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눈물겨운 도전 ‘기적의 목청킹’ 주인공들

꿈을 향한 눈물겨운 도전 ‘기적의 목청킹’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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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중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지난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SBS-TV의 ‘스타킹’에 출연한 주인공들도 그저 그 실력이 놀라울 뿐이다. 진흙 속에 묻혀 있다가 ‘보석’ 같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고음 불가 엄마, 김아영씨
“하늘에 있는 아기를 위해 노래하고 싶어요”

김아영

김아영

지난 12월 5일, SBS-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새로운 코너 ‘기적의 목청킹’에 놀라운 잠재력과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출연해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기적의 목청킹’은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 중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뽑아 서울대 성악과 김인혜 교수의 지도 아래 음치 탈출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다.

이날 출연자 중 직업이 전도사인 김성조씨(28)는 직업적인 특성상 노래를 해야 하지만 타고난 음치다. 때문에 성도들이 그의 찬양을 들을 때마다 “은혜를 받을 수가 없다”며 항의를 해서 ‘목청킹’에 출연하게 됐다. 원래 성악도가 꿈이었던 이덕재(78) 할아버지는 전쟁을 겪으면서 꿈을 포기했으나 ‘스타킹’에 출연했던 ‘꽃게잡이 폴 포츠’의 영향으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 한편 이날 최연소 참가자였던 여섯 살 전유민양은 뛰어난 성량과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해 우리나라 음악계의 미래를 밝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출연자 외에도 이날 많은 사람들에게 유난히 큰 박수와 격려를 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결혼 4년 차로 쌍둥이 엄마인 주부 김아영씨(27). 그녀는 지난 9월, 생후 50일 된 아들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후 그 슬픔을 잊지 못해 필리핀 이민을 결정했다. 그런데 그 전에 ‘음치 탈출’을 하기 위해 참가를 신청했다. 김아영씨가 음치 탈출을 희망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바로 아픈 아이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주지 못했던 것이 큰 한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평소 아이가 아플 때 자장가라도 불러주고 싶었는데 음치여서 그걸 못해줬다”는 김씨는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나기 전에 아이의 무덤에 가서 마지막으로 진짜 노래를 잘 불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꿈을 향한 눈물겨운 도전 ‘기적의 목청킹’ 주인공들

꿈을 향한 눈물겨운 도전 ‘기적의 목청킹’ 주인공들

이날 김씨는 남편이 아이를 재울 때 부르던 노래인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차분하게 불렀다. 물론,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서 있는 힘을 다해 목소리를 짜내느라 계속 음이탈 사태가 발생했지만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를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용기 있는 도전에 감동을 받아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기적의 목청킹’에 뽑힌 사람들에게 꿈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서울대 성악과 김인혜 교수는 김아영씨의 노래가 끝나고 난 후 “세상에 이보다 더 훌륭한 노래가 어디에 있겠느냐”며 김아영씨의 손을 잡았다.

야식 배달부 김승일씨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주신 마지막 기회”

김승일

김승일

눈물과 감동의 사연은 김아영씨에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날 마지막 출연자는 상상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방송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야식 배달부 김승일씨(33). 그는 야식 배달집 사장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기적의 목청킹’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다.

“야식~ 배달왔습니다”라며 순박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의 입에서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 ‘네순도르마’가 흘러나왔다. 첫 울림은 힘차고 강했으며 좌중은 순식간에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에 빠져들고 말았다. 김씨가 노래를 부르는 중간, 김인혜 교수는 “도저히 앉아서 못 듣겠다”며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들었고 폭발할 듯한 고음의 하이라이트가 끝난 뒤 스타킹 녹화장에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모두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모습이었다.

진행자 강호동은 “초보자인 저희들이 들어도 이 정도면 굉장히 뛰어난 수준인 것 같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여자 출연자들은 감동에 북받쳐서 눈물을 흘렸다. 김인혜 교수 역시 노래가 끝난 뒤 말없이 김승일씨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인혜 교수는 “이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왜 성악 공부를 하지 못하고 야식 배달을 하고 있어야 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승일씨는 한양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곧바로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부득이하게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는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학업 대신 군입대를 했고 제대 후 어머니의 뇌출혈이 재발해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고. 김씨는 “막내였던 저를 위해 어머니가 고생을 무척 많이 하셔서 쓰러졌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일부러 노래를 부르지 않고 살았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렇게 사회에 나온 후 김씨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택배 배달부터 나이트클럽의 호객꾼, 인력시장의 잡부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7년 전, 야식집 사장님을 만나 지금까지 야식 배달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물론 서른 살 이전까지는 노래에 대한 미련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김씨는 “노래가 생각날까봐 사람들이 노래방을 가자고 해도 일부러 가지 않았고, 다니던 교회도 성가대에서 노래가 부르고 싶어질까봐 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고생하다가 쓰러져서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연을 묵묵히 이야기하는 김씨와는 달리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변 사람들은 순식간에 눈물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서울대 성악과 김인혜 교수
“많은 도전자들의 사연이 나를 울리고 감동시켰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기적의 목청킹’에 출연한 참가자는 모두 16명이다. 이들 중 시청자 투표로 9명이 뽑혔고, 유례없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이들은 지난 12월 15일 SBS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배성우 PD는 ‘목청킹’ 기획 의도에 대해 “이분들 모두 노래에 대한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 노래 실력으로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였지만, 노래를 잘 못해도 각자의 사연이 있고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래에 대해 한이 많고 위축됐던 분들이 ‘스타킹’을 통해 세상의 주인공이 되게 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1 이덕재 2 배정우PD 3김인혜 교수 4김성조 5 전유민

1 이덕재 2 배정우PD 3김인혜 교수 4김성조 5 전유민

방송에서 화제를 모았던 김아영씨는 ‘기적의 목청킹’에 참가하게 된 데 대해 “아이를 잃고 정말 많이 슬퍼했는데, 아이가 제게 빨리 슬픔을 이겨내라고 선물을 준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놀라운 가창력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김승일씨는 “서른 살이 넘은 후에는 아예 노래에 대한 꿈을 접었다”며 “어머니가 노래를 참 잘하셨는데 어머니가 제게 주신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인혜 교수는 “많은 도전자들의 사연이 나를 울리고 감동시켰다. 다들 만만찮은 음치들인데 앞으로 많이 괴로울 테지만 이들을 가르칠 생각에 행복하다. 특히 김승일씨를 가르치고 싶다. 이미 김승일씨를 오페라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서 머리가 아프다. 나의 강력한 도전자가 나온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들 9명은 앞으로 김인혜 교수의 지도 아래 100일간 트레이닝을 할 예정이다. 나름의 사연을 안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에 나선 사람들.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 김아영씨와 야식 배달부 김승일씨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의 100일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일 듯하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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