램프’를 켜놓으면 더 좋겠죠.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음악도 필요하고요. 음식은 한 가지씩 집에서 해오는 것도 좋겠고요, 가능하면 친한 사람들로 ‘멤버’를 구성하는 것이 좋아요. 서로 잘 어울릴 수 있게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즐기느냐 아닐까요? 즐길 수 있는 준비만 되어 있다면 ‘OK’죠(웃음).”
‘성당’에서 결혼해 ‘화려한 파티’는 불가능
최근 지미기는 연말 파티 준비 이외에도 ‘결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2월 세계적 명품 업체의 한국지사장 ‘제임스 페이튼’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지미기의 피앙세인 ‘제임스 페이튼’은 세계적 명품 그룹인 LVMH 계열 모엣헤네시 코리아의 대표이사이며, LVMH는 루이비통, 마크 제이콥스, 크리스찬 라크르, 크리스찬 디올 등 60여 개 최고급 패션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최대 명품 업체다.
지난 12월 중순, 그녀의 결혼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자 지미기와 피앙세 ‘제임스 페이튼’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 결혼 이야기가 어떻게 기사화됐는지 모르겠어요. 전 한 번도 인터뷰를 한 적이 없거든요. 아직 결혼하려면 두 달 정도 남았는데, 너무 일찍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결혼도 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지는 않거든요. 결혼하고 나면, 솔직히 말해드릴 수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이어 피앙세에 대해서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그냥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이라고 한다.
기자의 시선은 그녀의 오른손에 있는 커다란 다이아 반지에 옮겨졌다. 다이아의 크기가 상당히 큰,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의 반지였다. 피앙세에게 프러포즈 받을 때 받은 반지라고 한다.
한국 최초의 파티플래너 지미기와 명품 업체 지사장의 만남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어떤 결혼식이 열릴지 기대가 된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지상 최대의 화려한 파티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에 대해 지미기는 “사람들의 기대가 많이 부담스럽다”면서 “결혼식을 성당에서 올리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애초에 무너졌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기대를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그런 부담 때문에 더 잘할 수 없을 것 같아요(웃음). 저도 평소에 꿈꾸던 ‘결혼식 파티’가 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모두 물거품이 된 상태예요. 결혼식을 ‘성당’에서 하기로 결정했거든요. 성당은 여러 가지 제약이 많더라고요. 음식이나 데커레이션 부분에서도요. 그래서 아직 어떻게 결혼식을 치를지는 미지수예요.”
“결혼하면 바로 아이 갖고 싶어요”
결혼 후 그녀의 생활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지미기는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는 말로 자신의 상황을 표현했다. 우선, 빨리 아이를 갖고 싶기 때문이란다.
“제가 원래 아이를 좋아해요. 그래서 결혼하자마자 빨리 아이를 낳고 싶어요. 하지만 아이를 갖게 되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분리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될지 아직 잘 모르겠네요(웃음).”
사실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파티플래너`’뿐만이 아니다. 의류패션 ‘미기 in 뉴욕’에서 디렉팅을 맡고 있으며, 가방을 제작해 만드는 ‘미기 & 타쉬’에서 디자인과 홍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혼을 한다고 해서 일을 그만두지는 않을 계획이다. 다만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쓰느냐가 문제다.
“`결혼하고 나면, 아무래도 싱글일 때처럼 일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남편과 부모님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할 거예요. 다만, 가족에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에요. 어쩌면 아이를 갖고, 출산하는 기간이 내 인생의 ‘쉼표’가 될 수도 있죠. 아이를 낳고 난 뒤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일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그녀. 행복한 결혼 이후, 한층 더 멋진 커리어우먼으로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원상희 ■장소협찬 / 카페 이마(02-2020-2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