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 4인의 충고! 해결할 수 있다!

부부 문제

자문위원 4인의 충고!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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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부부 문제에 뻔하지 않은 해결책, 어떻게 찾아야 할까. 매달 속 시원한 답변으로 「레이디경향」 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는 레이디경향 부부 문제 상담소 자문위원 4인을 만나 부부 문제의 처음과 끝을 면밀히 파헤쳤다.

레이디경향(이하 LADY) 지난 6개월 동안 레이디경향 부부 문제 상담소를 통해 독자들을 만나보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정희 가장 크게 느낀 건 우리나라 부부들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문제의 원인을 쫓아가다 보면 공통된 몇 가지 주제로 이어지더라고요. 하지만 예전 부부들이 부부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금기시하고 숨기려 했던 것에 비해 문제를 오픈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많이 지혜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죠.

<STRONG>김숙기 부부 상담 자문위원</STRONG> 나우미가족연구원장. 성격 차이부터 고부 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레이디경향」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있다.

김숙기 부부 상담 자문위원 나우미가족연구원장. 성격 차이부터 고부 갈등까지, 각종 부부 문제에 전방위적 솔루션으로 사랑받고 있는 부부 문제 전문가.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레이디경향」 독자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있다.

김숙기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털어놓기 힘든 다양한 고민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전문가를 찾아가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혼자 끙끙 앓기에는 괴로운 고민들을 많이 보내주신 것 같아요. 일반적이지 않은 특정 상황에 대한 부부 문제 케이스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답변을 드리는 입장에서도 흥미로웠어요.

김선재 저 역시 부부들이 남들에게 털어놓기 꺼리는 문제들을 접할 수 있었어요. 정신 상담이다 보니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들이 많을 텐데 글을 통해 좀 더 편안하게 마음을 여셨던 것 같아요. 고민 하나하나에 전문가의 조언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윤희권 재무 상담을 하다 보면 단순한 돈과 관련된 상담보다는 전반적인 인생 상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간의 용돈 문제, 몰래 마련한 비상금, 재테크에 관한 견해 차이로 고민하는 걸 보면 재무 상담보다는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6개월 동안 독자들을 만나며 요즘 현명한 젊은 부부들이 많다고 느끼면서도 부부가 너무 개인화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LADY 그동안 레이디경향 부부 문제 상담소를 통해 만난 부부 문제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답변하기 어려웠던 고민을 꼽자면 무엇일까요?

이정희 남편의 외도 때문에 힘들어하는 30대 주부의 사연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용서해주기로 마음먹었는데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신뢰감 상실로 인한 상처가 크셨던 분이셨는데 짧은 글 안에서도 그 절절한 심정이 느껴지더라고요. 머리로는 애쓰는데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으니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답변을 드리는 내내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상담은 대할 때마다 참 안타까워요.

김숙기 저는 남편에게 집착하는 사촌 여동생에 대한 사연을 보내주신 주부가 기억에 남아요. 도를 지나친 사촌 여동생의 말과 행동 때문에 괴로워하던 분이셨는데 특히 사연을 보내주신 분이 출산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민한 상태였고 시댁과의 갈등과는 다른 특수한 상황이어서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할지 여러 번 생각했어요. 제3자에 의한 부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 배우자와 그 제3자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본인과 배우자의 문제예요. 사촌 여동생과 남편의 행동이 변화하기만 기다리지 말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시라고 답변을 드렸어요.

김선재 모든 고민이 다 어려웠던 것 같아요(웃음). 정신과적 문제는 피상담자의 내면에 깊이 관여해 상담뿐 아니라 의학적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제한된 공간에서 답을 드리기가 쉽지 않았어요. 완벽한 문제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드리는 것이 중요했죠. 때문에 최대한 여러 각도에서 질문을 파악하고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답을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윤희권 저는 노후를 걱정하는 50대 부부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요. 우리 베이비부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40대 이상의 많은 부부들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나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며 오로지 자녀 교육과 양육에만 열중하며 살아오다 보니 어느덧 은퇴는 눈앞에 다가왔는데 노후를 위해 준비해놓은 돈도 없고, 자녀들에게 의지할 수도 없는 베이비부머들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참 씁쓸했습니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불안하지만 여전히 자녀를 위한 투자를 포기할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LADY 부부 문제 상담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변을 주실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시는지 궁금합니다.

