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바람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질병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건강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레이디경향」은 실제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건강 ‘달인’들을 만나 그들만의 건강관리법을 배워보기로 했다. 불로장생의 비법은 아니더라도 이미 실천해본 이들이 전하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건강관리법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몸은 가볍고 마음은 즐거운 물속 운동의 세계
아쿠아운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진희씨(35)는 요즘 같은 여름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아쿠아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체온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줄여주면서도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운동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서 누구나 즐겁게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아쿠아운동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에 비해 이제는 그 장점과 효과를 잘 알고 즐기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똑같은 동작의 운동을 하더라도 물에서는 지상에서보다 덜 힘들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거든요. 부력으로 인해 몸이 가벼워져서 무릎, 허리 등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도 덜하고요. 몸의 부담이 적으니 훨씬 즐겁고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어요.”
물에서 운동을 했을 때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작을 할 때마다 물이 가진 저항력이 작용해 효율적으로 근육이 발달한다. 또, 물속에서는 균형을 잡기 위해 전신 근육을 사용해 곧은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하게 되므로 에너지 소비량이 커진다. 더불어 자세 교정 효과도 볼 수 있다. 호흡법의 변화에 따라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호흡기가 튼튼해진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대부분의 수영장에서는 물의 온도를 28~30℃ 정도로 유지해요.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는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10분만 운동해도 체온은 급격히 올라가고 온몸이 땀범벅이 될 거예요. 이 때 고령자나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 운동 중 열로 인한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을 호소할 수 있죠. 하지만 물속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요. 무엇보다 물속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느낌이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쉽게 몸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아쿠아운동의 가장 큰 매력이죠.”
1999년 아쿠아운동협회 국제 트레이너 자격을 획득한 뒤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회원들을 지도해온 박진희 강사는 자신 또한 아쿠아운동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잔병치레 한번 없이 체력을 유지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결혼 이후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도 이제껏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아쿠아운동으로 건강을 다져놓은 덕분이라는 것. 원래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여러 운동을 섭렵했고 대학에서도 체육을 전공하는 등 운동을 생활화해온 그녀였지만, 아쿠아운동을 접하면서부터는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아쿠아운동 더운 여름날에 제격, 유연함은 덤
“예전에는 수영과 스킨스쿠버 등을 했고, 스포츠센터 등에서 수업도 맡았어요. 대학원에서는 스포츠사회학을 공부했고요. 우연히 아쿠아운동이라는 분야를 알게 됐는데 무척 재미있는 거예요. 하던 공부도 잠시 미뤄두고 몰두할 만큼 푹 빠져들었죠. 제가 운동을 가까이한 편이었어도 유연한 몸은 아니었는데 아쿠아운동을 하니까 유연성도 강화되고 근력도 더 좋아지더라고요.”
예전에 비해 널리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아쿠아운동이라고 하면 ‘아쿠아로빅’ 정도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아쿠아워킹, 아쿠아태권, 아쿠아요가 등 아쿠아운동의 종류는 다양하다. 수업 프로그램도 스트레칭,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등을 복합적으로 구성해 지루함 없이 신체를 균형적으로 단련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저는 항상 운동은 즐겁고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수업을 받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게 해요. 파워풀하면서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 위주로 구성하죠. 본격적인 운동 전과 후 스트레칭은 기본이고요.”
회원들을 살펴보면 40대 이상의 여성들이 대부분. 아무래도 충격이나 통증 없이 운동을 할 수 있을뿐더러 가볍고 편안하게 동작을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인지 수강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박진희 강사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아쿠아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아쿠아운동이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고혈압, 골다공증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경우가 많아서 굳이 뭐라고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열심히 하세요. 오히려 젊은 여성분들이 부끄럽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아쿠아운동을 꺼리더라고요. 저는 20~40대 여성들에게도 꼭 이 운동을 추천하고 싶어요. 다이어트나 예쁜 몸매 라인을 만드는 데도 얼마나 좋은데요. 