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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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신을 믿고 인정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세요.
그럼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훌륭하게 큰답니다”


워킹맘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일을 잘 해내면서도 아이가 ‘엄마’의 빈 자리를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학습에 도움을 줘야 하기에 언제나 부족한 마음이 든다는 것. 수준 높은 음악 교육을 지향하는 MYC 코리아 대표로 활동하며 자녀를 뉴욕 명문대와 외고에 진학시킨 윤혜원 대표에게서 일과 육아 모두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비법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일하는 엄마 윤혜원씨(50)는 통합적인 어린이 음악 교육을 실시하는 MYC 코리아의 대표다. 음악 선생님으로, 한 회사의 대표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그녀는 가정에서도 4명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엄마로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큰딸 서리나씨는 영화 분야에서 손꼽히는 뉴욕대학교 영화과를 조기 졸업한 후 현재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둘째 딸 서해나씨는 일리노이 공대 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고등학교 3학년인 셋째 딸 빛나와 중학교 1학년 막내아들 정우도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큰 보물이자 재산목록 1호는 네 아이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요즘, 게다가 엄마가 전업주부도 아니면서 자녀를 넷이나 낳아 키우는 윤혜원씨 가정은 무척 보기 드문 경우다. 윤혜원씨에게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네 아이를 돌보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고 물어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모르는 말씀.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었던 특별한 비법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둘만 낳아야지’ 했어요. 넷은 상상도 못했죠. 막내가 아들이다 보니 주변에서는 ‘아들 낳으려다 네 명이 됐구나’생각하는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하늘에서 아이라는 선물을 주셔서 받게 된 거죠. 사실 셋째가 생겼을 때까지도 감사히 생각했는데, 막내 때는 ‘낳아야 하나’ 상당히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아이가 네 명이라 키우기도 더 쉬웠고 아이들끼리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윤혜원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다가 막내 정우가 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었다. 회의에, 야근에 거기다 공부로 매일 바쁜 엄마 대신 아이들은 서로의 엄마 역할을 자처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관심과 애정을 쏟으며 챙겨주었다. 큰딸 리나는 다섯 살 때부터 동생과 함께 목욕을 하면서 동생을 씻겨줬고 동생들도 언니, 누나가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 아이들은 집안일도 나눠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일을 나눌 때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키기보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정했다. 혼자라면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함께하니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큰딸 리나씨부터 막내 정우까지 온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

큰딸 리나씨부터 막내 정우까지 온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

“아이가 여럿이니까 싸울 일도 많죠. 제 원칙은 언제나 큰아이를 세워주는 거예요. 큰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따로 불러서 자존심 상하지 않게 혼내요. 스스로 ‘더 잘해야겠다’고 깨닫고 고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모습을 동생들이 따를 수 있게요. 아이들에게 정말 고마운 건 네 아이가 서로 좋아한다는 거예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리나가 방학 때 집에 오면 동생들이 서로 자기 침대에서 ‘같이 자자’고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고 흐뭇하지요.”

자신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네 아이’라고 말하는 윤혜원씨는 함께 일하는 MYC 코리아의 교사 중 아이가 하나뿐인 이에게는 꼭 “아이를 더 낳으라”고 조언한다. 아이를 맡기거나 놔두고 일을 하러 나올 때 혼자 있는 아이를 생각하면 더 신경 쓰이고 마음이 좋지 않다는 것. 둘, 셋 어울려 지낸다면 엄마 입장에서도 좀 더 여유가 생기고, 아이들끼리 서로 돌보며 지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윤혜원씨의 네 자녀도 자신들이 커서 결혼을 하면 꼭 아이들을 많이 낳겠다고 입을 모은단다. 여럿이 어울려 지내며 얻는 장점들을 누구보다 자신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감과 독립심을 키워준다
모든 부모가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고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한다. 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과도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 붓기도 한다. 처음에는 윤혜원씨 또한 보통의 엄마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많은 시간을 아이에게 투자할 수 없었고, 또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신, 언제나 고집했던 것은 아이들을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원칙이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스스로 책가방을 챙기게 했어요. 준비물도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면 챙겨주고, 숙제도 모르겠다고 묻는 것만 도와줬어요. 물론 엄마가 옆에서 챙겨주고 봐주는 아이들보다 허술하겠죠. 특히 막내 정우는 남자아이라 야무지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처음에는 준비물을 안 가져가서 혼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겠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쌓이니까 스스로 하는 힘이 길러지더라고요.”

