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날마다 ‘웃음’과 가족의 도움으로 희귀병 이겨냈어요.”


어릴 적 이루고 싶었던 수많은 꿈은 세월을 더해가면서 바래고 묻히게 마련이다. 평범한 일상과 살아가며 겪는 뜻하지 않은 시련은 우리를 좌절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을 찾고, 즐기며 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임정순씨는 그 힘이 바로 긍정적인 ‘웃음’이라 말한다.



웃으며 살고자 노력하는 평소 모습 보여줬더니 ‘빵’ 터졌네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끼를 뽐내고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는 SBS-TV 프로그램 ‘스타킹’에 우아한 차림의 귀부인이 떴다. 하얀 정장을 갖춰 입고 무대에 서서 ‘오 솔레미오’를 열창하던 귀부인은 노래가 끝날 무렵, 갑자기 옷을 찢어버리고 요상한 병뚜껑을 눈에 갖다 댄 채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코믹한 춤과 표정으로 좌중을 폭소케 한 그녀는 이미 인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유명 노래 강사 임정순씨다.

반응은 뜨거웠다. MC 강호동도, 많은 출연진도 임정순씨의 유쾌한 춤과 이야기에 허리를 꺾어가며 웃음을 터트렸다.

“방송이 나간 뒤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요. 주변에서 좋아해주시니 기분이 좋죠.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방송 잘 봤다’며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기도 하고, 시장에 가도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봐요. 얼마 전엔 지하철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갸우뚱거리며 수군거리기에 제가 먼저 다가가서 ‘스타킹 보셨죠? 저 거기 나왔어요’라고 얘기했다니까요. 하하하.”

임정순씨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사실 한껏 망가진 ‘웃긴’ 모습 때문만은 아니었다. 평생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메니에르’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적극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와 닿아서였을 것이다.

“평소에도 친구들이나 제 강의 듣는 분들이 저를 보면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다고 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저를 만나면 밝은 기운을 얻게 되는 것 같데요. 세상에 그보다 더한 칭찬이 없는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같은 일을 해도 좀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면서 스스로 먼저 웃으려고 노력하는 임정순씨다. 인기 노래 강사로 여러 단체에서 ‘러브 콜’을 받는 그녀지만, 사실 그녀의 노래 실력은 출중한 편이 아니다. 피아노 레슨을 하는 등 음악적 재능은 있는 편이지만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도, 노래의 기교가 뛰어나지도 않다. 다만, 많은 이들이 노래 부르는 일을 즐겁게 여기고 웃으며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다.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래 중간 중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연결을 해요. 그리고 노래 가사를 새로운 내용으로 바꿔본다거나 사투리로 만들어서 불러보기도 하고요. 매번 강의 때마다 가르치는 노래가 ‘웃음송’인데요, ‘고기잡이’ 노래에 제가 가사를 붙인 거예요. 노래를 하며 많이 웃으면 뇌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연구가 있어요. 치매, 중풍, 우울증 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죠.”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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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람들 앞에 내세울 만한 가장 큰 ‘특기’가 된 개그 감각을 그냥 묻어두기 아까워 한 방송사의 개그맨 시험에도 응시한 적이 있다. 원서를 접수하러 갔더니, 다들 아들 대신 신청하러 온 줄 알더라고. 비록 시험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다른 이들과 웃음을 나누며 살겠다는 임정순씨의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옷핀으로 저린 부위를 찔러가면서도 놓지 않았던 나의 꿈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로 활동하는 임정순씨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역시 가족이다. 일주일에 7, 8군데 노래 수업을 하러 다니고, 집에 들어와서도 수업 준비와 새로운 노래 연구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만큼 가족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맨 처음 사회교육원에서 노래지도학과 공부를 할 때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고시 보는 수험생처럼 자투리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를 했다. 심지어 딸 수능시험을 하루 앞두고도 늦게까지 강의를 하고 돌아와 집에서 노래를 불러댔다고 한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가족한테는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아이들이 어른스러워요. 사실 ‘스타킹’ 방송에 나가서 너무 많이 망가져서인지 아들이 3일 정도 저한테 말을 안 하더라고요. 이제 고3 올라가는데, 제 딴에는 좀 부끄러웠나 봐요. 제가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보고 즐거워하고 좋아해주는데, 누구보다 이해해줘야 할 아들이 엄마 마음을 몰라주니 섭섭하다’ 그랬더니 그 날 저녁에 바로 풀렸어요. 그렇게 아이들이 제 마음을 잘 헤아려주니 행복해요.”

특히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인 남편은 그녀에겐 둘도 없는 팬이자, 동반자다. 겉으로 보기에는 과묵하고 점잖을 것 같은 남편이지만, 사실 재치가 번뜩인다.

“남편한테 많이 배우고, 또 남편 덕분에 자주 웃어요.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처럼 특별한 날 잘해주는 것도 고맙지만 무엇보다 평소에 언제나 나를 먼저 위해주고 내 마음이 편안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는 게 느껴져요.”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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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말쯤 찾아온 ‘메니에르’라는 희귀한 병 때문에 힘들어할 때도 옆에서 손을 잡아준 사람은 남편이었다. 멀쩡하게 잘 들리던 귀가 갑자기 들리지 않기 시작하고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온몸을 죄는 느낌이 전해질 때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눈앞에 보이는 사물이 둥둥 떠다니고 어지러워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다.

“열심히만 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병이 찾아오니 몸은 물론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짜증도 나고 우울해지고요. 게다가 특별한 치료 방법도 없고 완치도 안 된다고 하니 더 절망적으로 느껴졌어요.”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얼굴에 마비가 오기도 했고, 좋아하던 노래를 할 때도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감각이 없어지면 옷핀을 갖고 다니며 손가락이나 저린 부위를 찔러 피를 냈다. 명색이 노래 강사인데, 음이 잘 들리지 않으니 제대로 노래를 부를 수도 없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것인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옆에 있었다. 의사나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강의를 그만두라고 할 때도 남편은 차로 그녀를 태워 병원과 노래교실, 집을 오가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도와줬다. 그 전에도 집안일을 많이 했던 남편이지만, 임정순씨가 아프고 나서는 모든 일을 도맡았다.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좋아서 평생 평교사로 남고 싶다는 남편은 ‘떨어져서는 하루도 못 산다’는 임정순씨 때문에 승진을 위한 연수도 받지 않고 곁에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대한민국 개그 노래 강사 1호 스타킹 ‘신신애 아줌마’ 임정순

“종합병원이고 한의원이고 다 가봤지만 이 병은 고칠 수가 없다고 해요. 남들한테는 웃으라고 하면서 그동안 제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았나 봐요. 일을 그만두고 쉬는 게 좋다고 하지만, 그러면 오히려 제가 더 힘들 것 같았어요. ‘꼭 이겨내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더니 감사하게도 이제는 많이 나았어요. 역시 가장 좋은 약은 ‘웃음’인가 봐요.”

임정순씨는 지난밤 탐스러운 가지가 열린 꿈을 꿨다고 한다. 꿈에서 가지를 보면 재물이 들어온다고 해서 언제부턴가 계속 밤마다 자기 전 가지를 떠올리며 잠을 청했단다.

“꿈도 노력하니까 원하는 대로 꾸게 되잖아요. 꿈은 자신이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거래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즐겁게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요.”

웃으며 노력하는 삶. 임정순씨가 매년 세우는 새해 목표다. 그렇게 웃으며 행복한 꿈을 꾼다. 그리고 이 즐거운 꿈들은 꼬리를 물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녀를 보며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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