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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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지도에는 있지만 현실에는 없는 곳이다. 시계 초침을 쫓는 바쁜 일상 속, 드넓은 초원과 신비의 사막은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지구 저편 어딘가다. 그저 막연한 동경, 혹은 환상으로 존재하는 땅. 그러는 새 그곳은 가난과 눈물과 구호의 땅이 됐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 아프리카를 겪어낸 이들의 이야기. 그 상상 이면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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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곳
사진작가 신미식

6년 전 처음 아프리카 땅을 밟았을 때 그는 ‘아, 사기당했구나’ 싶었다. 그곳은 그 전까지 그가 알던 아프리카, 그러니까 전쟁과 가난에 찌든, 불쌍한 아이들과 병든 이들의 신음 가득한 대륙이 아니었다. 가난한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남동쪽의 작은 섬 마다가스카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땅에서 그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사실 그전까지는 아프리카에 관심이 없었어요. 잘 알지도 못했죠. 그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는데 직접 마주한 아프리카는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어요. 무척이나 선한,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을 보며 그들을 동정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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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업으로 전 세계 수십여 개국을 여행한 그는 바깥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 하지만 외지인에 대한 경계는 본능에 가까웠다. 그들과 교감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은 달랐다. 먼저 다가와 그를 만지고 맑은 눈동자 안에 그를 담았다. 아무런 의도나 욕심 없이 올곧게 영혼을 마주하는 그 눈빛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큰 위로로 가슴을 울렸다. 동정이 동경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선한 아이들의 눈빛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눈동자들이 자꾸 눈에 밟혀 다시 짐을 꾸렸죠.”

그 이후로 그는 마다가스카르에 여섯 번을 갔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아프리카 전문 사진작가가 되어 있었다. 영혼의 끌림.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프리카와의 인연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무언가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카의 낡은 신발이 마음에 걸려 새 운동화를 사주는 삼촌의 마음처럼 그가 주고 싶은 것은 도움이 아니라 선물이다. 차를 타고 가다 만난 사람들에게 모자를 벗어주고 먹을 것을 나눠주고 사진을 찍어 쥐어 주던 그의 작은 선물은 그동안 도서관이 되고 우물이 되고 운동장이 됐다. 내가 더 많이 가진 부자이기 때문에 주는 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친구로서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일이다. 올해가 가기 전 그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로 떠난다.

“2년 전 아프리카에 갔을 때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신발을 신겨주면 사망률이 25% 낮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맨발로 다니다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 얘기를 듣고부터 아이들을 만날 때 항상 발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죠. 올해가 가기 전에 1천 켤레를 선물할 예정이에요. 분명 저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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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모두가 사라진다. 좋게 사라지고 싶다. 아직 1천 켤레의 신발을 다 모으지 못했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아프리카, 그에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선물 같은 땅이다.

차드에서 온 편지
From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 박근선 지부장

“안녕하세요,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 박근선 지부장입니다. 저는 현재 아프리카 차드에 있습니다. 2007년부터 이곳에서 차드 전 지역의 빈곤과 기아, 교육, 의료 관련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온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네요. 먼저 차드 소개부터 할까요? 차드는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해 있어요. 심장의 위치와 비슷해 ‘아프리카의 검은 심장’이라는 별칭을 가진 곳이에요.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로 식민 지배와 내전으로 인해 산업기반이 미약한데다가 자원도 부족해 물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요.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인 내륙 국가이다 보니 수입이 어려워 한국보다도 물가가 높습니다.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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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가 있는 곳인 수도 은자메나는 열대성 기후로 우기 전에는 하루 일교차가 25~47℃에 달해요. 현재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는 왈리아, 암나박, 칼리와 등 10개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 많게는 70%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월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지역입니다.

가난과 눈물 그리고 구호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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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차드에 왔을 때 이곳 사람들의 마음은 척박한 아프리카의 땅처럼 메말라 있었지요. 희망을 꿈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에 대한 믿음이었어요. ‘우리는 가난하니까 공짜로 받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사업을 이해하는 사람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우선 대화부터 시작했어요. 지역 주민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찾을 때까지 끊임없이 소통했지요.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가르쳐주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함께 벽돌을 굽고 학교를 만들며 ‘우리’의 것을 만들어나가다 보니 서서히 사람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네가’ 해야 할 일이 ‘내가’ 해야 할 일로 바뀌고 주변의 아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돕기 시작했어요.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요. 오로지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학교를 짓고 교육자치위원회를 꾸려 학교를 관리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들이 지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죠.

많은 분들이 NGO 단체가 아프리카에서 하는 일에 대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 오해하시곤 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용기를 주는 일이에요. 아프리카는 강한 나라입니다. 아프리카의 변화를 지켜봐주세요.”

당신의 사랑을 나눠주세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굿네이버스는 한국인이 창립한 국제구호개발 NGO로 한국에 국제본부를 두고 르완다, 방글라데시, 네팔, 말라위, 인도네시아, 케냐, 차드 등 전 세계 28개국에서 빈곤 아동과 그 가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월 3만원의 후원금이면 기근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 보건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후원자가 아동과 1:1 결연을 맺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해외 아동 결연 후원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모아주세요.
●후원 문의 굿네이버스(1599-0300, www.gni.kr)

■글 / 노정연 기자 ■사진&자료 제공 / 신미식, SBS, 굿네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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