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라인’에 집착하는 시대다. 호감 가는 아름다운 외모가 한 사람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요즘, 아름다움에 대한 잣대도 끊임없이 재창조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사실 미(美)란 고유하다기보다는 보편적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시대의 아름다움은 ‘선’을 따라 흐르고 있다.
큰 눈, 오뚝한 코, 도톰한 입술에 대한 선호보다 전체적으로 잘 조화된 얼굴형, 이른바 예쁜 ‘라인’이 각광받고 있다. 매스컴에서 줄기차게 떠드는 M라인, S라인 그리고 V라인이라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동안 신드롬’과 ‘V라인 열풍’에 동참하고자 시술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났다.
“과거에는 심한 주걱턱이나 비대칭 얼굴 때문에 오랜 기간 고민해온 분들이 뼈 수술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턱이나 광대를 줄이는 축소술을 받거나 치아가 포함된 턱뼈를 움직이는 턱 교정술을 택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분들이 ‘예뻐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위턱과 아래턱을 함께 움직이는 양악수술을 하죠.”
일반적으로 뼈 윤곽 수술은 다른 어떤 수술보다 경험이나 기술은 물론 특화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형외과 전문의라고 해서 모두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형외과 영역 중에서도 특정 부분을 차지할 정도. 이진수 원장은 바로 이 안면 윤곽 분야만을 트레이닝하며 실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치아가 포함된 양턱을 움직이는 수술이다 보니 범위가 큰 편이어서 예전에는 자주 시행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의학 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얼굴형에 관계된 상당수의 고민을 이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죠.”
이진수 원장은 이 양악수술을 ‘복합얼굴축소술’이라고 이름 붙여 특화하고 있다. 기존 양악수술이 교정적 측면이 강했던 것에 비해 복합얼굴축소술은 얼굴형을 예쁘게 만든다는 미용적 의미가 더욱 강조된 것. 이진수 원장의 전공인 이 복합얼굴축소술은 학회 발표 등을 통해 알려졌고 최근에는 널리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턱이 크고 약간 앞으로 나와 있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합에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 주걱턱에 가까운 경우가 많죠. 또 입 부분이 앞으로 약간 튀어나와 있는 분들은 돌출입 수술을 하는데 이런 경우 다른 부분은 다 괜찮고 입만 나왔을 때는 돌출입 수술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체로 입이 나오면 턱이 같이 나오거나 치아 교합이 맞지 않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 모두를 보완하려면 복합얼굴축소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다면 왜 교합이 맞지 않는 경우나 턱이 길고 앞으로 나온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는 미인의 조건과 관련이 깊다. 누가 보더라도 ‘예쁜 얼굴이다’라고 하면, 두 가지를 만족해야만 한다. 우선 갸름해야 한다. 옆으로 넓지 않고 좁고 갸름한 얼굴형의 사람을 봤을 때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느낀다. 이러한 시각을 반영한 것이 바로 ‘한 사람만의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강조하는 V라인이다. 두 번째 조건은 볼록해야 한다는 것. 즉, 입체감이 있어야 예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걱턱은 좁고 갸름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예쁘지는 않다. 입체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옆모습을 살펴봤을 때 다른 부위보다 코가 앞으로 나오고 턱이 뒤로 들어간 얼굴형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같은 두 가지 미인의 조건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주목받을 다음 트렌드도 예측해볼 수 있다.
“아마도 ‘볼록함에 대한 호감’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갸름한 면을 강조하는 V라인이 바람을 일으켰으니까 앞으로는 볼록한 느낌이 지금보다 주목을 받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원장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F’라인이다. 대문자 F의 모양처럼 옆에서 봤을 때 맨 위가 코, 중간이 입, 그리고 아랫부분이 턱으로 이어지는 느낌. 코, 입술, 턱이 계단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얼굴형이다. 이런 얼굴은 어려 보이는 ‘동안’ 얼굴형이기도 하다.
“볼록한 얼굴의 대표가 바로 우리나라 여자 연예인들입니다. 우리나라 여자들의 평균 얼굴과 연예인 얼굴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연예인들이 평균적인 얼굴보다 입체적이고 좁다는 것이죠. 이 두 가지 조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수술이 복합얼굴축소술입니다. 이 수술을 통해 갸름하고 볼록해지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드럽고 어려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물론 저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는 만큼 모두가 F라인 얼굴이 어울리고, 그렇게 되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진수 원장을 찾아오는 사람들만 봐도 선호하는 얼굴형이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는 얼굴에 맞춰 조화롭게 얼굴선을 바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체적으로 30대 이상의 분들은 ‘어려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볼록한 동안 얼굴을 선호합니다. 상대적으로 20대나 30대 초반은 뾰족한 얼굴형, 작은 얼굴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는 되도록 ‘어떤 얼굴이 가장 예쁘다’라는 절대적인 기준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 가지 기준을 머리에 넣어두면 거기에 맞게 짜 맞추듯이 수술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쁜 얼굴이라고 해도 각 개인에게 적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유연하게 생각하고 각 개인의 얼굴에 나타난 특징을 뭉그러뜨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얼굴 성형은 자기만족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통 수술을 받으러 오는 분들에게도 ‘본인이 원하는 얼굴형’에 대해 많이 묻고 추구하는 바를 이끌어내려고 해요. 제가 하는 일은 아름다움의 범주를 설정해두고 그 안에서 수술하려는 환자의 욕구와 개성의 균형을 조화시키는 일입니다.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렵지요.”
