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재교육 프로그램 도입한 신난향 대표를 만나다

美 영재교육 프로그램 도입한 신난향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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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52개국 어린이가 함께 배우는 ‘FTK(FasTracKids) 잉글리시’가 지난 7월 FTK 판교 캠퍼스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읽기, 말하기, 쓰기, 문법 등으로 정형화된 영어교육이 아닌 영어로 12개의 교과목을 배우는 글로벌 영어 영재 프로그램 FTK, 과연 얼마나 차별화된 프로그램인지 직접 체험해봤다.

교과목을 영어로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지식과 영어를 습득하도록 한 CLIL 교재.

교과목을 영어로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지식과 영어를 습득하도록 한 CLIL 교재.

오후 4시, 수업이 막 시작된 강의실은 활기가 넘쳤다. ‘Crab(게)’, ‘Octopus(문어)’ 등 그룹별로 자리를 잡은 아이들이 낸시 선생님과 즐겁게 인사를 나눴다. 전자칠판(스마트보드)에는 게, 문어, 나비, 개미 등의 그림이 떠 있다. 잠시 후 선생님이 오늘의 주제 ‘Invertebrate’이라 쓰인 단어판을 들어보이자, 아이들은 일제히 “인버티브레잇”이라고 외쳤다. 한 어린이가 앞으로 나와 전자칠판의 ‘문어’를 터치하자, 신기하게도 바닷속 문어가 등장하는 동영상이 재생됐다. 이어 문어가 사는 곳, 문어의 움직임, 문어의 특징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과연 인버티브레잇은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무척추동물’이라는 뜻을 알게 됐다. 이제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단어가 아니냐고? FTK 인터내셔널 한국본부의 신난향 대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영어 단어의 난이도가 핵심이 아니라, 영어를 통해 익히는 내용 즉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말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입을 떼기 시작하면서 쉽게 접하는 단어가 ‘냉장고’다. 하지만 냉장고의 영어명 ‘Refrigerator’는 꽤나 어렵게 들린다. 실생활에서는 밥 먹듯이 쓰는 단어임에도 말이다. 만약 영어 단어 학습으로만 접근한다면, 냉장고는 고급반에 가서나 익혀야 하는 ‘어려운’ 단어가 되는 셈이다. 콘텐츠의 힘, FTK 프로그램이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자칠판과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수업
영어교육 및 출판계에 몸담고 있던 신난향 대표가 FTK 프로그램을 한국에 들여온 것은 2년 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뉴욕 이스트 지역의 유치원을 직접 방문했을 때 신 대표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5, 6세 아이들이 천체를 이용해 중력의 원리를 배우고, 전자칠판을 통해 원자와 분자 구조 수업을 받고 있었어요. 그러더니 한 아이가 마이크를 잡고 그 수업 내용과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을 하더군요. 물론 자기 나라 언어이니 영어는 잘하지만, 제가 놀란 건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그 수업 내용이었어요.”

읽기, 쓰기, 말하기, 문법으로 정형화된 수업, 미국에서 나온 회화 책을 토대로 상황별 회화 수업을 하는 영어교육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신 대표에게 언어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FTK는 우리 교육 현실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FTK 프로그램은 총 12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물학, 천문학, 지구과학, 수학, 자연과학, 테크놀로지의 자연과학 6과목과 경제학, 스피치와 드라마, 커뮤니케이션의 사회과학 3과목, 그리고 요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창의력, 창의적 글쓰기, 삶의 목표와 교훈으로 채워진 인성발달 3과목이 그것이다.

美 영재교육 프로그램 도입한 신난향 대표를 만나다

美 영재교육 프로그램 도입한 신난향 대표를 만나다

미국 덴버에 있는 FTK 본사와 협의를 통해 국내 도입을 결정한 신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어가 외국어인 우리 아이들에게 완벽하게 맞도록 FTK 본사의 워크북을 보완하는 것이었다. 본사와 한국본부 전문가와 함께 2년여에 걸쳐 총 90권의 워크북을 제작했다.

FTK에서는 언어와 내용이 통합된 CLIL(Content & Language Integrated Learning) 교재를 사용한다. 핀란드 공교육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쉽게 말해 콘텐츠를 배우기 위한 수단으로 언어(영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아이들에게 최적화되어 있어 내용이나 문장, 단어를 통해 레벨이 세분화된다.

“생물학을 배운다고 하면, 1단계에서는 간단하게 신체 명칭을 배우지만, 서서히 레벨별로 난이도를 높이다가 최상 단계에 도달하면 무려 순환계 구조까지 익힐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어려운 걸 아이가 어떻게 해낼까’싶지만 죽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반복, 심화 학습이 되는 거죠.”

