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조언! 퍼스널 트레이너 김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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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가 입고 싶다. 운동 안 해도 날씬한 ‘`젊은것들’ 사이에서도 돋보이고 싶다. 피트니스 클럽에는 2, 3월부터 여름을 겨냥하고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비키니 때문이 아니라도 운동은 해야 한다. 섹시하고 탄력 있는 몸매는 덤이다.


합리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조언! 퍼스널 트레이너 김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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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어도 하셔야 해요
시간이 없는 게 문제다. 피트니스 클럽 6개월 회원권을 사놓고도 서너 번밖에 가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회사도 가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한다. 어찌어찌 시간을 만들 수는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애써 틈을 만들 여력조차 없다. 뱃살과 힙이 처지기 시작한다. 내가 봐도 매력 없다. 다시, 운동할 시간이 없다.

김영지씨(27)는 경력 5년 차 퍼스널 트레이너다. 탤런트 이훈과 정두홍 무술 감독이 운영하는 ‘더블에이치 멀티짐’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다.

“진짜 바쁜 분들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운동하세요. 혈당 수치, 간 수치가 높게 나오면 술도 딱 끊고 정말 독하게 운동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점심시간에 와서 운동하고 가세요. 그런 게 필요해요. 계기 말이에요.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평생 못해요(웃음).”

여자 나이 스물다섯이면, 그때부터 근육이 빠지기 시작한다. 근육이 빠진 자리에는 지방이 자리를 잡는다. 힘없는 지방은 중력을 이기지 못한다. 처지게 마련이다. ‘내 가슴이 원래 이 자리에 있었나’ ‘내 엉덩이가 이렇게 늘어졌었나.’ 나이 탓으로 돌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근육량이 떨어지면, 체력이 약해져요. 활기가 없는 거죠. 저녁까지 정해져 있는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때 운동을 하면 더 피곤해질 수 있죠. 하지만 근육이 좀 쌓이면 기초 체력이 늘어납니다. 덜 피곤하죠.”

예뻐 보이자고 운동을 하는 건 아니다. 활기는 근육에 머문다.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들고, 피로를 견딜 수 있게 하는 힘은 근육에 있다. 필요 이상의 지방은 무게를 더할 뿐, 쓸모가 없다.

‘몸매 관리만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체력을 신경 쓰셔야죠. 근육이 빠지고 체력이 줄어들면 쉽게 피로를 느끼죠. 그래도 여유 있게 몸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힘이 없어서 못해요. 30분 정도 러닝머신 위에서 걷다가 지치고 운동을 조금만 해도 눕게돼죠.”

달리기나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해도 근력운동은 못하겠다는 경우도 많다. 트레이너는 복근을 만들어보자고 보채는데 아무리 배에 힘을 줘도 몸이 안 따라준다. 자력으로는 상체도 들어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거다. 선택할 수 있다. 포기하거나, 불타오르거나.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분들도, 조금씩 근육이 붙으면서 몸의 변화를 느끼고 탄력이 생기는 걸 확인하면 신기해하면서 재미를 느끼세요. 지방에 숨어 있던 근육들의 움직임이 실제로 느껴지니까요. 어떤 여성 회원 분은 이제 어떤 운동을 하면 어디에 근육이 생기는지를 다 알아요. ‘탄력이 생겼어요’라며 전화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럼 너무 뿌듯하죠.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운동은 자신이 느껴야 해요.”

비키니를 입었을 때 돋보이고 싶은 욕망도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살은 왜 빼고 근육량은 왜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7, 8월에만 돋보이고 싶은 ‘인스턴트 살 빼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건강이 상할 수도 있다.

연예인처럼 될 필요는 없잖아요
‘비키니’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하는 몸매는 완벽하다. 소심한 남자는 언감생심, 오일도 못 발라줄 몸매다. ‘패셔니스타’라는 수사가 따라붙는 여자 연예인들의 몸매는 실제로 보면 피노키오다.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뼈와 근육이다.

합리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조언! 퍼스널 트레이너 김영지

합리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조언! 퍼스널 트레이너 김영지

“딱 보기에 괜찮은 몸매인데, 그래도 빼달라는 분들이 계세요. 정말 완벽한 몸매인 분들도 그래요. 현영처럼 만들어 달래요. 회원 중에 키는 170cm가 넘고, 정말 날씬한데도 본인은 살이 쪘다고 하는 분들이 계세요. 매체의 영향이 정말 큰 것 같아요. 그렇다고 남자들이 그런 몸매를 좋아하느냐? 그건 아니거든요(웃음).”

