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로 연예 매니지먼트 업계에 발을 들인 지 12년째. 하지만 그가 연예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매니저’가 아니라 ‘가수’로서였다. 1995년 그룹 ‘잉크’, 1997년 그룹 ‘GQ’로 활동을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주영훈의 권유로 ‘매니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렇게 주영훈의 로드 매니저로 진로를 결정했을 당시, 그의 나이 23세였다.
“항상 누가 챙겨주는 것에 익숙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다른 연예인을 챙겨야 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어요. 간혹 같이 데뷔했던 동료들을 방송국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창피해서 도망가기 일쑤였고, 한동안 좌절감과 자괴감에 빠져 일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죠.”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자 주위 사람들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가수 시절 알고 지내던 방송국 PD들이 “네가 여기에 웬일이냐”며 먼저 아는 척을 해줬던 것. 덕분에 비슷한 처지에 있던 다른 로드 매니저들과 비교해 좀 더 빨리 매니저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그가 현영을 만난 건 2003년. 그가 일하던 회사에서 당시 무명의 현영을 매니지먼트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회사를 나와 독립을 하겠다고 결심했을 무렵, 현영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야심찬 핑크빛 꿈을 꿨다. 처음에는 방송 섭외가 들어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현영은 간판급 여자 MC이자 배우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게 됐다.
“저는 스타를 만드는 것보다 스타의 생명력을 얼마나 길게 해줄 수 있느냐가 매니저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현영씨 역시 매우 똑똑해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주위 누구와도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죠. 저는 현영씨가 주위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유능한 여자 MC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일에만 몰두하며 사느라 아직은 결혼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는 김다령 대표. 12년 전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창피해서 사람들을 피해 도망 다녔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훗날, 아카데미를 통해 ‘타인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매니저를 양성하고 싶은 게 지금 그의 목표다.
■ 글 / 김민주 기자 ■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