영어로 교과목을 배운다면, 혹 아이에게 이중으로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생길 법하다. 신 대표에 따르면 FTK에서는 아이들의 실력에 따라 32개의 세분화된 레벨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런 부담감은 덜어도 좋다고 말한다. 물론 일상 회화가 아닌 교과목을 배워야 하니 용어 공부는 해야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과 연계되어 있으니 선행 학습의 효과도 있다는 것.
“보스턴의 웰슬리대학 ‘방과 후 학습연구소’에서 FTK 교육을 받고 있는 5개국, 만 3세에서 6세 어린이 41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1주일에 2시간 이상 FTK 교육을 받게 한 후 언어구사 능력·피바디 그림 어휘력·사회성 검사를 했어요. 그 결과 조사 대상 어린이들이 또래 집단 아이들보다 학업 성취도가 100~150% 정도 향상되었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총지휘한 조지아 홀 박사는 “FTK의 커리큘럼이 어린이들의 어휘력과 사회성 발달, 리더십과 솔선수범 향상에 대단히 효과적인 접근 방식을 가졌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또 FTK는 지난 2009년 이화여대 동시통역대학원 원장 및 교수진, 대학원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개념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설명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신지선 이화여대 동시통역대학원 교수는 “‘FasTracKids’는 아동의 언어 발달 차원에서는 영어의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가지 요소를 통합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며 “아동의 인성 발달 차원에서는 사회성 함양에 필수적인 철학적, 윤리적, 논리적 요소를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 모든 효과를 거둔다는 점을 이 프로그램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영어교육, 콘텐츠가 핵심이다
과학에 관심이 많아 ‘아마존강’ 주제를 선택해 멋지게 프레젠테이션을 소화해 낸 초등학교 5학년 동현이.

과학에 관심이 많아 ‘아마존강’ 주제를 선택해 멋지게 프레젠테이션을 소화해 낸 초등학교 5학년 동현이.

FTK 코리아의 1호점인 판교 캠퍼스는 지난 7월부터 초등부, 9월부터 유치부 수업을 시작했다. 일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자칠판을 이용한 수업이다. 책이 아닌, 전자칠판으로 수업하다 보니 아이들은 쉽고 빠르게 내용을 받아들인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수업을 받다 보니 쉬 질리지 않고 배움의 즐거움을 몸에 익힐 수 있어 효과적이다.

“FTK 프로그램은 1997년 개발 당시부터 전자칠판을 기반으로 모든 커리큘럼을 짰어요. 어린이가 한 번 집중하는 시간이 2분 30초를 넘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그 특성에 맞춰서 아이들의 집중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지그재깅 수업을 실시합니다.”

지그재깅 수업이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지식 전달, 질문과 답변, 역할극, 논리적 분류, 생각하기, 계획하기, 실험, 그룹 활동, 창의적 활동, 프레젠테이션, 녹화 발표 11단계로 구성된 학습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전자칠판으로 수업을 하는 중간중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대답을 하면서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지루할 틈이 없는 것은 물론 다양한 두뇌 활동이 가능해 IQ와 EQ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어머니들께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을 위한 CLIL 교재를 채택했다는 점과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전자칠판 수업을 좋아하세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발표력이 향상된다는 면에서 매우 만족스러워하십니다. 몇 년간 영어학원을 보내도 입 한 번 떼지 못했던 아이가 저희 학원을 다니면서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프레젠테이션하는 걸 보면서 놀라는 분도 계세요.”

때마침 아마존강을 주제로 한 대니얼(동현이)의 프레젠테이션을 참관할 수 있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다는 동현이는 수업시간에 배운 토픽 중 아마존강을 선택해 선생님과 함께 파워포인트 작업을 하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왔다고. 초등부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이상, 유치부는 더 자주 프레젠테이션을 갖는다. 모든 프레젠테이션은 카메라에 담아두었다가 함께 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다.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쿨에서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하더군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발표하고, 결과물을 함께 보면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서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이 동영상은 학원 홈페이지에 올려놓아서 엄마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의 영어 실력은 물론 나날이 발표력이 향상되는 과정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뿌듯함도 커지고 있다.

‘무척추동물’과 관련한 수업에 한창인 클래스.

‘무척추동물’과 관련한 수업에 한창인 클래스.

“지난 9월 유치반에 들어온 에릭(동익이)이 기억에 남네요. 입학 첫날 제가 버스를 타고 아이를 직접 맞이하러 갔는데, 저를 보자마자 ‘학원에 가기 싫다’며 도망을 가더군요. 학원에 와서도 1주일가량은 ‘엄마한테 가고 싶다’며 복도에서 서성이곤 했어요. 그랬던 아이가 불과 두 달 만에 영어로 질문도 잘하고 발표까지 척척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흐뭇하죠.”