윤혜원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아무리 짜증을 내고 고집을 부려도 무조건 들어주기보다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가려서 일러주고 이해하도록 했다. 처음에는 말로 설명을 하고 그래도 계속 떼를 쓰면 정해진 체벌을 할 때도 있었다. 그 과정이 열 번, 스무 번 반복되더라도 귀찮고 힘들다고 해서 들어주지 않고 기다렸다. 그렇게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력과 원칙을 갖게 되었고 또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자라났다.

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네 자녀 우등생으로 키운 파워 워킹맘 윤혜원씨

“뭐든 스스로 하는 습관을 만들어준 것이 아이들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됐어요. 제가 바빠서 옆에 앉혀놓고 공부를 시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시간이 많았어도 제 생각대로 시키지 않았을 거예요. 굳이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못했고요. 긍정적인 생각과 독립심이 있으면 공부하기 싫은 마음도 스스로 조절해서 계획적으로 학습을 찾아 하게 돼요.”

학원이나 과외 공부를 시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아이가 먼저 필요를 느끼고 “하고 싶다”고 말할 때만 하게 했다. 괜히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친구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각종 교육 정보에 휩쓸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큰딸은 어릴 때부터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시나리오 공부를 하고 싶다며 뉴욕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고등학교도 미국에서 다녔어요. 혼자 알아보고,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고맙고 대견했죠.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던 둘째도 언니가 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길을 찾더군요.”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강조하면서도 엄마가 아끼지 않았던 것이 있다. 바로 칭찬과 자신감을 북돋우는 격려였다.
“빛나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먼저 문제집을 사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워낙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공부를 잘 안 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것만 배우게 하고 실컷 놀라고 했죠. 어느 날 시험을 봤는데 60점을 받았다면서 풀이 죽어서 왔기에 ‘빛나야, 너 정말 잘했다. 그렇게 공부를 안 했는데도 빵점이 아니라 60점을 맞았으면 조금만 공부하면 100점도 문제 없겠다’라고 말해줬죠.”

그 말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딸이 먼저 서점에 가서 문제집을 골라보자고 했다. 이후 의욕이 생기고 재미를 느낀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고, 성적이 오른 것은 당연한 결과다.


모든 분야에서 완벽할 수 없다, 여유를 가져라
초기에는 그녀도 일과 가정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다 보니 항상 쫓기고 양쪽 다 소홀해질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가끔 다른 엄마들을 만날 때면 아이 육아와 교육에 집중하는 그들에 비해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건 아닌지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는 말을 떠올리며 일 또한 제대로 해내는, 그리고 열심히 사는 엄마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빠서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해도 아이와 함께할 때만큼은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어요.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는 거죠. 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이들이 자기 전에 축복 기도를 해요. 잠들기 전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한 명 한 명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축복의 말을 하죠. 그리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털어놔요. 아이들의 이야기도 귀담아서 듣고요. 그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엄마가 자신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또 자신들이 소중한 존재란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건넨 편지들. 사무실에 가져다놓고 힘들때마다 읽는다.

아이들이 건넨 편지들. 사무실에 가져다놓고 힘들때마다 읽는다.

낮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없기에 가능한 한 저녁에는 일찍 집에 들어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하고 잠자리에서 대화를 이어간다. 요즘은 첫째와 둘째가 외국에 있고 셋째도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막내 정우에게만 축복 기도를 해주지만, 딸들과도 자주 메일을 주고받으며 ‘엄마의 사랑’을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일하는 엄마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거예요. 모든 분야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불안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기본적인 원칙을 정해서 꼭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아이들은 똑똑해서 엄마가 게으르거나 쓸데없는 일에 바빠서 자신들을 챙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아요. 엄마에게 일이 있고, 또 그것이 소중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엄마가 나를 믿고 사랑한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엄마가 자신을 믿고 인정해준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 스스로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워킹맘 윤혜원씨가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가장 큰 비책이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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