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 출신 이기홍 사장에게 듣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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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 새 교육정책에 대처하는 기본자세입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가장 긴장하는 이들이 바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너무 자주, 일관성 없이 바뀌는 교육정책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했던 것이 이미 여러 차례.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특히나 새 정부가 들어서며 대대적인 교육개혁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새 교육정책, 어떻게 바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유명 수학강사 출신 (주)프리먼트 이기홍 사장에게 물었다.


스타강사 출신 이기홍 사장에게 듣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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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육정책의 핵심은 ‘수월성 교육’
이제까지 교육정책이 ‘평준화 교육’을 지향했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수월성 교육’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원래 수월성 교육이란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골라 그 잠재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다. 보편성 교육과 조화를 이룬다는 단서가 붙기 때문에 영재 교육이나 엘리트 교육과 구분되고 있지만 성장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새 정부가 어디까지 교육적 보편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그려지고 있는 가능성은 자립형 사립고와 과학영재학교, 특목고 등의 추가 설립으로 인한 수월성 교육기관의 폭발적 증가다. 일반 고등학교 사이에서도 학교의 레벨이 차등화 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수준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요. 아이에게 부족한 게 있다는 걸 인정하려 하지 않죠.”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며 감상적인 기대에 젖는 것보다 아이의 수준과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수월성 교육에 제대로 발맞추는 지름길이다.

피할 수 없는 사교육에 대한 고민
이기홍 사장은 현재 과열된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나친 선행 학습’을 꼽는다.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고등학교 2학년 수학을 공부하고 심지어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 초등학생들도 많습니다. 공교육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사교육이 채워주며 서로 보완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이 공교육을 앞질러 공교육의 붕괴를 부추기는 것입니다.”

언제나 강조하지만 교육은 부동산 투자가 아니다. 미래에 많이 얻겠다고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보다 현재의 가치와 문제점을 파악하는 게 기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투기 대상이 아니에요. 말로는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공부로 몰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입니다. 선행 학습은 다음 학기의 공부 내용을 전 방학 때 예습하는 정도면 됩니다.”

적당한 선에서의 선행 학습이라면 사교육 시장의 지나친 경쟁이 정상화될 수 있다. 이기홍 사장은 ‘사교육은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공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게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아이들의 취향, 성격, 환경이 다 다른데 그에 대한 분석이나 고민이 부족해요. 만약 우리나라도 낙제 제도가 있다면 아마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이상 무조건 표준화만 외치는 학교 교육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확률은 희박합니다.”

입시철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제대로 집중해 수업을 듣는 학생은 많아야 5~6명이다. 공교육이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은 사교육이 챙길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어차피 사교육이 존재해야 한다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거품을 걷어내고 비용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교육 콘텐츠 유통 사업체인 ‘프리먼트’다. 시스템을 좀 더 세분화하고 분업화해 유통 과정에서 오는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하면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이러닝을 이용할 수 있다. 현명한 학부모라면 무조건 비싼 과외나 학원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존의 사교육 시장이 더욱 크고 다양하게 팽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어차피 필요한 것이라면 사교육도 경제적으로 쇼핑해야 한다.


수학 교육-재료의 특성 아는 것이 중요
수학 교육에서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정설.
“수학은 숫자 계산이 아닙니다. 이런저런 요소를 변형하고 섞어서 결과를 도출하는 판단 작업이죠.”
수학을 열심히 하면 판단력이 좋아진다. A일까, B일까 매일 갈등하고 선택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올바르게 수학 교육이 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이기홍 사장은 수학을 요리에 비유한다.

“요리를 만들려면 재료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해요. 조미료면 조미료, 채소면 채소, 각각의 특성과 기능을 알아야 다양한 요리를 구사할 수 있어요. 마음이 급한 주방장이 재료의 특성이 아닌 완성된 요리를 가르치죠. 그렇게 요리를 배운 사람은 김치찌개는 만들어도 참치 김치찌개는 못 만들어요. 응용할 줄 모르거든요.”

대개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완성된 요리를 바라는 것이 문제다. 수학 잘하는 아이를 만들려면 학부모가 먼저 조급성을 버려야 한다고 이기흥 사장은 충고한다. 관심과 간섭을 혼동해선 안 된다.

“부모들이 살았던 시대와 현재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시차 차이는 20~30년입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과거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일류 대학을 나와야 하고 의사,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건 분명 왜곡된 정보를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어디에 제일 소질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무궁한 가능성을 어른들의 짧은 머리로 강요해선 안 돼요.”

특히 수학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충분히 시간을 줘야 한다. 비교하지 말고 성적이 오르고 내리는 데 강박을 주지 말 것. 그렇게 되면 아이는 보이기 위한 성적을 만들기 위해 기초를 무시하게 된다. 다달이 모의고사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아이에게 시간을 줘라. 5개월이나 6개월 정도가 좋다. 마음 급한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그 시간 동안 아이를 기다려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참을성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기본을 지키면 흔들리지 않는다. ‘기초부터 튼튼히’, ‘수준에 맞는 교육 습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공부의 왕도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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