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제 정신과 마음은 온전히 한국인입니다. 한국 여성이 좋아요!”
“다섯 살 때는 외할머니네 집에서 반년 동안 살았죠. 참 좋은 추억이었어요. 그래서 늘 제가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의 어머니는 간호사로 독일에 정착했고 독일인 남자를 커피숍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고향은 현재 베를린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Pritzerbe라는 주민 2천 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다. 강과 축제로 유명하다. 부모님은 강 근처에서 요트 렌털 사업, 바, 레스토랑, 모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서 한국인은 어머니뿐이에요. 주민이나 관광객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시죠. 마을 일에 앞장서시고 워낙 활발한 분이시라 지역 신문에 인터뷰가 나기도 했어요(웃음).”
여름이 되면 마을에서 클래식 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는 한국인 누구라도 놀러오라고 반긴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홈페이지(www.bootshaus-pritzerbe.de)도 소개한다.
“저는 나중에 꼭 한국에서 살 거예요. 작고 귀여운 한국 여성들이 좋아요. 독일인 여성보다 더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엄마도 제가 한국 여자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다리오 리씨는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 후, 한국 주재 독일계 회사에 취업하거나 통역사, 혹은 독일어 선생님으로 한국에서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일에 있을 때도 한국 유학생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쳤어요. 학생들이 하나씩 알아가는 걸 보니 기쁘고 보람되더라고요. 또 한국에 있는 동안 국회나 대학교에서 독일어 통역 일을 잠시 했었는데 참 재밌었어요.”
그의 주량은 폭탄주 10잔이다. 산낙지와 보신탕 수육을 즐겨 먹는다. 한국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술배’가 나와 걱정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다리오 리씨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살아갈 날을 기대해본다.
■ 글 / 이유진 기자 ■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