<STRONG>이정희 심리 상담 자문위원</STRONG>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심리상담센터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고 때로는 엄마 같은 속 깊은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이정희 심리 상담 자문위원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심리상담센터 임상심리사. 때로는 언니 같고 때로는 엄마 같은 속 깊은 조언으로 단순한 부부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따뜻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이정희 부부 문제에서 어느 한쪽만의 잘못은 있을 수 없어요. 모든 문제가 부부 공동의 책임이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늘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고 억울해해요. 부부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고요. 부부싸움이라는 게 결국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거잖아요. 상담을 하다 보면 제가 꼭 재판관이 된 기분이에요. 물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고 그로 인해 힘든 사람이 있어요.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게 자신을 피해자로 한정짓고 책임을 배우자에게 돌리다 보면 부부 문제는 풀리지 않아요. 끝도 없는 싸움이 되는 거죠. 나도 문제를 유발시킨 부분이 있다는 것,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문제를 격화시킬 수 있다는 것 등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책임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해요.

김숙기 저 역시 모든 부부 문제는 공동의 책임이라는 것,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편이에요. 부부 문제로 고민하는 우리나라 주부들을 보면 자신이 피해자라는 의식이 굉장히 강해요. 자신은 열심히 하는데 남편이 알아주지 않으며, 특히 시댁과의 문제에서는 절대적으로 약자라고 생각하죠. 그런 생각을 가지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다 보면 문제 해결의 의지조차 잃어버릴 만큼 무기력해져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에 부딪치고 해결할 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관계에 있어서, 예를 들면 시댁이나 남편과의 관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는 태도와 에너지를 가지는 게 중요해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에너지를 갖는 것이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김선재 저는 자신에 대한 연민에서 벗어나 상대를 이해해보는 것이 부부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상담을 할 때도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에 이르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입장 바꿔 생각한다’라는 게 말로는 쉽지만 마음으로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한 번이라도 배우자의 입장에서 공감을 느끼게 되면 다른 부분도 쉽게 풀릴 수 있어요. 최대한 배우자의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이에요.

윤희권 부부의 입장에서 생각하되, 판단과 평가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합니다. 돈으로 인한 부부 갈등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화목한 가정에서도 돈이 없어서 가정불화가 생기는 것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죠. 평화롭던 가정이 가장의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로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역시 돈이 문제의 원인이 되는 셈이니까요.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돈이 없어 절망감을 느끼는 가정이 많고, 그로 인한 가정불화 역시 많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에요. 경제적인 안정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예요. 때문에 단순한 이론적인 지식보다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과 계획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부부가 꿈꾸는 미래를 이루고 가정의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성격 차이 해결의 문제 아닌 인정의 문제다!
LADY 요즘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STRONG>김선재 정신 상담 자문위원
</STRONG>정신과 전문의,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예리한 솔루션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김선재 정신 상담 자문위원 정신과 전문의, 마음건강의원 원장. 부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리적 증상과 고민에 대해 핵심을 짚어낸 예리한 솔루션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김선재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시댁 문제나 경제적 문제보다 부부 상호간의 애정에 관한 문제가 많아진 것 같아요. ‘남편이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혹은 ‘아내가 나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 것 같다’ 등의 문제죠. 어떻게 보면 주변 상황보다 자신들만의 문제에 집중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 ‘동등한 부부 관계’가 핵심이에요. 가정에서 민주적이고 공평한 관계를 원하는 아내들에 비해 여전히 남편들은 가부장적인 위치를 고집하고 있거든요. 시댁과 처가에 대한 공평한 대우, 고부 관계에서 며느리의 위상 상승, 장모의 발언권 증가, 맞벌이 부부로서의 가사 분담, 양육에 관한 문제 등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아내와 그것을 자꾸 거부하는 남편의 갈등 때문에 성격 문제나 애정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요.

김숙기 예전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도박으로 집을 팔아먹었거나 하는 큰 사건이 터져야 상담을 하러 오셨어요. 최근에는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작은 일, 그로 인한 자신의 감정으로 고민하고 상담소를 찾는 분들이 많아요. 재밌는 게 요즘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메신저 기록으로 인한 상담이 부쩍 늘었어요. 다른 이성과의 대화 기록을 발견했거나, 요즘엔 리얼한 스팸 메시지도 많잖아요. 그런 걸 보고 덜컥해서 오는 거예요. 전자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새롭게 생긴 상담 유형이에요. 대화가 안 되는 건 여전해요. 아내는 남편의 속을 모르겠다, 남편들은 아내가 잠자리를 거부한다 등의 문제로 오는 분들이 여전히 많아요. 대화의 욕구와 성적인 욕구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죠. 아내는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절규, 남편은 자신에 대한 아내의 관심이 사라져간다는 것에 대한 불안과 불만.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결정적인 사건이 발단이 돼서 상담소를 찾으세요.