치과교정의·성형의가 한 병원에, 국내 유일 협진 시스템
아름다움과 개성을 조화롭게 접목시키는 과정이 어렵기에, 이진수 원장은 부단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수술 스케줄도 많이 잡지 않는 편이다. 한 사람을 수술하기 위해서는 상담을 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 성형 결과를 연구하고, 적합한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기까지 굉장한 시간과 고민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오후 9시 진료 마감 시간이 지난 후에도 새벽까지 병원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스포츠 마니아였던 이 원장이 일체의 모든 운동을 끊어버린 이유도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심 때문이다. 마취부터 수술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다 하는 이 원장은 운동을 하다가 자칫 손이라도 다치게 될까 싶어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도 할 수가 없다. 또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어떻든 출퇴근 시간마다 마스크를 고수하는 것도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어떤 성형외과 의사가 이와 같을까? 그러나 이진수 원장은 “이런 자세는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는 것일 뿐”이라며 “별 걸 다 물어보시네요”라며 쑥스러워했다.
특이하게도 얼굴 뼈 수술은 입 속을 통해 시술하는 경우가 많다. 눈이나 코처럼 바깥에서 하는 수술에 비해 수술시 시야가 매우 좁은 편이다. 좁은 곳에서 내부를 수술하려면 공간 감각과 참을성이 뛰어나야 한다. 따라서 의사의 경험과 훈련이 더욱 중요한 것. 이 원장이 ‘독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병원만의 독특한 협진 시스템도 이 원장이 고민의 연장선에서 얻은 산물이다. 그의 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형외과와 치과 교정과 전문의가 한 병원 안에 상주하며 종합적으로 수술을 관리하는 곳이다. 단순히 두 병원이 협조하는 차원이 아니라 각각 최고의 전문의가 한곳에서 유기적으로 협진을 한다.
얼굴형이 예쁘지 않은 경우 대부분이 교합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고 따라서 치아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정 전문의와 성형외과 의사 간의 긴밀한 유대 관계가 수술의 성공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교정과 이신정 원장은 그에게 최고의 파트너다.
“교정전문의와 성형외과의가 각각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서로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달라요. 환자 입장에서는 특히 병원을 두 군데나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우리는 수술 진행을 함께하니까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부분이 아니라 함께 전체를 만들어내니까요. 협진 시스템에 의해 교합적인 완벽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신정)
두 사람의 완벽한 협진 시스템은 제대로 된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만큼 경험과 사례들이 축적돼 서로에게도 발전이 된다는 반응이다. 물론 한 병원에서 일하는 만큼 더욱 책임감 있게 환자를 대한다는 장점도 있다. 최선의 수술 결과와 환자의 편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협진 시스템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갑자기 무슨 얘긴가 싶겠지만 사실 그가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부분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하는 다소 추상적인 명제다. 이진수 원장은 공부를 하고 수술을 하면 할수록 이 문제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 좀 더 나아가서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감각을 유지하고 더 참신하게 다듬는 것도 필요하죠. 성형외과 의사로서 머물러만 있으면 절대 해결되지 않을 질문입니다. 그래서 사회학, 인류학, 미학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는 특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아름다움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트렌드가 있다고 해도 그때마다 유행에 맞춰 얼굴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꾸준히 교과서나 논문 연구도 하고 미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매스컴을 분석하는 등 식견을 넓히고 철학을 다지는 것 또한 필수적인 본인의 의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다소 짓궂은 질문을 하나 했다. 얼굴 라인 전문의인 그가 보기에 최고의 얼굴 라인을 가진 사람은 누구냐고.
“앞서 말했듯 미인은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예쁜 거죠. 흔하지 않으니까요. 자꾸 물으시니까 우리가 아는 연예인을 예로 들어 설명해드릴까요? 갸름해서 예쁜 얼굴이 바로 김희선씨입니다. 또 요즘 뜨고 있는 볼록한 미인이 김태희씨죠. 갸름하고 볼록한 두 가지를 다 갖춘 경우요? 제가 보기에는 고소영씨가 가장 이상적인 얼굴 같네요. 하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마디를 덧붙인다.
“너무 뻔한 말이라고 흉보실지 모르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우러나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미인의 진짜 조건은 아름다운 눈빛이죠.”
꼭 수술만이 아니라 자기 계발, 자신감, 노력을 통해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눈빛을 가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진수 원장. 거기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상한 마음 또한 미인의 필수조건이라고 덧붙인다. 그의 조언을 주의 깊게 듣고 실천한다면 평평한 내 얼굴도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