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가족문제 솔루션

“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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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과 한국연극치료협회가 ‘2010 가족 문제 솔루션’을 진행합니다. 특수&장애 아동뿐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연극치료를 통해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의 해법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매달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독자 여러분의 신청과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편집자 주)

다섯 번째 주제
“결혼을 앞두고 자꾸 부딪히게 됩니다. 결혼 후에도 자주 싸우게 될까봐 걱정이에요”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윤준혁·신아현 30대 예비부부의 이야기
올 12월 결혼을 앞둔 윤준혁(35)·신아현씨(30)는 만난 지 100일 만에 결혼을 결심했을 정도로 잘 통했고 일주일에 서너 번, 잦은 만남을 통해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연애 초반 아현씨가 준혁씨에게 했던 거짓말 때문에 준혁씨는 아현씨를 완벽하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현씨는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해서 생각하는 남자친구가 불만입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할 남자인데 화났을 때 컨트롤되지 않는 부분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신뢰 문제는 여러 사소한 부분에서 다툼의 원인이 되었고 상견례 이후에도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업 과정
참여자 윤준혁·신아현 예비부부 / 이지은 연극치료사

Step 1. 인사하기
Step 2. 가계도 그리기

각자 종이에 가계도를 그리고 본인과 사이가 좋은 가족과 좋지 않은 가족을 표시해보았습니다. 집안의 막내인 두 사람은 대부분의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Step 3. 몸으로 표현하기
눈을 감고 머릿속에 안개를 상상하며 안개를 헤치고 걸어 나오도록 했습니다. 몇 발짝 걷다 멈춘 준혁씨는 “별 생각 없이 멈췄다”고 했고 아현씨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어서 멈췄다”고 했습니다. 눈을 감은 상태로 손을 마주 잡고 각자의 기분을 전달해보았습니다. 준혁씨는 아현씨가 편안해하고 있다고 느꼈고 아현씨는 준혁씨가 많이 긴장한 듯하다고 느꼈습니다. 다음에는 서로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느낀 감정을 말해보았는데 준혁씨는 아현씨의 머리카락이 평소와 같다고 했고 아현씨는 준혁씨의 머리가 평소보다 까칠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Step 4. 정해진 공간 안에서 각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눈으로 말하기
주위를 둘러보고 각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말이 아닌 눈빛으로 말하도록 했습니다. 준혁씨는 아현씨가 좋아하는 것(의자)을 단번에 맞혔고 싫어하는 것은 맞히지 못했습니다. 준혁씨는 아현씨가 싫어하는 것으로 여러 물건이 담긴 상자를 골랐는데 답은 그 안에 들어 있던 보자기였습니다. 답은 맞히지 못했지만 흐트러진 것을 싫어하는 아현씨의 성향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현씨는 몇 번의 시도 끝에 준혁씨가 좋아하는 것을 맞혔습니다. 답은 조명이었는데 밝은 것을 좋아하는 준혁씨의 성향을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이 서로의 성향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Step 5. 우렁 각시와 우렁 서방 연극하기
번갈아가며 우렁 각시와 우렁 서방이 돼보았습니다. 먼저 준혁씨가 우렁 서방을, 아현씨가 스물다섯 살의 시골 아낙을 연기했습니다. 아현씨는 혼자 사는 시골 아낙으로 ‘장작 패기’, ‘이불 빨래 하기’, ‘함께 운전해서 외출하기’와 같은 일을 할 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외로움을 느낄 때 역시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렁 서방이 되어 아현씨가 말한 일들을 해본 준혁씨는 드라이브를 시켜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을 바꾸어 시골 총각이 된 준혁씨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을 때’, ‘외로움을 느낄 때’ 우렁 각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고 우렁 각시가 된 아현씨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되어 준혁씨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Step 6. 문제의 원인 그림으로 표현하기
각자가 느끼는 다툼의 원인과 감정을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그려보았습니다. 준혁씨는 초록색 크레파스를 이용해 연애 초반 아현씨가 했던 거짓말에 대한 원망을 표현했고 아현씨는 빨간색 크레파스로 그런 준혁씨에 대한 불안을 표현했습니다. 다음에는 그림을 바꿔 그 위에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을 다시 표현해보았습니다. 아현씨의 그림을 보고 준혁씨는 노력과, 에너지, 지지가 느껴진다고 말했고 아현씨는 모난 자신의 마음을 둥글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려 하는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Step 7. 느낌 나누기
작업을 마친 후 두 사람에게 어떤 느낌인지 물었습니다. 준혁씨는 “둘만의 반복되던 문제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답을 구한 것 같아 좋았다”고 했고, 아현씨는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오빠가 모르는 줄 알았는데 알고 있어서 이제 솔직하게 마음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솔루션 인생에서 겪게 되는 큰 변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결혼일 것입니다. 낯선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성인으로 살아가는 첫 출발이니까요. 첫 만남에서 100일 지났을 때 결혼을 결심한 준혁씨와 아현씨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합니다.

1. ‘나’와 다른 ‘너’를 확실히 보세요
대부분의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상대가 나와 같은 생각, 같은 마음, 같은 행동을 한다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이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끌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게는 없는 어떤 면을 그 사람에게서 발견하곤 했던 것이지요.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요? 당연하지요. ‘나’와 다른 ‘그 사람’을 분명히 보고 확실하게 인식하세요. 둘이 한마음이 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가족문제 솔루션]“결혼준비로 자주 부딪히는데 결혼 후에도 싸우게 될까봐...”

2. 추억 속 그 사람과 투사 내지 비교는 절대 하지 마세요
누구나 추억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옛 연인뿐만 아니라 엄마나 아빠 혹은 형제자매, 친구도 해당됩니다. 상처를 입었을 경우 특히 이런 경향이 있는데, 현재 사랑하는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도 지나치게 민감해집니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지요. 지금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알기에도 시간은 부족합니다. 현재에 충실하기, 그래야만 행복한 미래가 펼쳐집니다.

3.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으세요
매 순간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어떤 자극에 의해 감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될 때, 우리는 상대방에게 숨기게 됩니다. 하지만 나쁜 감정일수록 더욱 솔직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추는 것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속이는 것이 되며, 사소한 거짓말이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가게 됩니다. 행복한 결혼은 서로에 대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솔직함에서 쌓아지는 것입니다.

4. 결혼이란 두 문화가 충돌해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는 것임을 명심하세요
결혼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다른 두 문화의 충돌입니다. 내가 밥 먹고 싶을 때 상대방은 국수를 먹자고 합니다. 나는 일찍 자는데 상대방은 밤늦게까지 자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집 식구, 처가 식구들은 마치 금성인과 화성인처럼 느껴지지요. 명심하세요. 결혼은 두 문화가 충돌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지구상에 또 하나의 새 문화를 탄생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지요?

연극치료 참여를 원하는 가족은 한국연극치료협회 홈페이지와 「레이디경향」 편집부로 신청해주세요. 선정된 독자에게는 12만원 상당의 무료 상담과 치료 작업이 제공됩니다.

다음달 주제 학교에서 교우관계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와 엄마
신청 기간 5월 5일까지
신청·문의 한국연극치료협회 홈페이지(http://www.kadt.or.kr/), 한국연극치료연구소(02-3478-0975), 「레이디경향」 편집부(02-3701-1312)

박미리
용인대학교 연극학과 및 동 대학원 예술치료학과 교수. 연극치료를 통해 여러 갈등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의 옛이야기를 토대로 하는 연극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가운데 ‘감정 모델 연극치료’라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획&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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