이정희 내용적인 면에선 몇 가지 정해진 것들이 있어요. 시댁 문제, 자녀 양육의 어려움, 경제적 문제, 외도, 성격 차이 등이에요. 예전 부부들은 ‘참고 맞춰가며 산다’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요즘은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다 보니 성격 차이로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성격이라는 게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게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이상하다’고 치부해버리는 거예요. 가끔 심각한 병리적 증상을 나타내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주위에 한두 사람은 있을 법한 성격이에요. 그런 경우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본인과 상대방이 어떤 타입인지 알 수 있어요. 검사 결과를 보여드리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수긍하는 부부도 있고 그래도 이해 못하겠다는 부부도 있죠. 후자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예요. 성격은 우열을 가릴 수 없어요.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고 해서 한쪽이 흡수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우리나라 아버지들, 아내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입 꾹 다물고 가만히 계실 때가 많잖아요. 물론 아내를 이해하고 동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싸움을 피하려고, 싸울 용기가 없어서 그러는 거예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게 아닐 수 있죠. 병리적으로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면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은 결국 인정의 문제예요.

윤희권 경제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예요. 남편과 아내의 재테크에 대한 개념이나 경제관념이 너무 달라 싸우는 부부들이 많아요.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믿고 상대방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거죠. 서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배려하지 않으면 영원한 평행선이에요.

시댁 문제, 내 기준에서 OK 되는 선까지 하자
LADY 대한민국 주부들에게 ‘시댁’은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저희 레이디경향 부부 문제 상담소에도 매달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사연들이 날아들었는데요, 시댁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부부 문제]자문위원 4인의 충고!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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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기
우리나라 미혼 남녀들의 이상형 중에 ‘부모에게 잘할 것 같은 사람’이 있어요. 물론 배우자의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지만 결혼생활에 있어서 1순위는 배우자, 2순위는 자녀, 3순위는 부모 형제가 되어야 해요. 그런데 여전히 부모를 1순위에 올려놓는 남편들이 많아요. 결혼하면 여자는 신입사원, 남자는 경력사원 같은 분위기예요. 여자는 당 대 당 통합을 원하는데 남자는 흡수 통합을 원해요. 여자가 힘들 수밖에 없죠. 대한민국 주부들이 시댁과 가까워질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이정희 “당신은 결혼할 준비가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은 “부모로부터 완벽히 독립할 수 있습니까”라는 말과 같아요. 시댁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다면 우선 심리적·경제적으로 독립하세요. 심리적으로는 독립을 했어도 여전히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부부들이 많아요. 그런 경우 부모의 간섭을 피할 수 없죠. 부모로부터 완벽히 독립된 상태에서 남편과 아내가 대등한 관계를 이루는 게 중요한데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전통적인 고부관계에 얽매여 있는 주부들이 많아요.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댁 문제에 있어 여자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김숙기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 신경이 쓰이고 어느 순간 너무나 큰 문제가 되어버리는 게 바로 시댁과의 갈등이죠. 시댁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우선 나 자신에 집중하세요. 자기는 열심히 하는데 시댁에서 인정을 안 해준다는 분들, 인정까지 바라지 마시고 할 만큼 했다는 것에 만족하세요. 할 만큼 했다는 기준은 본인이 자발적으로 마음이 움직여 최선을 다한 만큼이에요. 시댁에 원망스러울 정도로 자신을 죽이면서까지 하는 건 양쪽 모두에게 독이 될 뿐이에요. 끊임없이 마음속에 칼을 품으면서 하는 분들이 계세요. 얼마 전 상담을 온 어느 주부는 몸이 너무 아픈데 시댁에 가서 김장 100포기를 하고 오셨대요. 몸까지 아픈 와중에 얼마나 속에서 불이 났겠어요. 집에 와 남편을 보자마자 너무 화가 나서 밤새도록 폭언을 퍼부었대요. 그러니 서로 감정이 좋을 리 있겠어요. 그건 자기 자학이에요. 본인이 안 되겠다 싶으면 “어머니, 죄송합니다. 제가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어야죠. 우리는 어른이에요. 스스로에게 나 자신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어요. 자신이 못해놓고 남편만 원망하면 안 돼요.