글로벌 커뮤니케이터로 가는 길
아이들이 ‘낸’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신난향 대표의 영어교육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 미국 유학 시절부터 뼈저리게 느낀 것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했으니, 현지에서 웬만한 영어는 구사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란다. 당시 신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영어 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다른 아시아권 사람들은 현지인들과 잘 어울리는데, 유독 한국 사람만 ‘끼리끼리’ 어울리더란 것이다.

“왜 그럴까, 고민을 해본 결과 우리가 콘텐츠가 달리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가 배운 영어는 일상 회화가 고작이었으니 특정 주제에 대한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거죠. 콘텐츠 교육이 절실했죠. 그것이 결국 글로벌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방법이거든요.”

아이의 영어교육으로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해 신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망설임 없이 건넨 첫마디는 “리딩이 중요하다”였다.

“영어 공부를 시키기 위해 매일 기본적인 단어, 문장 공부만 반복한다면 아이들이 질려서 공부에 흥미를 잃게 돼요. 콘텐츠가 없으니 재미가 반감되는 거죠. 재미있는 영어 동화나 추리소설을 읽는 것으로 그 단계를 넘어서면, 교과 과정을 영어로 익히는 것이 중요해요. 영어로 배운 교과 과정을 한국어로 다시 배우면 자연스럽게 반복 학습이 이뤄지고, 또 아이들은 영어로 배운 어휘를 활용할 수 있게 되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같은 학습을 지속할 경우 자연스럽게 토플이나 텝스 시험도 준비할 수 있게 되고, 바로 유학을 가더라도 ESL 과정 없이 바로 주류 교육에 편입할 수 있다고 신 대표는 말한다.

FTK에서 제작한 워크북은 학원 내에서만 사용하지만 CLIL 교재는 신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를 통해 FTK 어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 학과목의 교재에 CD까지 수록해서 기초 단계부터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 유치부 수업 장면. 자연스러운 프레젠테이션 수업으로 발표력이 쑥쑥 자란다. 2 건반을 직접 두드려볼 수 있는 전자칠판을 이용한 수업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1 유치부 수업 장면. 자연스러운 프레젠테이션 수업으로 발표력이 쑥쑥 자란다. 2 건반을 직접 두드려볼 수 있는 전자칠판을 이용한 수업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FTK 코리아는 내년에 서울 주요 지역에 캠퍼스를 내는 등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영어교육은 교재나 교사 의존도가 높아서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FTK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교육의 맥도날디제이션(McDonaldization)’을 실현시키려고 합니다. 서울 도심에서든, 낙도에서든 표준화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죠. FTK의 교육은 전자칠판 및 CLIL 교재 등 프로그램의 힘이 60~70% 가까이 되기 때문에 선생님에 따른 교육 수준의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물론 본사에서 감독하는 교사 트레이닝도 꾸준히 할 계획이고요.”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뜨거운 것은, 바로 우리 세대가 시쳇말로 ‘영어에 한이 맺힌 세대’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십수 년간 영어교육을 받아도 현지인을 만나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은 비단 개인의 역량 부족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지금의 영어교육은 아이에게 보다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앵무새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아이를 만드는 것. 이제 엄마가 할 일은 제대로 된 영어학습법을 권해주는 길이다.

What is FTK?
Fast Track Kids, ‘앞서가는 어린이’라는 뜻. 1997년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박사를 비롯해 벤자민 블룸, 에릭 젠슨 등 교육 및 교육심리학자들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그 시작이다. 현재 전 세계 52개국 250개 도시에서 FTK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가 운영 중이다. 불과 13년 새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가장 큰 이유는 FTK 프로그램이 이중 언어(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 조기교육과 영재 육성 조기교육이 접목된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다양한 연구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FTK 어학원 판교 캠퍼스의 경우 현재 외국인 강사는 영어, 영문학, 교육학 등을 전공한 미국인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인 강사의 경우 프로그램 특성상 영어권 국가에서 중고교 및 대학 교육을 받거나 5년 이상 유학한 교사를 채용한다. FTK 본사의 정규 트레이닝을 마치고 인증서를 받아야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문의 FTK 본사 02-589-5131 www.ftkenglish.co.kr, 판교 캠퍼스 031-8016-1601(유치부), 031-8016-1611(초등부)


■글 / 장회정 기자 ■사진&제공 / 이성원, FTK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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