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쇼핑몰을 ‘아르바이트’, ‘투잡’ 개념으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어요.”
‘한국의 젊은 부자’ 시리즈는 1억원 이하의 종자돈으로 40세 이하의 나이에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원 이상의 돈을 모은 사람들 중에 선별해 한 달에 한 명씩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열 번째 한국의 젊은 부자는 7백만원으로 쇼핑몰을 시작해 연 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박초이씨입니다. (편집자 주)
4년 전, 7백만원으로 동생과 시작
오후 5시, 서울 상왕십리에 자리한 한 사무실에서는 주문 들어온 물건들을 택배로 발송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20,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섹시 컨셉트의 옷들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소호휴(www.sohohue.com)의 대표 박초이씨와 직원들이다. 박씨는 기자가 도착한 후에도 30분쯤 물건을 포장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리고 그날 보내야 할 물품의 포장이 끝난 뒤에야 박씨는 기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2005년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동생과 처음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한 박초이씨(28). 지금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함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아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박 쇼핑몰로 이름이 났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소호휴의 연 매출은 4억원 정도.
그녀가 처음 쇼핑몰을 시작할 때 가진 돈은 7백만원이 전부였다. 2005년이면 지금처럼 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았을 시기였는데도, 쇼핑몰 사업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어떤 물건이 잘 팔릴지’,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의 옷을 많이 입을지’,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디자인은 무엇인지’ 등등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것. 그래서 박씨가 가장 처음 시작한 일은 바로 ‘시장 조사’였다. 처음 동대문 등 도매시장에 가면, 장사꾼들의 거친 입담에 물건 하나도 제대로 구입하기 힘들다. 도매시장 장사꾼들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초보라고 생각되면, 아예 “안 판다”며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박씨 역시 처음에는 실패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꿋꿋이 시장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시장 상인들과 친한 사이가 되었고 거래처도 뚫었다.
여기서 초보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초보자들은 보통 단골 거래처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구입해놓고 재고가 쌓이면서 손해를 보게 된다. 때문에 ‘재고 처리’가 바로 쇼핑몰 흥망의 기본이 된다고 한다. 때문에 거래처를 뚫은 뒤 샘플만 받아서 촬영을 하고 주문 개수를 구입해서 판매해야 재고를 없앨 수 있다.
모델, 사진, 후반 작업도 직접 할 수 있어야
거래처를 뚫고 나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게 후에 할 일이다. 홈페이지 구축은 최근 대행해주는 사이트를 통하면 저렴하고 쉽게 할 수 있다.
또 사진을 찍을 때 모델을 구하지 않고 운영자가 직접 한다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인이 직접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면 친한 친구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요즘에는 사진도 고급스럽게 찍어서 올려야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매우 신경 써서 찍어야 한다. 때문에 사진 촬영 기술을 배우는 것도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의 기본자세라 할 수 있으며, 스튜디오 촬영과 펜션 촬영, 바닷가 촬영 등을 병행해야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을 찍고 난 뒤 포토샵(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한 후반 작업도 중요하다. 모델이 제품의 특징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포토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것.
박씨는 돈이 들더라도 어느 정도 인터넷에 노출되어야 판매로 연결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뿐만 아니라 포털 광고와 동시에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을 찾아가서 쇼핑몰 광고를 하면 더욱 광고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다행히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사이트 운영이 잘되고, 수입이 어느 정도 생기는데 그때부터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워낙 대형 쇼핑몰 사이트가 많아서 쇼핑몰 업데이트가 늦으면 사람들은 다른 곳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발 빠르게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해요.”
소호휴는 한 시즌에 업데이트하는 제품의 수가 7백 개가 넘는다. 더 큰 사이트들은 몇천 개의 물건을 업데이트하기도 한다. 이때 업데이트 시간이 길어지면 이미 도매시장에서도 그 물건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아 물건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언제 치고 빠질지 ‘타이밍’도 중요하다.
쇼핑몰, 열심히 하면 대박날 수 있다
이렇게 노력을 해서 쇼핑몰을 통해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박씨는 정말 골치 아픈 손님들 때문에 울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제품을 훼손해놓고 반품을 요청하는 사람’, ‘속옷을 입어보고 반품 요청하는 사람’, ‘쇼핑몰 사진과 실제 물건이 다르다는 사람’, ‘물건을 못 받았다고 우기는 사람’까지 정말 터무니없는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때문에 박씨는 이들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놓고 물건을 배송할 때는 CCTV에 찍어 보관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고객들과도 언제든지 웃으면서 전화할 수 있는 인내심과 융통성 있는 성격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박씨는 “인터넷 쇼핑몰은 자기만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한 달도 안 돼서 망할 수 있는 게 쇼핑몰”이라고 지적한다.
“보통 쇼핑몰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투잡’ 개념 때문인 것 같아요. ‘쇼핑몰을 오픈해놓고, 광고만 적당히 하면 잘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말씀 드렸듯이 옷의 유행 흐름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셉트도 파악하고, 사진과 재고 처리 등에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아르바이트처럼 생각한다면 성공은 먼 나라 이야기죠. 반대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인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