이정희 시댁 문제에 있어서 여자들이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의존적이 면이 있어요. 시댁에 반발하는 인상을 주기 싫어 자꾸 남편 뒤에 숨고 의존하게 되죠. 그 이면에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환상도 있어요. 시어머니가 친정엄마가 될 수 없듯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세요. 내 기준에서 OK 되는 선까지, 억지로 무리하지 마세요.

김숙기 중간에서 남편의 역할이 중요해요. 제일 중요한 건 남편과 한편이 되는 거예요. 한편이 되어 편을 갈라 싸우라는 얘기는 아니고, 부부가 한마음으로 뭉쳐야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튼튼한 가정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남편이 시부모님과 너무 밀착해 있다면 조금씩 끌어오세요. 너무 자극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고 조금씩 내 편으로 끌어오는 것도 아내의 기술이에요. 중간에서 남편들도 힘들어해요. 방법을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거니까 방법을 알려주면 중심을 잡을 수 있어요.

김선재 정신과를 찾는 주부들 중에 시댁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오랜 시간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우리나라 주부들이 시댁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말이겠죠. 심한 경우 강박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나타나기도 하고요. 시댁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난 후에도, 심지어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계속해서 마음을 괴롭히기도 해요. 어떠한 이유로 시댁과 마주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남편의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남편의 적극적인 보호와 점진적인 전략 아래 시댁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세요. 무엇보다 스스로를 건강하게 돌보는 게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배우자의 외도, 너무 빨리 용서하면 평생 용서하지 못한다
LADY 수많은 부부 문제 중 배우자의 외도만큼 큰 상처를 남기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배우자의 외도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이정희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한 사람은 3도 화상을 입은 것과 같다고 하더군요. 통증도 흉터도 그만큼 강하고 오래 남는다는 말이죠. 자신의 분노와 상처를 외면하지 마세요. 억지로 용서하려고 하지 마시고, 화가 나면 화나는 대로 원망도 하고 감정을 표출하세요. 남편의 외도를 알고도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너무나 평온하신 분이 계셨어요. 머릿속에서는 남편에게 물도 끼얹고 욕도 하고 싶은데 자신의 체면과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는 거예요. 대신 속은 썩어들어가는 거죠. 풀리지 않은 원망 때문에 아주 오랜 기간 교묘하게 남편에게 화풀이를 하다 결국 헤어졌어요.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신뢰감 상실과 절망감은 하루아침에 아물 수 없어요. 감정을 너무 빨리 정리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감정을 더 드러내고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김숙기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하신 분들은 괴로운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 한 번은 용서하고 넘어가자’라고 마음먹는 경우가 많아요. 속은 그게 아닌데 스스로 용서하고 괜찮아졌다고 최면을 거는 거예요. 상대방도 용서받았다고 착각하게 되고요. 배신감과 존재 가치에 대한 무력감은 짧은 시간에 회복되는 게 아니에요. 우선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들여다보세요.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감정 표현도 피하지 마시고요. 중요한 건 이 문제에서 주인공은 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부부가 주연이고 제3자는 조연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외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인은 싹 빠지고 바람피운 당사자들만을 생각해요. 그 두 사람 사이에 자신이 끼어 있다고 생각하니 비참하고 죽겠는 거예요. 남편과 나 사이에 그 여자가 끼어든 거예요.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도 나와 배우자라는 걸 명심하세요.

이정희 외도라고 다 똑같은 건 아니에요. 바람을 피우고 끝까지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정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있어요. 인정하는 경우에는 실수에 대한 원망과 미움은 있지만 인간적인 신뢰는 깨지지 않아요. 끝까지 부인하는 경우엔 모든 게 무너지죠. 평생 죄인을 데리고 살 수는 없어요. 언젠가는 그 사건에서 벗어나야 해요. 벗어나지 못하면 못 살아요. 그런 부분에서 용서는 필요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않은 채 너무 빨리 용서하면 평생 용서하지 못해요.

김숙기 외도 사건 이전의 부부 관계가 어땠는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서로에 대한 감정 상태에 대해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부부 관계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는 거죠. 외도 사건 이후 사이가 더 좋아진 케이스도 있어요.

[부부 문제]자문위원 4인의 충고! 해결할 수 있다!

[부부 문제]자문위원 4인의 충고! 해결할 수 있다!