미디어가 마른 사람을 환영하는 이유는 어떤 옷을 입어도 태가 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른 사람이라도 1.5배 정도는 부어 보이는 카메라 렌즈에 더 잘 잡히기 위해서다. 공효진, 김민희 같은 ‘패션 리더’들은 ‘깡마른’ 수준이다.

“운동하러 오는 남자 회원들께 물어보면 마른 여자는 싫다고 하세요. 남자가 생각하는 이상형과 여자가 생각하는 이상형이 너무 달라요. 남자들은 허벅지 얇은 사람들 싫어하고, 힙과 허벅지가 건강하면서 허리가 날씬한 사람을 예쁘다고 하죠. 하지만 여자들은 정려원, 공효진씨처럼 되길 바라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옷을 입으면 스타일이 사니까(웃음).”

이해할 수 있는 욕망이다. 단 하루라도, 44사이즈를 입고도 하늘하늘 했으면 좋겠다. 평생에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들처럼 살고 싶다. 비키니 몸매에는 자신 있는 트레이너 김영지씨도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럼요. 저도 그런 생각해요. 딱 하루만 공효진이었으면 좋겠다. 입고 싶은 옷 맘껏 입어 봤으면 좋겠다. 제가 비키니 몸매는 자신이 있지만(웃음) 입고 나가면 친구들은 ‘너 진짜 운동한 애다’ 그러거든요. 허벅지 튼튼하고. 저는 그런 게 좋은 거죠. 깡마른 여자가 비키니 입으면 진짜 보기 싫잖아요(웃음). 건강미 넘치는 몸매가 좋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효진 같은’ ‘이효리 같은’ 몸매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이상적인 몸매를 염두에 두고, 자신을 가꿔 나가는 정도라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게 강박이 되면 건강에 무리가 간다. 현기증을 느끼면서까지 살을 뺄 이유가 없다. 운동의 목표를 ‘체중 감량’으로 잡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의 목표를 체중 감량으로 잡으면 안 돼요. 운동을 해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어요. 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늘면 체중은 티가 안 날 수도 있죠. 근육이 지방보다 무겁거든요. 그럼 체중이 빠질 수가 없어요.”

자신의 몸을 아는 게 첫 번째다. 이상적인 몸매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 운동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부분을 바로잡는 게 정신적으로도 효과적이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부위별로 설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체가 비만이라면 하체 운동을 하면서 옷을 입었을 때 라인을 잡아주는 식으로 목표를 따로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전신 거울을 보고, 내 몸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시작하는 운동이 효과적이죠. 변해가는 과정도 재미가 있고요.”


제 가슴에 비수를 꽂아주세요
성격이 느긋한 사람은 늘어진 뱃살을 두고도 충격을 받지 않는다. 누가 봐도 곤란한 몸매인데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운동만 시작하면 금세 빠질 지방’이라며 먹고 싶은 건 다 먹는다. 자극이 필요하다. 김영지 트레이너에게 냉정하고 모진 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일단 뱃살을 좀 빼셔야겠어요. 운동 안 하시죠? 하세요. 운동만 하면 금방 살들이 제자리를 찾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영원히 갈 수도 있어요(웃음). 딱 봐도 탄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둥실둥실한 몸, 매력 없잖아요. 뭉실뭉실 몽글몽글. 여름이라서 몸이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정말 매력 없어요. 자기 체형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콤플렉스를 보완할 수 있도록.”

분명, 흉한 몸은 아니다. 상체와 허벅지가 두껍긴 해도, ‘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자위했다. 눈에 띄게 군살이 늘고,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 건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다. 아침은 당연히 거르고 밤 11시에도 치킨과 맥주를 먹는 불규칙한 식습관. 밤을 새다 배가 고프면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는 무모한 자신감. 그게 ‘뭉실뭉실 몽글몽글’한 몸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운동은, ‘도저히 시간이 안 나’못했다.