건강은 젊었을 때부터 다져놓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아쿠아운동 배우기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수영장을 찾을 기회가 많은 요즘, 박진희 선생님으로부터 혼자서도 쉽게 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아쿠아운동 동작을 배워봤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는 큰 동작들이다. 단, 모든 운동이 그렇듯 긴장된 몸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은 필수다. 물에 들어가서 가볍게 앞뒤로 걸으며 먼저 물과 친해지는 ‘사전 작업’도 필요하다. 일명 ‘제기차기’ 동작으로,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양다리를 제기를 찰 때처럼 교대로 들어올린다. 이때 반대편 손으로 올라오는 다리의 발목을 밀어내듯 터치한다. 다리 안쪽과 바깥쪽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으면서 바닥을 지탱하는 다리는 살짝 굽혀주는 것이 좋다. 물에 뜰 때나 덤벨을 든 듯한 동작을 할 때 사용되는 기구인 아쿠아누들을 활용한 동작이다. 평소에는 튜브 등을 사용해도 된다. 양팔을 곧게 뻗어 넓게 기구를 잡고 허리와 상체가 반대가 되도록 몸을 좌우로 비튼다. 서서, 뛰면서, 어깨까지 물에 담가서 등으로 강도를 조절해나간다. 말이 뒷발을 차는 듯한 동작으로, 정확하고 크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다리로 무게를 지탱하고 다른 쪽 다리를 뒤로 들어올린다. 이때 상체는 중심을 유지한 채 양팔을 좌우로 벌린다. 다리를 내리면서 팔을 내려 배꼽 앞에 모은다. 다리로 엉덩이를 찬다는 느낌으로 뒤로 높게 올리는 것이 포인트. 축구공을 차는 듯한 동작으로, 앞에 동그란 공이 있다고 생각하고 동작하면 쉽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한 발은 바닥을 딛고 다른 발은 뒤로 접었다가 앞으로 길게 쭉 뻗는다. 허벅지를 비롯한 다리 전체와 엉덩이 근육을 사용하게 되는데, 특히 다리를 접을 때 괄약근에 힘을 주고 정확한 동작을 취하도록 한다. 단, 접은 다리의 무릎이 반대편 무릎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양발을 번갈아 반복한다. |
7년 차 주부 강사, 집안일도 운동 삼아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할 때도 ‘집안일’이 아닌 운동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서 치열하게 해요. 특히 수업이 없는 날이나 따로 운동을 하러 나가지 않는 날엔 마음먹고 이것저것 집안일을 해치우죠. 땀을 뚝뚝 흘려가면서요. 사실 평소 일상생활에서 몸을 최대한 많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운동이자 건강관리법이잖아요.”
지금은 누구나 감탄할 만큼 탄탄하면서도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그녀도 아이를 가졌을 때는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출산 후에도 원래의 모습으로 쉽게 돌아오지 않아서 ‘앞으로 수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하지만 모유수유와 식단 조절을 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봤다.
“아이를 갖고 나서 체중이 25kg 정도가 늘었어요. 솔직히 더 불었을지도 몰라요. 나중에는 겁이 나서 몸무게를 안 쟀거든요. 임신 전에 건강관리를 잘 해두어서 그런지 다행히 부종이나 관절 약화 등의 문제는 없는 편이었지만 문제는 아이만 낳으면 금방 처녀 때 몸으로 돌아갈 것 같더니 고작 3kg 정도밖에 안 빠지는 거예요. 여성들은 출산을 기점으로 몸이 급격하게 변화한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가장 먼저 위의 크기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리고 식습관을 올바로 정립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때부터 ‘반드시 세끼를 다 챙겨 먹기’와 ‘소식하기’ 원칙은 지금까지도 확실하게 지키고 있다. 밥 대신 빵이나 선식 등을 먹더라도 하루에 한 끼도 빼놓지 않는다. 평소 운동량이 많고 기초대사량이 높은 편이라 특별히 음식을 가리지는 않고 그때그때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먹는다.
“과일은 일부러라도 좀 더 챙겨 먹으려고 해요. 체내 지방이 쉽게 쌓이는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과일을 많이 먹기 때문에 비타민제는 따로 먹지 않지만 철분제는 꼭 챙겨요. 출산 이후에 가끔 어지럽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 때가 있는데 몸속에 철분이 부족해서 그렇다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는 그녀만의 규칙이 있다. 바로 식사 사이 최소 3~4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 식사와 식사 사이에는 물이나 차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더 쉽게 지치는 법
“에너지 소비에 있어서는 음식을 ‘얼마만큼 먹었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먹었느냐’가 중요해요. 몸속에 흡수된 영양분을 연소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과자 같은 간식이 당기면 밥을 먹자마자 바로 먹고, 4시간 정도는 속을 비워둬요. 잠들기 2~3시간 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요.”
최근 박사과정 공부와 함께 대학에서 ‘아쿠아피트니스 실기’ 수업까지 맡고 있는 박진희씨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웬만해서는 끄떡없는 강한 체력을 가졌다고 자부해온 그녀도 가끔은 힘에 부쳐 한없이 늘어지고 싶을 때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박진희씨는 그럴 때일수록 더욱 기운을 내 운동을 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다. 건강은 노력한 만큼 나타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근력이 없고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지치고 피곤해져요.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조금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도 기력이 떨어져서는 더디게 회복되죠. 운동으로 기본 체력을 다져놓으면 잠깐만 휴식을 취해도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요. 특히 젊을수록, 건강한 사람일수록 더욱 철저히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건강은 한번 나빠지면 되돌리기 힘든데다 유지하고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서서히 나빠지거든요. 모두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건강을 위한 노력을 하길 바랍니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강은호 ■장소협조 / 노원구 상경스포츠센터(02-930-2800) ■취재협조 / 한국아쿠아운동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