아내만큼 남편들도 우울하다!
LADY 요즘 주부들 못지않게 우울증을 호소하는 남편들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부우울증에 비해 남편들의 우울증은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인데요, 최근 남편들의 우울증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이런 상황에서 아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김선재
불경기와 직장에서의 압박이 아무래도 큰 스트레스겠죠. 가정에서 아내와 아이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때 느끼는 자격지심도 크고요. 이전 세대의 아버지들은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만 책임지면 됐어요. 그렇게 하면 가족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아버지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해요. 열심히 일해서 사회에서 자리 잡으면 될 줄 알았는데 자리 잡고 가정에 돌아와보니 자신의 설 자리가 없어진 거예요. 맞벌이부부가 늘면서 아내의 파워도 커졌고요. 엄마와 아이들은 이미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아빠는 소외당하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죠. 왕따당하는 아빠들이 많아요. 그런 문제로 인해 외로움과 고독감의 심화, 다양한 역할 수행 실패에 대한 자괴감 등이 무기력과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정희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자신의 속 얘기를 털어놓을 곳이 많지 않잖아요. 자존심이나 체면 문제로 오픈하는 걸 두려워하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엔 숨겨왔고 남자들의 문제가 요즘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며 서서히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우선 남편이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는지 원인부터 파악해야죠. 직장 문제라면 아내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겠지만 배우자로서 심리적인 지지와 격려는 충분히 해줄 수 있어요. 김선재 원장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집에서 아빠는 ‘돈만 벌어오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심리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빠의 소중함을 자녀들이 잘 알 수 있게 엄마가 도와줘야 해요.

김숙기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면이 있어요. 환경적으로 여자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지만 충분히 해소하고 털어놓을 기회가 많지 않죠. 아내들이 간과하는 게 남편들이 환경적으로든 내부적으로든, 생각보다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러한 압박감이 자신을 위해주는 아내의 작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여자들은 알면서도 귀찮아해요. 정말 맨 정신으로 안 되겠다 싶으면 술이라도 한잔 하고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어보세요(웃음).

LADY 마지막으로 부부 문제로 힘들어하는 부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선재
살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행복한 가정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의 행복이란 돈을 버는 것처럼 노력하고 고민하고 지혜를 짜내야 얻어낼 수 있는 것이에요.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노력하세요. 그러면 충분한 보상이 따를 거예요. 이 세상 어떤 투자보다 가치 있고 수익성이 보장된 투자가 바로 가정과 가족에 대한 투자라는 것, 명심하시고 부부 문제에 집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정희 정말 상상도 못할 부부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부부 문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합니다. 포기하거나 회피하지만 않으면요. 결국 모든 부부 문제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거죠. 인내력이 많은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터뜨릴 건 터뜨리고, 인정할 건 인정하며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해요. 혼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됩니다.

김숙기 아내들도 남편들도, 세상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정신없이 휘둘리고 부딪히다보면 자신감도 없어지고 무기력해지기 쉽죠. 스스로 에너지를 잃어가면 부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해결할 힘도 없어요. 내가 우리 가정의 중심축이라는 생각으로 틈틈이 자신을 다잡으세요.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될 때 부부 문제도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윤희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담으로만 끝나버리면 의미가 없어요. 좀 더 노력해서 실천에 옮기면 10년 뒤, 20년 뒤에는 반드시 큰 행복으로 보상받으실 거예요. 전문가들이 길을 열어줄 수는 있지만 걸음을 옮기는 것은 부부의 몫이라는 점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재무설계 어드바이스3
<STRONG>윤희권 가정 재무설계 자문위원</STRONG></STRONG>Yoon’s 재무설계 대표. 가정 재무설계에 대한 전문 지식과 부부 관계를 고려한 조언으로 가정경제 문제뿐 아니라 부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윤희권 가정 재무설계 자문위원Yoon’s 재무설계 대표. 가정 재무설계에 대한 전문 지식과 부부 관계를 고려한 조언으로 가정경제 문제뿐 아니라 부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1. 자신의 능력에 부치는 부채를 지지 마라
담보대출을 기고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일은 피하세요. 장기간의 모기지 상환으로 허덕이는 생활은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부채이자는 복리로 늘어난다는 점을 상기하시고 수입의 30% 이상을 부채 상환에 지출할 정도의 부채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2. 배우자 몰래 하는 금전 거래나 보증은 절대 금물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지출을 할 때는 반드시 배우자와 상의하세요. 특히 보증은 절대 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 다들 알고 계시지요? 부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리 수 있는 일들은 사전에 방지하셔야 합니다.

3. 무모한 투자는 하지 마라 주식이나 부동산, 랩 등 전문 투자 상품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가세가 기울어질 정도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무모한 투자는 잦은 부부싸움의 빌미가 되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정리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주석,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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