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를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Before 이혼 숙려 기간 진행 중이던 ‘대학생 부부’
●말만 하면 욕, 자주 ‘욱’ 하는 남편
●화나면 장소 불문 소리 지르는 아내
“처음부터 차근차근,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 만들어 나갈 거예요”

‘함께’를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낯선 춤을 배워야 하는 것부터 노력하는데도 뭔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조바심까지,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어요. 특히 목포에서 올라와 지내다 보니 딱히 아이 맡길 데도 없고 해서 촬영 때마다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눈치도 보이고 제작진들께도 죄송하더라고요. 춤 연습도 매번 세 시간씩 걸리니 지치기도 하고요. 그래도 모든 프로그램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저는 ‘저널테라피’라는 문학 치료 때 남편과 마주 앉아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았던 것이 참 좋았어요.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싸움도 부쩍 줄었고 연애할 때의 사랑스러운 감정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아내)
“가상 죽음 체험 프로그램도 부부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정말 끝이라는 가정을 하고 생각해보면 아내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별거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거잖아요. 가족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남편)
서로를 죽을 만큼 미워했다기보다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몰랐던 부부는 소설가 이외수, 개그맨 김정렬, 요리연구가 이혜정 등의 멘토를 만나 배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놀랄 만큼 사이가 좋아졌다. 이혼 숙려 기간 종료일을 앞두고는 ‘다시는 이런 이혼 서류 같은 것은 쓰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자’라며 이혼을 포기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거창한 것을 꿈꾸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변화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호칭이나 말투 같은 것부터요. 예전에는 소리 지르고 말도 함부로 했는데 요즘은 ‘예원 아빠~’나 ‘여보’라고 부르고, 서로 존댓말도 써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내)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가정이 깨졌을지도 모르겠다”라며 고마워하던 남편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이제 절반 온 것 같아요”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프로그램은 끝나지만 사실 전환점을 지나 가야 할 길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 한 말일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부부의 아름다운 내일에 아낌없는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Before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성격 차이 부부’
●현실성 제로, 경제관념 제로, B형 남편
●집안 경제를 다 떠안아야 하는 A형 아내

‘함께’를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Before
남편의 폭언과 아내의 비만으로 인한 위기, ‘슈렉 부부’
●무시는 기본, 아내를 인격 모독하는 남편
●남편에게만은 ‘피오나 공주’로 보이고픈 거구 아내

‘함께’를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멋진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
Before 한 공간에서도 서로 본 척도 않던 ‘투명인간 부부’
●아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남편
●남편의 무관심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아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된 지금,
진심을 표현하며 살아가려 해요”

‘함께’를 꿈꾸기 시작한 네 부부의 극복기
“일이나 사람에 치였던 날이면 퇴근 후 저한테 속상했던 이야기를 막 늘어놓기도 해요. 남편이랑 정말 같은 편이 된 것 같은 마음에 그럴 때면 좀 과장해서 남편 편을 들어줘요. 제 전화는 무조건 안 받던 사람이 회식이나 약속이 있어서 늦을 때는 먼저 전화해서 일정도 알려주고요. 남편의 이런 행동들이 다시금 제게 믿음을 주는 것 같아요.” (아내)
사실 ‘관계를 망치는 가장 큰 적은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잠깐 동안 서로 얼굴을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어할 만큼 따로 떨어져 살아온 ‘투명인간 부부’의 관계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쏟아지는 비난과 따가운 시선도 견뎌내야 했다. 감당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방송에 출연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 안 좋은 이야기가 올라올 때면 출연을 결심한 제 생각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어요.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나온 거지, 사람들 앞에서 저희의 잘잘못을 가리려고 출연한 건 아니었거든요. 고작 몇 분 방송에 나가는 모습만 보고 저희를 다 아는 듯 함부로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며 정말 힘들었어요.” (아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가정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솔루션에 임했다. 뻣뻣한 몸이지만 최종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까지 춤 연습에 매달렸고, 후회를 남기지는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극복 프로그램마다 최선을 다했다.
“개인적으로는 최면 솔루션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동안 꺼내놓지 못했던 내면의 상처, 어린 시절의 아픔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잠재해 있던 아픔들을 치유할 수 있었어요.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던 상황으로 돌아가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요. 물론 최면 한 번으로 갑자기 아내가 사랑스러워 보인다거나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상대의 진심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무엇보다 앞으로 문제가 생겨도 예전처럼 혼자서 크게 상처를 키우지는 않을 자신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에요.” (남편)
‘남들 사는 것만큼’을 꿈꾸던 아내는 요즘 자신들이 ‘평범한 가족’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결혼을 후회하던 남편은 최근 현명한 아내와 애교 많은 딸과 ‘같이’하고 싶은 일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아이가 가끔 힘들게 할 때면 ‘전생에 네가 내 엄마였겠거니’라는 생각으로 힘을 낸다는 부부는 서로에게도 그런 생각을 적용해 존중하며 살아가려 한다. 차갑기만 하던 집에 감도는 온기를 영원히 ‘함께’ 품어갈 부부의 예쁜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