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엄마 품 멘토링을 실천하는 주부 모임 ‘따사로운 울타리’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

⑥엄마 품 멘토링을 실천하는 주부 모임 ‘따사로운 울타리’

댓글 공유하기
ㆍ“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2동에는 엄마들이 모여 주위의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자원봉사단체 ‘따사로운 울타리’가 있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이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처한 소외 아동들을 돌보자는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생겨난 모임이다.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⑥엄마 품 멘토링을 실천하는 주부 모임 ‘따사로운 울타리’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⑥엄마 품 멘토링을 실천하는 주부 모임 ‘따사로운 울타리’

“1년 전 주부 모니터단 활동을 하며 우리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방과 후 모습을 살펴보던 중 같은 시간대에 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알게 되었어요. 대부분 맞벌이 가정, 조손 가정,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었는데요. 부모의 부재로 하교 후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까 놀이터에서 학원에 다녀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더라고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간식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채 밤늦게까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 주부 모니터단 엄마들은 내 아이의 어려운 친구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별난 엄마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을 갖고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인 엄마들이 모이고 모여서 출발하게 되었죠. 자원봉사를 처음 하는 엄마들도 있었고, 이미 다른 곳에서 봉사를 해본 엄마들도 있기에 서로 조율해가며 시작했답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경제적인 지원이 없었기에 엄마들이 각자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장소를 구하지 못해서 모임이 구성된 후 6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들의 좋은 취지를 알게 된 인근의 초등학교에서 학교 교실을 주말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내어주기로 약속하며 ‘따사로운 울타리’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수업을 해주고자 엄마들의 재능을 모았어요. 영어 선생님인 엄마, 아동 요리 활동가인 엄마, 종이접기 강사인 엄마, 논술 선생님인 엄마, 북 아트 강사인 엄마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엄마들이 참여해 방과 후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2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푸짐한 뷔페식 학습을 시켜줘요.”

조손 가정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서는 영양 균형을 맞춰주고자 ‘우유 한 잔 사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우유 담당 팀장을 맡고 있는 엄마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우유 출납을 확인해 매일 봉사자의 배달 여부를 확인하고 혹시 잊어버려 배달을 못한 곳은 직접 배달해주기도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20층까지 걸어 올라가 집에 혼자 있는 아이에게 우유를 배달해준 적도 있고요. 비 오는 날 높은 언덕에 있는 단독주택에 우유 배달을 하러 올라가다가 발을 다친 엄마들도 있어요. 하지만 배고픈 아이들이 우유 간식을 기다릴 것을 생각한다면, 그 아이들을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정도 어려움은 문제도 아니죠. 그게 엄마의 마음이니까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이기 위해 얼마 전부터는 천원의 행복 후원금도 받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엄마, 친구를 돕고 싶어 용돈을 모아 오는 어린아이, 손자·손녀 또래의 어려운 아이들 사연에 가슴 아파하는 동네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동네 주민들도 함께 나서 엄마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따사로운 울타리’의 엄마들은 엄마가 갖고 있는 재능을 내 아이만이 아닌 내 아이의 친구들에게도 전하고, 모두 한 자식 같은 마음으로 함께 키워나가자는 ‘엄마 품 멘토링’을 추구한다. 여건이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소외 아동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놀이터가 아닌 교실에서 공부와 학습의 재미를 깨닫게 해주고 싶은 바람이다.

“엄마들의 재능 기부는 곧 엄마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한 봉사입니다. 엄마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보다 못한 불우한 환경을 돌아보고 챙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일찍이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과 보람을 가르쳐줄 수 있거든요. 저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는 날을 꿈꿉니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따사로운 울타리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