“저는 먹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식탐이 강하거든요(웃음). 식사를 제때 맞춰 먹는 게 중요해요.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습관이라는 게, 그런 기본적인 것도 어렵게 만드니까. 도시락이나 과일을 싸거나 샐러드를 만들어서 아침을 꼭 드셔야 해요. 식사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끼니 사이의 텀이 긴 사람은 절대 살을 뺄 수가 없어요.”

김영지씨가 근무하는 피트니스 센터에는 연예인도 심심치 않게 들른다. 다니엘 헤니, 알렉스, 이휘재, 크라운 제이, 전지현 같은 ‘이상적인’ 사람들은 독하게 절제하고 운동한다.

“아, 헤니씨는 완벽해요. 인간이 그럴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헤니씨를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는 거죠. 그렇게 될 수는 없어요(웃음).”

그러니까, 전지현이나 다니엘 헤니가 되기 위해서 운동하는 건 무모하다는 뜻이다. 바라는 게 있다면 이런 거다. ‘타고난 골격대로 살고 싶다’ ‘불필요한 군살과 지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합리적인 몸 만들기를 위한 조언! 퍼스널 트레이너 김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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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넓다거나, 허벅지가 두껍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어요. 현영씨 어깨가 얼마나 넓은데요(웃음). 몸매에 대한 트렌드는 계속 바뀌니까, 그걸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타고난 골격에서 최적화된 몸매를 갖고 싶다’면 당장 운동을 시작하셔야죠. 3개월 정도 지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겨요.”


‘귀찮아서 못한다’는 속 편한 말
트레이너가 아무리 독려해도, 지금 있는 복근으로는 자기 상체도 못 들어올린다. 윗몸일으키기는 한 개도 제대로 못한다. 팔굽혀펴기도 마찬가지다. 말랑말랑, 젤리 같은 배와 팔에 근육이라곤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운동할 의지가 없는 경우에는 암담해진다. 날 때부터 날씬한 사람도 운동의 필요성을 못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가슴과 힙이 늘어져도 ‘나잇살’이라는 말로 합리화할 수 있다. 겸허하게 세월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인정할 만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무모한 여유다.

“한두 시간 뛰고 나면 지방이 빠지니까 체중이 줄어들죠. 하지만 근육도 같이 빠져요. 가시적인 체중은 줄어도, 근육이 빠지니까 탄력이 없어지는 거죠.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근육량이 줄어들어요. 나중에 다시 하긴 힘들어요. 그러니까 미리미리 하시라는 거죠.”

김영지씨의 회원 중엔 40, 50대 ‘어머니’도 있다. 처녀 적 몸매를 바라고 하는 운동은 아니다. 활력을 찾기 위해서다.

“저랑 운동을 같이 하게 됐는데, 중독이 되셨어요(웃음). 그 어머니를 보면 뱃살이 확 빠지고 그런 것은 못 느끼지만, 급속도로 몸이 망가져가는 다른 어머니들에 비하면 차이가 나죠. 더 이상 뱃살이 늘지 않고, 엉덩이가 올라가고. 52년생인 남편 분도 같이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자기 근육량에 맞춰 운동하면, 뱃살이 있어도 탄력이 생긴다. 마냥 무기력해 보이는 중년은 아니라는 뜻이다. 혈색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과로해도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비키니는 욕망이고, 건강은 현실이다. 운동으로 몸이 건강해져 비키니를 입을 수 있게 됐다면 자랑할 만하지만, 비키니를 입으려고 하는 무리한 운동을 ‘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결정적으로, 7월에 운동을 시작해서 올여름에 비키니를 입기는 이미 늦었다. ‘왜 운동을 해야 하는가’ 진지한 접근은 단단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해요. 절대 미루면 안 돼요. 깡마른 연예인들의 몸매를 따라가지 말고 자기 체형과 형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당연한 말이지만, 단기간에 이루기보단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두세 번, 한두 시간 내는 건 가능하지 않나요?”

사실, 피트니스클럽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집에서도 할 수 있다. 달리기는 동네 중학교 운동장에서 하면 된다. 하지만 건강한 몸매를 위해 땀 흘리는 여러 사람들 틈에서 더한 자극을 받고 싶다면, 지속적으로 의지를 자극해줄 파트너가 필요하다면 피트니스클럽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올여름에 비키니를 입기는 글렀지만, 건강을 챙기는 데 타이밍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야 내년엔 건강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비키니를 입을 수 있다. ‘어린것들’ 사이에서도 돋보일 수 있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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